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위드이노베이션의 동호회 제도는 ‘유대감 형성’에 방점이 찍혔다. 모든 직원은 동호회 활동을 할 수 있으며 1명당 최대 3개의 동호회에 중복 가입할 수 있다. 그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동호회는 바로 클라이밍 동호회 ‘이벽어때’다. 어느 유명한 등산가가 “산에 왜 오르시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데, 위드이노베이션 이벽어때의 동호회원들은 어떤 대답을 들려줄까? 궁금하다.

▲ 이벽어때 동호회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위드이노베이션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쾌감

클라이밍은 날씨에 상관없이 맨몸으로 즐길 수 있는 전신운동이라는 점에서 최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온몸을 사용하는 전신 운동이기 때문에 운동효과가 커 건강이나 체중을 관리하려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두둑한 뱃살을 출렁이며 오늘도 패스트푸드의 파도에 몸을 던지는 모 경제지 기자에게 반드시 필요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클라이밍의 매력은 심리적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몸을 움직이면서 목적지에 도달하면서 목표를 성취하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죽어라 클라이밍하는 사람들을 보면 ‘차라리 산에 가지’라든가 ‘왜 재미있지? 스파이더맨 광팬인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해보면 클라이밍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작명센스부터 심상치 않은 이벽어때는 격주 수요일 모이며, 총 16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모이는 것은 회장이 구글독스로 참석 여부를 취합하고 시설에 예약하는 방식이다. 주로 모이는 곳은 비블럭 크라이밍 강남점이다.

이벽어때의 구성원 중 클라이밍 경험자는 단 2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배운다는 생각으로 클라이밍을 하고 있으며 초보자는 강사에게 볼드를 잡는 법과 암벽에 난 길을 찾는 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볼드 옆에 붙어있는 다른 색의 태그에는 각각 알파벳이 적혀 있으며 색상은 난도를 의미하고, 알파벳은 코스를 안내하는 표식인 셈이다.

▲ 이벽어때 동호회원이 클라이밍을 하고 있다. 출처=위드이노베이션

 

이벽어때 동호회원인 이가희 씨는 “벽을 탄 다음날은 안 쓰던 근육을 썼다는 게 온몸에서 느껴진다”면서 “두 번째 모임 이후에는 팔과 가슴팍 근육이 너무 아파서 오고 갈 때 문도 간신히 열었다. 심지어 타이핑하는 것도 힘들어, 근육통 약을 먹어야 할지 고민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회사 일에 지장이 될 정도로 동호회 활동을 즐긴다는 뜻. 그러나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이 씨는 “회사 동호회를 통해서 다른 부서에 있는 동료들과 소탈하게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좋았고, 성취감이 큰 운동을 함께 하면서 친근감도 훨씬 커진 것 같다”고 애써 수습했다.

 

임다협 씨도 비슷한 심정이다. 임 씨는 “다른 동호회도 많지만 업무 특성상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클라이밍 동호회를 선택했다”면서 “실내에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덜하고 별도의 운동장비 없이 입문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운동한 다음날과 이틀째 되는 날은 근육통이 심하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잡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위드이노베이션의 매주 목요일 업무 생산성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할 때가 아닐까? 그러나 소소한 고통을 넘어서는 강렬한 쾌감이 있다. 임 씨는 “오르고 싶던 코스를 회사 동료들의 도움과 조언으로 정복했을 때의 쾌감이 있어 주기적으로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무 과정에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을 만끽하는 이벽어때 동호회의 진짜 매력이다.

▲ 이벽어때 동호회원이 클라이밍을 하고 있다. 출처=위드이노베이션

그들이 벽을 오르는 이유는? 그곳에 동료가 있다

이벽어때 동호회원들은 클라이밍을 통해 하나가 되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강력한 동료애로 연결된다. 실내 액티비티가 보여주는 매력이자, 언제 어느 때나 접근이 쉬운 클라이밍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간혹 어려움에 처해도, 일순간 빛이 보이지 않아도 우직하고 힘 있게 위기를 극복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행보는, 어쩌면 이벽어때와 닮았다.

그래서 왜 벽을 오르냐고? 그곳에 성취감이 있고, 동료들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