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남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슈퍼푸드를 통해 나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먹으면 늙지 않는다는 풀. 불로장생을 꿈꾼 중국 진시황제가 찾아다녔다던 풀. 불로초(不老草)다. 세월을 거역하게 만드는 대상물을 가리켜 ‘불로초’라고 곧잘 부른다. 그만큼 불로초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신비한 힘이 숨어있다. 존재하지 않을 줄로만 알았던 불로초가 오늘날 베일을 벗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젊어지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을 먹어야 할까. 이 시대의 ‘블로초’, 항노화 식품을 찾아 ‘남보다 10년 젊게, 건강하게, 아름답게 사는 것’을 추구한다는 이승남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만났다.

지난 22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이승남(56) 원장이 운영하는 클리닉을 방문했다. 이 원장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며 국민건강 주치의로 친숙한 스타 의사다. 마침 방송 촬영이 한창이었다.

그를 만난 것은 그로부터 40여분 후였다. 하루 종일 많은 환자들을 보고 방송과 인터뷰까지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진이 빠질 법도 한데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쌩쌩하다. 첫인상은 TV에서 보던 모습보다 훨씬 날씬하고 젊어보였다.

중년의 남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룩한 뱃살과 군살은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키 168cm에 걸맞은 57kg의 체중을 20년 간 유지하고 있단다. 그래서일까. 이 원장은 환자들에게 “나처럼 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고 한다. 근거를 추궁했더니 자기 라이프스타일을 낱낱이 열거한다. 그가 풀어낸 일상의 단편들은 이렇다.

일주일에 한두 번 술을 마시고 담배는 하루 대여섯 개비씩 피운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렇듯 밥은 빨리 먹는 편이며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하루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거의 없다. 진료와 방송으로 엄청나게 바쁜 데다 업무량도 많다. 저녁마다 일 약속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보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운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스트레스에 크게 시달리지 않고 잔병치레가 별로 없단다. 고혈압과 탈모 유전자도 타고났지만 50대 중반인 나이에도 안정된 혈압, 꽤 넉넉한 머리숱을 자랑한다. 허리 사이즈 또한 큰 변화없이 젊은 시절 그대로다. 그래서 병원 간호사들과 환자들에게 나이보다 젊게 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노화를 모르고 사는 데는 그의 아내도 마찬가지. 갱년기를 겪기는 했어도 결혼 전의 날씬한 몸매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우울증도 없다고 한다. 부부가 모두 근력과 피부 탄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것 외에는 뚜렷한 노화증상을 겪지 않고 있으며 건강도 이상무다.


이 원장은 안티에이징을 실현할 수 있는 단초를 제시했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몸에 좋은 것만 하고 살기는 어려워요. 중요한 것은 생활의 균형을 지키는 것입니다. 가령 좋지 않은 음식을 먹었다면 이를 중화할 수 있는 다른 먹거리를 찾고, 나쁜 생활습관이 있는 경우 이를 고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건강하고 젊게 오래 살 수 있어요.” 이어 그는 “진정한 노화 방지는 겉과 속을 동시에 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뱃속까지 젊어지는 안티에이징 식품 처방전을 내놓았다.

“몸 속이 젊고 건강해지려면 먹는 것부터 바꿔야 합니다.” 영양의 균형을 통해 노화와 질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과도한 활성산소의 해악을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하루도 거르지 말고 ‘슈퍼푸드’ 먹기를 권했다. 슈퍼푸드는 자연에 가깝고 영양이 풍부하며 첨가물의 독성까지 해독할 수 있는 식품을 말한다. 그는 “부족한 식탁을 슈퍼푸드로 채우라”며 어떻게 먹어야 할지를 자세히 일러줬다.

