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계절이었다. 경기도 광주시 산기슭에 자리한 박철 화백 작업실을 찾았다. 1층 전시실 공간엔 화백의 근작들이 걸려 있었다.
“신작이 완성되면 걸어놓고 ‘이렇게 또는 제대로 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조석으로 오가며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를테면 작업의 흐름을 검증하는 공간인데 아내와 같이 얘기를 나누면서 연구와 조언을 듣는다.”
통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빛은 사시사철 푸름과 꽃의 생동감을 선사한다. 진솔한 교감을 공유하는 여러 식물들이 월동을 위해 실내로 들어와 있었다.
박철 작가는 “최근에 난초가 꽃을 피워 둘이서 바라보며 행운과 축복으로 여기며 감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끼는 소박한 마음의 나눔터였다.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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