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창제6구역은 지난 11월부터 철거에 돌입해 내년 4월 착공할 계획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효창동 마지막 정비구역인 ‘효창제6구역’이 철거에 들어가면서 효창동 일대 재개발 사업은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이미 대형건설사들이 시공을 맡은 여타 재개발 단지는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은 멀리는 용산 마스터플랜의 후광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이코노믹리뷰>가 효창동을 찾은 6일, 효창제6구역은 주택 철거에 한창이었다. 지난 4월부터 4개월 간 전체 167동, 약 446가구의 이주가 이어졌고, 현재까지 이주율은 약 95%다. 대지지분이 큰 가구를 포함해 소수의 원주민이 아직 이주를 미루고 있지만, 재개발 조합 측은 강제집행 없이 순조롭게 해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효창제6구역은 현재 준공을 마치거나 준공에 다다른 3·4·5구역보다 고갯길에 자리하고 있어 사업 여건이 어려운 지역이었다. 2010년 6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11년 한화건설이 시공자로 선정됐지만 한동안 진척 없이 몇 년을 보냈다. 이후 2014년 10월 정비계획변경 결정고시가 나고 현 조합이 들어서면서 시공자를 태영건설로 변경하는 등, 약 4년 내에 빠른 속도로 사업을 이행해왔다.

이성운 효창제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합장은 “효창6구역은 서울에서 거의 유일하게 강제집행 없이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지역”이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성운 조합장은 “1~2명 정도 이주계획이 없이 거주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공공성을 띈 재개발의 특성을 그분들도 이해하고 있고, 이미 토지 수용권이 조합에 귀속돼 있어 곧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화해 공고가 나는 2월까지 설득하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적지인 효창공원, 숙명여자대학교 등에 둘러쌓인 효창제6구역.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효창6구역은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이 최종 인가됐다. 이에 따라 새로 건축될 ‘태영 데시앙’은 시점별로 차이가 있지만, 관리처분 인가시점 기준 분양을 신청한 조합원 240명, 일반분양은 81가구를 포함해 총 385가구를 수용한다. 조합은 공원용지 기부채납 등으로 용적률을 높여, 지하 3층~지상 최대 14층의 높이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설계된 내용에 따르면 용적률은 법정 고시 216% 이하에 맞춰 215.47%에 계획됐다. 전체 대지 면적은 1545만㎡이고 건축면적 481만㎡ 규모에 가구당 공급면적 58㎡~111㎡의 형태로 공급된다. 조합 측은 이주·철거가 완료되고 내년 4월부터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효창6구역 재개발 사업은 조합원들이 아파트처럼 동일 또는 균등한 토지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공동주택에 맞는 도급제로 운영된다. 대지지분이 아니라 주택의 위치, 방향, 접근성 등을 평가해 조합원 권리를 평가한다. 이 때문에 각 가구에 할당된 권리가 4평~190평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분양금액도 약 3억~6억5000만원이라, 분담금을 일률해 설명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기존 주택의 간접평가에서 3억원이 나왔을 때, 분양받을 주택의 조합원 분양가가 5억원이라면 약 2억원 정도를 부담하는 식이다.

▲ 효창제3구역 KCC스위첸은 현재 약 12억원~14억50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출처=네이버 부동산.

일반주택 약 81가구는 주변 시세에 맞춰 산정될 방침이다. 지난 2010년 준공된 효창3구역의 ‘효창파크 푸르지오’는 12월 3일 현재 기준, 전용면적 59㎡가 11억원, 가장 넓은 114㎡가 13억원 선이다. 지난 9월 입주를 시작한 효창4구역의 ‘효창파크 KCC스위첸’ 역시 전용면적 84㎡의 매매가가 12억9000만원~14억5000만원 정도다. 조합 측은 주변 시세의 약 80~90%가 반영돼 약 9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효창파크 푸르지오 주변의 한 공인중개사는 “처음 분양가 대비 매매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면서 “다만 전세가율은 매매가의 50%는 되지 않고 9.13 대책 이후 시장이 관망 중이지만, 아직 매매용 급매물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서울 지역의 하락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 효창제5구역은 내년 4월 준공해, 롯데캐슬 센터포레가 들어설 계획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효창제5구역은 2019년 4월 이후 지하 4층~지상 22층의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가 들어설 전망이다. 아직 준공도 되지 않은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가 14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에 의하면, 동의율 50%가 미달돼 재개발 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H빌라 고층 호수의 공시가격은 2017년 5억8000만원에서 2018년 6억원으로 약 2000만원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저층 호수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관리처분 인가로 사업 진행이 가시화되고, 효창동 재개발사업이 일단락하면서 주변 주택가격의 시세도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 효창동은 재개발사업으로 주변 다세대주택 가격도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출처=국토교통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이성운 조합장은 “단지와 맞붙어 사적지인 효창공원이 있기 때문에 문화재 관련 심의도 네 번을 받았다”면서 “녹지로 둘러쌓인 문화재와 함께 숙명여자대학교, 청파초등학교, 선린중고등학교 등이 있어 ‘학세권·숲세권’이 형성돼 있다”고 단지의 가치를 설명했다. 단지가 애오개역, 효창공원앞역, 서울역의 가운데 지점에 있고, 광역버스 등 버스노선도 다양하다고 이성운 조합장은 덧붙여 설명했다.

효창6구역 주변 I공인중개사는 “분양권 규제가 많아졌지만, 재개발 사업시행인가 시점 기준으로 효창동 재개발 단지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일반분양 물량이 희소성 있어 투자자가 몰리는 추세는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7월 ‘용산 마스터플랜’ 보류 이후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인허가가 늦어진 것도 오히려 가치 상승의 단초가 됐다고 중개사는 강조했다. 정비사업이 멈춘 반면에 마포, 용산, 성동구 등의 주택 보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면서 부동산 가격은 오르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효창동이 ‘마스터플랜’의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통개발 계획이 미칠 파급력은 부정하지 않았다. 마스터플랜의 정확한 윤곽은 나오지 않았지만, 계획은 효창동 등 용산역 서쪽 지역보다 용산역 전면, 미군부지 등에 초점이 맞춰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E공인중개사 역시 “미군부대와 국제업무지구가 핵심인데, 미군부대도 효창동과 가까워 주택 수요 등 후광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효창동 U공인중개사는 “무엇보다 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재개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될 서울의 모습이 용산과 마포이기 때문에 영향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중개사는 “업무지구 뿐 아니라 서울역의 컨벤션 센터 등이 세워지고, 정비가 완료되면 하나의 벨트가 형성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U공인중개사는 또한 효창동 건너편 용문동을 가리키며 “실은 용문동도 낙후화가 많이 진행돼 재개발 사업이 필요한 곳이었지만, 서울시가 어떤 속내인지 빌라 신축을 많이 내줘 지금은 낙후화가 많이 개선됐다”면서 “재개발이 됐다면 용산 서쪽도 마스터플랜 못지 않은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