곡류·채소·견과류·생선 ‘슈퍼푸드’ 4총사
우선 당 지수가 낮고 정제되지 않은 좋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할 것을 주문했다. 현미·통밀·보리·조·수수·옥수수·팥·등 통곡물, 콩류, 과일, 스파게티 면이 여기에 속한다. 발아현미 1/4. 백미 2/4, 나머지는 강낭콩을 고루 섞어 지은 밥을 추천했다.

또 콩, 육류, 등 푸른 생선 등 필수아미노산으로 좋은 단백질을 먹고 ‘오메가 3-6-9’의 균형을 맞춰 좋은 지방을 함께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오메가-3 지방산은 등 푸른 생선과 푸른 잎 채소에, 오메가-6는 달맞이꽃 종자유와 해바라기씨·참깨 등에 들어있다. 오메가-9의 경우 올리브유, 땅콩, 마카다미아 등에 풍부하다.

이 원장은 “밥상의 절반을 식물성 화학물질이 풍부한 채소로 채우고 간식 역시 채소를 포함한 과일, 견과류 등의 슈퍼푸드로 대신하라”고 전했다. 과일은 당분으로 인해 너무 과하면 살이 찔 수 있으므로 하루 1개가 적당하고, 채소는 얼마든지 많이 먹어도 염려할 일이 없다고. 뿐만 아니라 알록달록 다양한 색의 음식으로 식단을 꾸려볼 것을 주문했다.

여러 가지 식물성 화학물질을 고르게 먹을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식품으로 ▲빨간색의 토마토(리코펜) ▲주황색의 당근(베타카로틴) ▲노란색의 귤·오렌지(비타민C) ▲초록색의 고추(엽록소) ▲보라색의 가지(안토시아닌)가 있다. 흰색의 마늘(알리신)은 암을 예방하고 위궤양과 위암의 원인인 헬리코박터파일로리균을 억제한다. 단, 너무 푹 익혀 매운 맛이 사라지면 항암·항염 효과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점에 유의한다. 검은콩·깨(안토시아닌)는 피를 맑게 하고 눈을 좋게 한다.

“생선은 이틀에 한번 꼴로 먹는 게 좋아요. 싱싱한 생선을 먹는 것만으로도 심장병 예방은 물론 기억력 향상 효과까지 얻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고기를 더 먹어야 합니다. 단백질 아미노산이 치매를 방지해 주죠. 다만 기름을 빼고 수육으로 즐기는 게 바람직합니다.

수육은 장수마을로 유명한 일본 오키나와의 장수 식품 중 하나인데 고기를 오래 삶으면 지방뿐 아니라 발암물질도 줄어들어요. 기름에 의한 조리가 불가피하다면 올리브유처럼 산화가 잘 안 되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을 사용하세요.”

계란은 흰자뿐 아니라 노른자까지 모두 먹을 것. 노른자에 함유된 레시틴이 두뇌 지질을 보충해 탈모를 예방한다. 날것 보다는 삶은 게 낫고 계란프라이로 먹고 싶다면 올리브오일로 조리한다. 이 원장의 경우 ‘하루 계란 3개’를 꼭 고집한다. 먹을거리 못지않게 식습관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밥을 빨리 먹기는 하지만 소식하고 가능한 한 30번씩 꼭꼭 씹어 먹는 게 철칙이다. 조금씩 자주 먹어야 살이 찌지 않고 활성산소가 적게 생긴다는 설명이다. 떡볶이나 라면으로 저녁식사를 할 때면 주로 양을 1/2로 확 줄인 ‘반절 떡볶이’ ‘반절 라면’을 즐긴다.

“적게 먹을수록, 그러니까 한 번에 섭취하는 열량을 낮추면 더 오래 살 수 있는 거죠. 배부르기 전에 멈추고 한 번에 많이 먹지 않는 겁니다. 조리 과정을 최소화하며 도정하지 않은 곡류와 채소 위주로 전체 섭취 열량을 낮추세요.

