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뉴욕 주식시장 3대 지수가 급락장을 연출했다. 화웨이 사태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불발 우려가 재현되면서다. 다우지수는 장중 무려 650포인트나 하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받아냈다. 고용지표 부진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다.

백악관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가 무역 협상과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투자자의 불안은 계속됐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주가의 방향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냈다.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과 비교해 2.24%(558.72포인트) 떨어진 2만4388.95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4.5%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과 비교하면 2.33%(62.87포인트) 내린 2633.0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3.05%(219.01포인트) 하락한 6969.25로 거래를 마감했다. 주간 기준 S&P 500 지수는 4.6%, 나스닥은 4.9% 급락했다.

업종별로 보면 유틸리티(0.40%)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하락했다. 기술업종(-3.53%)이 가장 크게 하락한 가운데 재량소비재(-3.08%), 산업(-2.62%), 소재(-2.54%), 헬스(-2.51%), 커뮤니케이션서비스(-2.09%), 금융(-1.84%), 부동산(-1.44%), 필수소비재(-1.29%), 에너지(-0.64%) 등의 업종도 주저앉았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기술업종은 이번 주 5.07%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3% 오른 수준이다. 에너지업종은 서브텍사스원유(WTI)가 2.2% 상승하면서 다른 섹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었다.

종목별로는 국제 유가 상승세로 인해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9.12% 폭락했고, 페덱스도 6.07% 떨어졌다. 담배 업체 알트리아 그룹은 마리화나 업체인 크로노스 그룹의 지분 45% 인수 계획을 밝힌 가운데 0.40% 밀렸다. 크로노스는 21.72% 상승했다.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는 3.75% 하락했다. 보잉도 2.6% 떨어졌다.

이날 주식시장은 장 초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노동부는 11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15만5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수정치인 23만7000명과 시장의 전망치인 19만8000명보다 큰 폭으로 밑돈다. 실업률은 지난달과 같은 3.7%를 기록했다.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3.1%를 유지했다. 전월과 같은 수준이다.

예상보다 부진한 지표 발표 직후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화웨이의 멍 CFO 보석 판결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장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가파르게 낙폭을 키웠다. 여기에 미국 연방 검찰이 중국 정부와 연관된 해커들을 기소할 것이란 보도도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무역전쟁 재점화 경계감을 시장에 표출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멍 CFO와 무역 협상은 별개 사안이다”라고 주장했지만, 투자자의 불안을 잠식해내진 못했다. 피터 국장은 또 “협상이 불발된다면 관세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 긴장감을 조성했다.

연준 정책책임자 사이에서도 시장 혼란에 대한 불안감이 표출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은행 총재는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수익률곡선의 역전과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의 패닉을 고려하면 12월 금리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10월 재고 도매가 0.8% 상승, 도매 판매가 0.2% 감소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7.5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97.3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