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초경을 시작했어요. 앞으로 성장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딸 아이의 초경은 언제나 갑작스럽다. 요즘 아이들은 원래 빨리 크니까 싶다가도, 갑자기 마주하게 되는 딸의 초경은 당황부터 하기 쉬운데, 실제로 엄마들이 진료실에 꾸준히 문의하는 내용도 ‘초경 전후 성장관리’다.

평균 초경 시작 나이 11.7세… 초경 전 증상 이렇게 체크하세요

사람의 결정적 성장 시기는 정해져 있다. 보통 20세 전후이며, 사춘기 3~4년 동안 성장 곡선이 가파르고 이 시기가 지나면 성장 속도가 차츰 떨어지게 된다. 특히 여자 아이의 경우 ‘초경 전후’를 잘 살펴야 한다.

여자 아이들의 초경이 평균적으로 빨라지는 추세다. 2014년 진행된 서울시 인구조사를 보면 서울시내 여자 아이들의 평균 초경 연령은 11.7세이고, 10세 이하 초경도 2.9%에 달한다.

아이들의 초경 시기가 빨라지는 데에는 여러 환경적·유전적 원인이 있다. 보다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것은 ‘질병으로 인한 이른 초경’이다. 대표적 질환이 ‘성조숙증’이다. 성조숙증은 성호르몬이 이른 시기에 분비되어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사춘기 현상인 유방 발달, 음모 발달, 고환 크기 증가 등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증상이 남아 9세, 여아 8세 이전에 나타날 경우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아이가 성조숙증일 경우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거나 통증이 동반하지 않지만 또래 집단에 비해 빠른 발육 성장을 보여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초경이 일찍 시작할 경우 갱년기나 폐경 시기 역시 빨라질 위험이 있다. 8세경부터 키 성장 속도가 증가하는 여자 아이가 빠른 성장으로 인해 성장판이 일찍 닫힐 경우, 평균보다 5~10㎝ 정도 작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자 아이들은 초경 전 신체 변화를 보이는데, 대표 증상이 유방의 발달이다. 유방의 변화를 1~4단계로 나누면 통상적으로 3~4단계에서 초경이 시작한다고 보면 된다. 1단계는 유두만 솟은 평평한 가슴이라면 2단계에는 유방과 유두가 솟아오르고 가슴 멍울이 생기며 유륜이 확대 된다. 3~4단계에는 유두와 유륜이 튀어나와 유방 위의 2중 융기를 형성하며 5단계에는 유륜이 후퇴해 유방과 높이가 같아지고 유두만 튀어나온 성숙한 유방으로 완성된다.

초경 후 키 성장관리, 중요한 것은 성장판보다 ‘균형’에 있다

여자 아이들의 키는 일반적으로 유방 발육 시작과 생리 시작 전까지 가장 많이 성장하며, 생리가 시작된 후부터 속도가 서서히 감소해 1~2년 후에 성장이 끝나게 된다. 초경 후 7㎝ 이상 자라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초경 전후 시기가 성장 관리에 가장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이때 1:1 체질 관리를 통해 한방 외에도 생활과 식이 수면 습관까지 함께 관리한다.

가장 좋은 것은 초경 전부터 초경 시작에 대비해 성장 관리를 하는 것이다. 이미 초경을 시작했으나 1년 사이에 키가 2㎝ 미만으로 자라는 등 또래보다 작은 편이라면, 전문가 진단과 검사를 통해 골 연령을 체크하고 체내 면역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다. 초경 후에는 남은 시간 동안 성장 가능한 키를 키워내야 하는데, 초경 후 키는 평균 5~6㎝ 더 성장할 수 있다.

이때 성장판에 너무 집중할 이유는 없다. 성장판이 닫힌다고 전혀 키가 크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성장판은 다리에 있는 성장판을 뜻하고 남아의 경우 16세, 여아의 경우 14세에 다리 성장이 끝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척추 성장은 남아 있다. 남아 18세, 여아 16세까지 지속되므로 다리 성장판이 닫힌 뒤 조금 더 자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음식을 골고루 적당히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운동하는 것이다. 각 개인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자랄 수 있는 기본 키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하지만 후천적, 환경적 요인이 적절하게 제공되면 최대 신장까지 자랄 수 있고, 성장에 좋지 못한 환경에 처하면 유전적으로 정해진 만큼까지 자라지 못하게 된다. 물론 키가 전적으로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키는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물이다. 특히 사춘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