가장 적절한 양은 식사량을 평소의 4분의 3으로 줄이는 거예요.” 이와 함께 아침식사를 절대 거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집중력이 높아지고 점심 때 폭식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거창하게 차려 먹으란 얘기가 아니란다. 항산화 물질을 7배 이상 섭취할 수 있는, 잘 익은 바나나 1개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차, 커피, 와인 같은 기호식품은 어떨까. 이 원장은 “녹차의 카테킨, 와인의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산화 효과가 있어요. 커피도 원료인 카카오에 항산화 물질이 풍부합니다. 프림이 섞인 형태가 아니라면, 너무 많이 마시지만 않는다면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은 건강보충제가 아니라 필수영양제입니다.” 비타민이 필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비타민을 우리 몸에서 직접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족하면 피부 노화, 면역력 저하, 탈모, 골다공증, 관절염, 동맥경화에 심지어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 “10년마다 한 알 더, 나이 들수록 부족해지는 영양소를 보충하라”는 게 이 원장의 비타민 항노화 솔루션이다.

비타민은 필수영양제 물은 건강의 묘약
20대에는 신진대사를 원활하도록 돕는 종합비타민(비타민B군)과 함께 피로 해소, 피부 탄력 유지 성분인 콜라겐의 원료가 되는 비타민C 섭취를 권했다. 비타민C는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뼈도 튼튼하게 해주며 활성산소까지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본격적으로 노화가 시작되는 30대가 되면 항산화 기능이 더 요구되므로 리코펜 또는 코엔자임Q10이라고 불리는 코큐텐을 더한다. 몸의 기능이 점차 쇠퇴하고 혈액순환 장애가 생기기 쉬운 40대엔 여기에 비타민E를 추가한다. 50대 이후는 항산화제를 하나 더 얹어 리코펜과 코큐텐을 모두 복용하는 게 좋단다.

“제가 나이에 비해 잔주름이 많지 않죠? 비타민C를 하루 두 알 씩 1000mg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격무와 음주, 흡연으로 인한 활성산소를 낮추기 위해 항산화제도 꼭 챙긴다. 흡연자의 폐암을 예방하는 리코비타민, 탈모를 방지하는 비타민B군과 비오틴(비타민 B7)도 빼놓지 않죠.” 이어 그는 “비타민은 연령, 성별, 건강 상태, 생활 방식에 따라 맞춤형으로 처방 받고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식사 직후에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안티에이징의 또 하나의 핵심은 물.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은 부족할 경우 급속한 노화를 부른다. 사실 나이 들수록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물을 더 신경 써서 충분히 마셔야 한다는 것. 이 원장의 진료실 책상 위에는 물이 구비돼 있었다. 언제든 틈틈이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란다. 하루 1.8리터 이상은 마신다.

그는 물 제대로 마시는 법을 제시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한잔을 마신다. 밤새 축적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배설 기능도 강화돼 변비를 예방한다 ▲식사 30분 전에 마시면 위장 컨디션 조절, 과식 예방에 효과가 있다 ▲배고플 때 마셔 군것질과 흡연 욕구를 줄일 수 있다 ▲식전·식후 30분 동안은 물 마시기를 피한다. 위액을 희석시켜 소화에 지장을 주고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세포에 지방이 쌓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 ▲공복에 물을 천천히 씹는 듯 마신다 ▲술자리에서는 ‘술 한 모금에 물 한 모금’이다. 덜 취할 뿐더러 알코올 대사물질을 빨리 배출시켜 다음날 숙취 해소가 빠르다 ▲변비가 있을 땐 찬물을, 설사엔 미지근한 물이 좋다.

