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뜰엔 감나무와 단풍나무, 탱자나무, 보리수 등이 휴식과 영감의 메신저로 자리하고 있었다. 2년 전 어느 날, 개 한 마리가 찾아온 것을 느낀 백귀현 패션니스트는 “집 주변을 맴돌고 돌아가라고 해도 가지 않았어요. 결국 우리 식구로 받아들였고 집도 지어주고 이름도 ‘흰둥이’라 부르게 된 것이지요.”라고 밝혔다.
박철 화백(朴哲,PARK CHUL,박철 작가)도 “강의를 마치고 저녁에 차를 몰고 오면 흰둥이와 아들 ‘똘똘이’ 모자(母子) 둘이서 달려와 기다려주고 반가워해준다”며 사랑스러워 했다.
“결국에는 동물이라 해도 서로 교감을 하는 구나”를 생각하게 된다는 부부는 “우리 집에서 똘똘이를 낳아 가족을 형성했는데 최근 또 애기를 가졌다.”라며 활짝 웃었다.
집 옆엔 은행나무 언덕이 있다. “나지막하지만 그곳에 올라 계절마다 잠시 시간이 정지된 듯, 고요의 돛단배에 둘이서 여행을 하듯 망중한(忙中閑)을 즐기며 우리의 추억을 쌓아간다”라고 전했다.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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