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국제유가가 10일(현지시각) 세계 경제 둔화 전망의 우려가 커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3.1%(1.61달러) 하락한 배럴당 51.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 2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2.8%(1.70달러) 내린 59.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1월 중국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4%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의 기대를 큰 폭 하회했다. 일본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2.5% 감소하는 등 주요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하면서 경기둔화 우려에 자극을 더했다.

이날 10월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로존과 일본 등을 물론 미국의 성장 둔화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둔화할 경우 원유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걱정이 다시 커진 것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 대한 회의론이 강해지면서 유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주 정례회의에서 OPEC은 1월부터 하루 12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NBD 뱅크는 "감산 규모는 시장을 다시 공급 부족 상태로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하루평균 120만 배럴 정도의 공급 우위 상황이 내년 1분기에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감산 합의가 마무리된 만큼 유가 움직임이 증시의 위험 투자 심리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어케인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증시와 원유 시장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면서 "전 세계 경제와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PVM오일 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전략가는 “지난 주 합의는 괜찮아 보였고 현재 여건에서는 최선의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 합의가 세계 재고를 줄일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