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아무리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시대라지만, 바쁜 직장인들은 자기 시간 챙기기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이런 직원들을 위해 취미나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금전적인 부분까지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에는 하나마스테라는 요가 동호회가 있다. 한 달에 두 번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내에서 진행된다. 점심시간이라면 밥을 먹고, 커피도 한 잔 하고, 쉬는 것이 당연한데 하나마스테 회원들은 요가를 한다. 지난달 27일 점심시간에 방문한 하나카드는 직원들이 점심을 위해 자리를 비워 한산하고 조용했다. 복도를 따라 들어가니 회의실 안에는 하나마스테 회원들이 운동복 차림으로 요가매트를 까는 등 운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 하나카드 요가동호회 하나마스테. 출처=하나카드

서로 농담을 주고받고, 강사와 근황을 물으며 화기애애했다. 웃음으로 가득한 분위기도 잠시 인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음악이 나오자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강사의 주문에 맞춰 회원들이 모두 가부좌를 하고 눈을 감은 채 호흡을 맞췄다.

하나마스테 회원들은 월 5000원 회비만 걷고, 나머지는 모두 회사가 지원한다. 신규회원이 동아리에 가입할 때마다 하나카드는 지원금을 제공한다. 지원금으로는 회원 개인을 위한 요가 매트, 매트 스트랩, 마사지볼 등을 구입한다. 또 강습비와 활동비 등을 회사가 지원한다. 김순교(47세, 22년 차) 씨는 “회사가 적극적으로 동호회를 지원해주는 덕분에 비용부담 없이 활동할 수 있다”면서 “더불어 타부서나 임직원 등 직원들 간의 소통이 활성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마스테를 만든 박선민(33세, 8년 차) 씨는 국제 요가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한 요가 마니아다. 그는 “요가에서 받는 좋은 기운과 경험을 동료들과 나누고 싶어 동호회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박 씨가 4년 차가 될 때쯤부터 어깨와 허리 통증이 심해 요가를 시작했다고 했다. 요가를 꾸준히 하면서 근육과 유연성이 길러지면서 통증이 완화됐다. 그는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지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등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균형을 찾은 것이 요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하나카드 요가동호회 하나마스테. 출처=하나카드

조용히 요가를 하는 하나마스테 회원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의외인 점을 발견했다. 회원의 절반이 남성이라는 점이다. 통상 요가는 여자들이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신기했다. 박선민 씨는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이 ‘남자가 부끄럽게 요가를 어떻게 해?’라고 많이 물어보지만, 인도에서 요가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남자들이 주로 하는 수행방법”이라면서 “하나마스테 활동으로 하나카드 직원들에게 요가가 여자만 하는 운동이라는 편견을 깨고, 요가가 근육을 더 강하게 단련시킬 수 있는 멋진 운동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남자회원인 홍정환(31세, 2년 차) 씨도 가입할 때 남자회원 비율이 높은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평소 격한 구기운동을 즐겨, 운동 후 근육 뭉침을 풀기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면서 “요가는 생각보다 열량소모가 크고 역동적인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호회 회장님과 총무님의 뛰어난 섭외력 덕분에 매주 유명한 요가선생님의 수업을 회사에서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남자회원인 최은석(32세, 7년 차) 씨도 “평소 웨이트트레이닝을 즐겨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가입했다”면서 “장시간 앉아있다 보니 허리 통증이 있었는데, 요가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통증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 하나카드 요가동호회 하나마스테. 출처=하나카드

점심시간을 활용해 활동한다는 점도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고은이(32세, 6년 차) 씨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아 가입했다”면서 “업무적으로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회원들과 어울릴 수 있고, 점심시간을 활용해 몸과 마음을 리프레시하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직원들 사이에서 워라밸이 좋기로 평가받고 있다. 회사 내에 운동과 여가, 취미 등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사내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지원금뿐만 아니라 직원들 사이의 소통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30여 개의 사내 동호회 활동 내용을 회사 게시판에서 공유하는 등 자연스러운 소통을 유도한다. 박선민 씨는 “동호회 활동으로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원들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으로 사내 유대감과 긴밀한 협조에도 기여한다”고 전했다.

하나마스테 회원들은 요가 강습뿐만 아니라 요가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UN이 정한 ‘세계 요가의 날’에 모 업체에서 진행하는 요가행사에 하나마스테 회원들이 참여해 요가도 하고 기부도 했다. 김순교 씨는 “의미 있는 활동을 회원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마스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