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원의 감나무에 열린 홍시를 흰둥이 아들 ‘똘똘이’에게 주고 있는 서양화가 박철·백귀현 부부. <사진:권동철>

만추의 뜰엔 감나무와 단풍나무, 탱자나무, 보리수 등이 휴식과 영감의 메신저로 자리하고 있었다. 2년 전 어느 날, 개 한 마리가 찾아온 것을 느낀 백귀현 패션니스트는 “집 주변을 맴돌고 돌아가라고 해도 가지 않았어요. 결국 우리 식구로 받아들였고 집도 지어주고 이름도 ‘흰둥이’라 부르게 된 것이지요.”라고 밝혔다.

▲ Ensemble18-34, 66×66㎝, Korean paper Natural dyes, 2018

박철 화백(朴哲,PARK CHUL,박철 작가)도 “강의를 마치고 저녁에 차를 몰고 오면 흰둥이와 아들 ‘똘똘이’ 모자(母子) 둘이서 달려와 기다려주고 반가워해준다”며 사랑스러워 했다.

▲ 낮은 언덕 위 고택과 은행나무 한그루가 정다운 조화로 비춰졌다. 소복하게 노란단풍이 쌓인 언덕을 부부 작가는 “일상의 주변에 있는 담백한 공간으로 애정이 가는 곳인데 참으로 감사한 일상”이라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결국에는 동물이라 해도 서로 교감을 하는 구나”를 생각하게 된다는 부부는 “우리 집에서 똘똘이를 낳아 가족을 형성했는데 최근 또 애기를 가졌다.”라며 활짝 웃었다.

▲ 집 앞 언덕 끝자락에 피어난 야생화가 햇살을 받아 눈부시도록 청초한 고혹의 꽃잎을 하느작거렸다.

집 옆엔 은행나무 언덕이 있다. “나지막하지만 그곳에 올라 계절마다 잠시 시간이 정지된 듯, 고요의 돛단배에 둘이서 여행을 하듯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며 우리의 추억을 쌓아간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