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통신3사가 B2B 전용 5G 전파를 지난 1일 세계 최초로 쏘아올린 가운데, 글로벌 5G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5G는 네트워크의 개념에서 출발해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기계적인 수준을 넘어, 우리가 상상의 영역으로만 생각했던 다양한 ICT 기술의 구현을 가능하게 만들 전망이다.

▲ 박정호 SKT 사장이 5G 전파 송출을 기념하고 있다. 출처=SKT

5G 경쟁 시작...삼성전자 주목

국내 통신 3사가 지난 1일 쏘아올린 5G 전파는 말 그대로 B2B 전용이다. 5G 전파를 세계 최초로 송출했다는 의미는 크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5G 세상을 느낄 수 없다. 5G 단말기가 등장해야 소비자 관점에서 진정한 5G 시대가 열렸음을 체감할 수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5G 경쟁은 이미 스타트를 끊었다. 미국의 버라이즌은 지난 10월 고정형 5G 서비스를 공개하는 한편, 내년 삼성전자와 협력해 5G 단말기 전략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버라이즌이 지난 10월 보여준 고정형 5G 서비스는 핸드오버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냉정한 의미에서는 가장 초보적인 5G다. 다만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내년 5G 단말기가 등장할 경우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T&T는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19개 도시에서 5G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조만간 구체적인 청사진을 발표할 계획이며, 5G 단말기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전략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단말기적 측면에서는 애플의 5G 도입 계획이 나오지 않아 외국 기업과 손잡는 방향성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 당초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5G 전략을 수립했으나, 최근 일정을 몇 달 단축시키며 로드맵에 속도를 내고 있다. NTT도코모의 행보가 눈에 들어온다. NTT도코모는 자국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외국 통신사들과 협력해 5G 서비스 상용화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12월부터 3대 통신사 5G 전파 사용을 허가했으며 내년 20여 개 도시에서 5G 테스트에 돌입한다.

진정한 5G의 첫 관문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가 나오는 내년 3월이 될 전망이다. 5G 단말기가 소개되며 B2B가 아닌 B2C 5G 전략이 선명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5G 단말기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이다. 5G 인프라가 세계 최초로 구축되기 시작했으며, 기존 4G 시장의 성숙도가 자랑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5G 단말기 도입률은 10.9%를 기록,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에는 21.3%, 2022년에는 33.3%가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5G 단말기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내년 MWC 2019에서 갤럭시S10과 함께 5G 단말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자체 전략은 엑시노스 5100과 엑시노스9820이다. 모바일 AP인 엑시노스9820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4세대 CPU 코어를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성능과 전력효율이 동시에 향상됐으며 인공지능 연산 속도는 전작과 비교해 약 7배 늘어났다. 최신 그래픽 프로세서(Mali-G76)를 탑재해 전작 대비 그래픽 처리 성능을 약 40%, 동일 성능에서의 전력소모를 약 35% 개선했으며, 업계 최초 8CA(주파수 묶음) 기능과 초당 2기가비트(Gbps) 다운로드 속도의 통신이 가능하다.

▲ 삼성전자의 엑시노스9가 보인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System LSI 사업부 마케팅팀장 허국 상무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모바일 AP에도 향상된 연산 능력과 효율성이 필요하다"며 "엑시노스 9(9820)은 NPU, 고성능 4세대 코어, 2기가비트급 모뎀, 강화된 멀티미디어 성능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 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5G 단말기를 준비하며 자체 제작한 엑시노스 시리즈는 물론, 퀄컴과도 협력한다. 최근 공개된 스냅드래곤 855는 3D 소닉(Sonic) 센서를 탑재해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DFS) 시스템을 지원하며 전작과 비교해 3배 성능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게임 등에 특화됐으며 멀티 기가비트급 5G 기능도 강하다는 평가다. 엑시노스 5100과 동류인 모뎀은 X50이 준비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 중반 조직개편에 돌입하며 5G 전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김영기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이 물러나고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 부사장이 전권을 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17일 글로벌전략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LG전자도 5G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지속적인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나 5G 전략에서 퀄컴과 협력, 내년 5G 단말기 시장에서 반등을 노린다는 각오다.

▲ 새로운 스냅드래곤이 발표됐다. 출처=퀄컴

5G는 어떤 세상 보여줄까

내년 3월 5G 단말기가 등장해 B2C 측면의 5G 전략이 일부 완성될 것으로 보이지만, 다양한 ICT 기술의 구현이 가능한 시점은 빨라야 2020년으로 추정된다.

5G 자체도 중요한 기술이지만, 5G라는 ‘네트워크에 무엇을 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이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차과 홀로그램 등 실감미디어에서 최초의 불꽃이 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최근 자율주행차 업계는 웨이모의 역사적인 미국 자율주행택시 주행으로 전기를 맞이했다. 테슬라와 우버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합류한 가운데 자율주행차와 5G는 스마트시티의 큰 그림을 발전할 여지도 있다. 이 지점에서 국내 통신자, 특히 SK텔레콤도 다양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공개하고 있다.

SK텔레콤 등 SK그룹 핵심 3사가 내년 CES 2019에 참가하는 이유다. 네이버도 퀄컴과 협력해 내년 CES 2019에 참석하며, 5G를 중심으로 하는 자율주행차 기술에 매진하고 있다. KT는 카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접근을 시도하는 중이다.

▲ 고 유지하 가수가 홀로그램으로 부활했다. 출처=KT

홀로그램은 KT의 실감형 미디어, 지니뮤직을 통한 구현이 눈길을 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으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은 물론 단숨에 증강현실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4G 시절 외면받았던 영상통화가 더욱 실용화디는 한편, 다양한 네트워크 기반 소셜 기능들이 발전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