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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월드의 새로운 비밀고인이 좋아했던 곳에 유해 뿌리는 관람객들 매년 늘어, 추억 떠 올리기에 ‘최고’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8.12.08  11:02:25
   
▲ 조디 잭슨 웰스 가족은 어머니의 유해를 디즈니 월드 신데렐라 성 밖에 뿌렸다. 출처= JACKSON WELLS FAMILY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플로리다주 올랜도와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있는 월트 디즈니사의 테마 파크에서 일하는 근무자들은 관람객들이 저지르는 지저분한 행위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암호를 사용한다.

매니저가 무전기로 “코드 V를 청소하라”고 말하면 관람객이 토했다는 뜻이다. ‘코드 U’는 관람객이 소변을 보고 있다는 신호다.

그러나 디즈니월드와 디즈니랜드에서 가장 비밀에 부쳐지는 암호는 ‘HEPA 청소’라는 신호다. 이 암호는 공원 손님이 사랑하는 이의 화장된 재를 공원 어딘가에 뿌렸으니, 그 재를 빨아들이기 위해서는 초미세(HEPA) 진공 청소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디즈니 파크의 관리자들은 이런 일이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난다고 말한다.

지난 2009년 어머니의 유해가 들어있는 알약 병을 월트디즈니월드로 몰래 가지고 들어와 뿌린 플로리다 보카 레이튼(Boca Raton)에 사는 조디 잭슨 웰스는 "어머니를 아는 사람은 누구나 디즈니월드가 어머니에게 가장 행복한 곳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원 안에 유해를 가지고 들어온 조디는 회전 새 근처의 스몰 월드(Small World)라는 플랫폼에 어머니의 유해를 뿌렸다. 그곳은 어머니를 항상 웃게 만들던 장소였다. 슬픔에 잠긴 조디는 신데렐라 성 바깥 잔디밭 울타리를 뛰어 넘어 잔디밭을 가로질러 달려가면서 유해를 뿌린 것이다.

디즈니 파크에서 일했거나 현재 일하고 있는 근무자들은 사람의 재를 확인하고 진공 청소기로 청소하는 것은, 이제 지구 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에서 일하는 것의 상징이자 비밀의 일부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것은 그들에게 번거로운 일이지만, 디즈니 공원을 사랑하는 고인의 최고 마지막 휴식처로 여기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들에게는 한 줄기 위안이다.

유해는 화단, 덤불, 그리고 마법의 왕국(Magic’s Kingdom)의 잔디밭, 또는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동안 공원 정문 밖, 카리브해 해적 위에, 덤보 라이드라는 나는 코끼리 아래 연못 등 다양한 곳에 뿌려진다. 공원 관리인들에 따르면, 유해를 가장 많이 뿌리는 장소는, 상상 속의 유령이 가득한 으스스한 고딕 양식저택으로 49년이나 오래된 명소인, 헌티드 맨션(Haunted Mansion)이다.

한 디즈니랜드 관리인은 "헌티드 맨션에 유해가 너무 많아, 마치 없으면 이상할 정도”라고 말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이런 행동은 엄격히 금지되고 있고, 규칙에도 어긋난다. 이런 행동을 하다 적발되는 관람객은 공원에서 내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즈니는 공원 안에서 음침한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월트 디즈니월드가 1994년에 개인적인 기념 벽돌 설치를 허용했을 때에도, 회사는 고객들에게 ‘죽음’을 상기하는 것을 우려해 ‘~을 추모하며’(In Memory of)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 조디 잭슨 웰스 가족이 어머니(뒷줄 흰 셔츠) 생전에 신데렐라 성에서 함께 찍은 사진   출처= JACKSON WELLS FAMILY

플로리다주 잭슨빌(Jacksonville)에 사는 카린 레커는 자신의 아버지가 디즈니월드 메인 스트리트의 아이스크림 가게 밖에서 소원을 말하는 불꽃놀이 쇼를 볼 때마다 감동하셨던 것을 기억한다. 그녀는 2016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그의 유해를 처리할 때가 되었을 때, 그 곳 이외의 다른 장소를 생각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지난 주에 디즈니월드에 다시 돌아와 올해 사망한 그녀의 오빠 유해를 뿌렸다. 그녀의 오빠는 엡콧 센터(디즈니월드 안의 미래 도시)의 왕 팬이었다.

뉴욕주 사라토가 스프링스(Saratoga Springs) 출신의 배우 알렉스 페론은 지난 6월 자신의 어머니 산디 페론의 유해를 뿌리며 어머니 생각에 감정에 복받쳤다. 그녀는 어머니가 생전에 즐겨 찼던 마법의 왕국 화단과 스몰 월드에 어머니의 유해를 뿌렸다.

디즈니 강박증에 사로 잡힌 사람들에게 디즈니 파크는 또 결혼을 하거나 생일을 축하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러니 사랑했던 사람들을 그곳에서 영원히 보내고 싶어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유해를 가지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재를 처방약 병이나 작은 화장품 용기에 넣어 가지고 오면 보안 게이트를 통과하기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지퍼백에 담아 지갑이나 배낭 바닥에 넣어 가지고 들어오기도 한다.

그러나 놀이기구를 타다가 유해 잔여물이 발견되면, 디즈니 직원들은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다며 놀이 기구의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단 문을 닫고 관객의 출입을 통제한 다음, 매니저가 혼자 들어가 재를 찾고, 다른 직원들은 동료가 고성능 진공청소기를 들고 나타날 때까지 고객들을 달래기 위해 ‘급행권’을 발부하기도 한다.

애너하임 경찰서의 대변인인 다론 와야트 경사는 허가 없이 재를 뿌리는 것은 경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디즈니랜드로부터 재에 대한 수사 요청이 있어 경찰이 응한 적이 있지만, 파크 내에서 누군가 재를 뿌린 일로 체포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원 근무자들이 많은 재를 발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터뷰한 유해를 뿌린 유가족 중 공원 관리자들이 자기들이 재를 뿌리는 것을 현장에서 알아챌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사람들이 유해를 많이 뿌리는 장소 중 한 곳인 디즈니파크의 스몰 월드.   출처= People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 출신의 주정부 공무원인 41세의 샤논 히메브룩은, 인디애나주의 한 플라스틱 공장에서 일하는 그녀의 아버지와 함께 여름이면 디즈니 월드를 찾곤 했다.

그녀는 “아버지는 디즈니에만 가면 평소에 보던 피곤에 찌든 야간 근무조 노동자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아버지는 '미키 마우스를 사서 그 안에 네 이름을 새겨 넣자!'고 말하셨지요. 그것은 마치, '아빠는 너를 정말 사랑해, 우리 이대로 영원히 지낼 수 있을까'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히메브룩은 올 초에 디즈니 파크 정문 근처에 아버지의 유해를 뿌렸다.

뉴저지주 노스필드(Northfield)에서 온 안경사 사무실 직원인 47세의 킴 페솔라노 데바스도 스몰월드 아래 물 속에 어머니의 유해를 쏟았다. 올 12월이 되면 어머니의 15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공원을 다시 찾을 것이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어머니를 묻어둔 곳에 간다”고 말하는 대신 “디즈니월드에 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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