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이 감산규모 합의에 난항을 겪으면서 하락 압박을 받았다.

6일(현지시간)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019년 1월 인도분은 전날 보다 2.6%(1.40달러) 내린 배럴당 51.4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브렌트유 2월 인도분은 2.45%(2.05달러) 하락한 배럴당 60.0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유가는 이날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시작된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산유국 회동에서의 감산규모를 주시했다. 이날 회의에서 감산규모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가운데, 시장의 기대보다 작은 규모의 감산 가능성이 나오면서 불안이 증폭됐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가량의 감산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앨버타주의 하루 평균 32만5000 배럴 감산 등을 고려하면 이 정도 감산이 충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OPEC 경제위원회가 권고한 감산 규모 하루 평균 130만 배럴에 못 미치는 규모다. 시장에서도 유가 하락세를 멈추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130만 배럴~140만 배럴의 감산이 필요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감산규모를 확정하기 위한 논의가 쉽게 끝을 맺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알 팔리 장관은 “감산규모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내일까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2거래일째 큰 폭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약세인 점도 유가 하락을 압박했다.

중국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미국의 요구로 캐나다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우려가 확산했다. 미국은 화훼이의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를 요청했다.

미·중의 대립 우려가 커지면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장중 한때 800포인트가량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에도 미·중 간 무역 협상 회의론과 미 국채 금리 역전 우려 등으로 급락했었다.

다만, 미국의 원유 재고가 11주 만에 증가세를 멈춰 유가의 하락 압력을 완화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732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원유재고는 앞선 주까지 10주 연속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산유국의 최종 감산 규모를 주시하고 있다.
존 키들루프 어케인 캐피탈 창립자는 “100만배럴 감산은 명백하게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면서 "산유국 내에 혼란이 있는 게 분명하며, 의견이 통일되기보다는 이견이 있는 것이 명확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