▲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전경.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이소라 기자] 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으로 기사회생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영 정상화 시기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과의 마찰로 신공장 건설이 무산되고, 신규수주에 차질을 빚는 등 막대한 타격을 입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실적 상승세를 되찾는데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11일 “신공장 건설에 대해 인천시와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다. 무산됐다는 일부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며 “인천 신공장은 협상 시기가 늦춰진 것일 뿐 계획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신공장 프로젝트 무산설을 일축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폐지 심사를 받으며 기업 존폐 기로에 서게 되자 수조원을 투자하기로 계획한 송도 4·5공장 프로젝트 무산에 대한 이야기가 수면위로 올라왔다.

CMO(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사업은 산업의 특성상 회사의 생산력(케파)이 글로벌 수주 확대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에 1~3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회사는 최대 규모인 3공장(18리터)까지 총 36만리터의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

올 초 생산력 확대로 신규수주 증가가 예상됐지만 3공장 수주는 1건에 불과하다. 분식회계 논란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영업활동 등 전체 사업이 위축된 결과다. 이에 따라 올해는 전체 수주 실적이 예상치보다 낮은 5건에 불과했다. 공장 가동률도 떨어졌다. 2016년 95.60%, 2017년 98.94%였던 것과 달리 올 3분기 76.22%로 줄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창사 이래 지금까지 약 4조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BMS, 로슈, 썬파마 등 다국적 제약사에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시장서 활약했다. 회사는 상장폐지 우려를 털어낸 만큼 경영 여건을 재정비하고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도 내년 실적 전망치를 높게 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 기대치는 1468억원 규모로 올해보다 124.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가 머크, 생고뱅 등과 협력하며 송도에서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에 중점적 역할을 하고 있다. 잘 하고 있는 점을 봐달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이자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업계 신흥강자 에피스와 협력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등 바이오시밀러 4종으로 유럽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급성췌장염 등 희귀질환 신약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각자의 사업 특성을 살려 본연의 포트폴리오에 집중하되 (협력하면)시너지를 낼 수는 있을 것”이라며 “일부 제품이 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시생산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업성을 회복하는 동시에 회사의 경영 신뢰도를 되찾는데도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소의 상장유지 결정과는 별개로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결정을 뒤집는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소송과 행정소송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행정소송은 원안대로 그대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를 통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다고 판단하고 △재무제표 재작성 시정요구 △감사인 지정 3년 △대표이사 및 재무담당 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서울행정법원은 오는 19일 오전 10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기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 1차 심문을 진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귀환을 반기는 투자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거래 재개 첫날인 이날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14일 종가 33만4천500원보다 20.18% 급등한 40만2천원에 거래되며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여부 본심사 결과 기업의 계속성, 투자자 보호 등을 고려해 상장유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매거래가 정지된 지 19거래일 만인 11일 거래가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