파워워킹·짧은 낮잠은 젊게사는 비결중 하나
운동 얘기가 나오자 갑자기 이 원장이 양 손으로 진료실 책상을 짚고 팔굽혀펴기 시범을 보였다. 한 번에 10~15회 정도로 하루 세 번 한다고. 또 책상을 붙잡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빨리 하면 무릎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천천히 동작을 취했다. 역시 15회씩 하루 세 번이다. “이게 제가 짬짬이 하는 유일한 운동이에요.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동작을 통해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근육운동으로 노화를 거스르는 것이죠. 제가 걷는 모습도 한 번 보실래요?”
직접 보여주는 이 원장의 걸음은 그 속도가 매우 빨랐다. 성격이 급한 탓도 있지만 파워워킹의 운동 효과를 알기 때문이다. 평소 빨리 걷기를 통해 하루 30분 이상 생활 속 유산소 운동으로 지방을 태우는 것이었다.

그는 “운동을 하려면 하루라도 먼저 시작하라”고 했다. 운동은 노화와 수명을 좌우하는 텔로미어(염색체 끝자락에 있는 구조물)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 수명까지 연장시켜 준다는 것.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전문가에게 정확한 동작과 방법을 배워 부상 방지의 위험을 줄일 것을 조언했다.

이외에도 이 원장은 젊게 살기 위한 몇 가지 수칙들을 잘 실천하고 있었다. 밤잠이 부족한 대신 점심식사 후에는 단 10분이라도 꼭 낮잠을 잔다. 술자리는 2차까지 가지 않고 오후 10시 전에는 집에 들어간다. 수면은 6~7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너무 적게 자면 혈압이 높아지고 10시간 이상 자면 빨리 늙는단다. 성격상 스트레스는 담아두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적극적으로 푸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즐겁게 살기, 많이 웃기, 긍정적 마인드 갖기를 꼽았다. 지금부터 이 원장이 제시한 안티에이징 습관대로 생활패턴을 바꾼다면 곧 젊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본 적 있는가. 영화 속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일흔 살의 노인으로 태어나 평생에 걸쳐 점점 젊어지는 삶을 산다. 누구나 한번쯤 벤자민 버튼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하는 바람을 가지고 산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누구든 의지만 있다면 ‘내 몸의 나이’를 되돌릴 수 있다.

독일의 시인 사무엘 울만은 그의 시 <청춘>에서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고 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이를 먹고 늙기 시작한다. 하지만 건강을 위한 좋은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이 있는 한, 단지 나이가 들 뿐 늙지는 않는다.
참고자료 : <젊음의 습관>(행복한 책장)

먹는 안티에이징 제품 이런 것도…
농촌진흥청의 ‘항노화 영양바’ :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신선초와 검은콩을 이용해 노화 및 각종 비만, 당뇨병, 심장질환 등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기능성 식품이다. 동결 건조한 신선초와 볶은 검은콩 분말을 각각 2.5g씩 물엿·포도당 등으로 만든 액상재료에 넣어 혼합, 먹기 편하고 식감이 부드러운 바(bar) 형태로 만들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뉴스킨코리아 파마넥스의 ‘에이지락 알-스퀘어드’ : 안티에이징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 방법으로 독창적인 기술이 접목된 건강기능식품. 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밀크씨슬을 주원료로 해 간의 해독 기능을 돕고 유해물질로부터 간세포를 보호할 수 있게 한 ‘R2 ReNEW(리뉴)’,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동충하초 발효 추출물과 피로 해소·면역력 증진 및 기억력 개선을 위한 홍삼농축액분말이 포함된 ‘R2 ReCHARGE(리차지)’ 등 두 개 제품을 통해 동시에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모레퍼시픽 비비프로그램 ‘슈퍼콜라겐’ : 먹는 보습 콜라겐 제품. 청정 바다의 마린 콜라겐을 주 원료로 했으며 자체 효소 분해 공정을 적용, 저분자화를 통해 콜라겐 흡수율을 높였다. 자기 몸의 1000배 수분을 끌어당기는 것으로 알려진 히알루론산, 피부 속 콜라겐 생성을 돕는 비타민C 등을 더해 피부 속부터 촉촉하고 건강하게 가꿔준다. 상큼한 과일 맛으로 흡수가 빠르고 먹기 간편한 앰플 형태다.

전희진 기자 h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