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는 근무 환경과 직원들에 대한 보상 등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출처= Bain & Co.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 최대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선정하는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에 매년 상위 5위 안에 든 회사는 구글도, 페이스북도, 애플도 아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는 이번 순위 선정에서 2019년 명예의 배지는 네 번째로 1위를 차지한 베인앤컴퍼니(Bain & Co.)에 돌아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는 근무 환경과 직원들에 대한 보상 등에서 직원들에게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글래스도어는 직원 1000명 이상의 미국 회사 중 지난 1년 동안 최소한 75개 이상의 입증된 평가가 달린 회사를 대상으로 매년 미국 최고 대기업의 순위를 계산한다(모든 기업에 대한 평가 건수는 평균 300건이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회사의 근무 환경, CEO, 보상 및 복리후생에 대한 직원들의 긍정적 부정적 의견을 취합해 점수를 매긴다.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와 보스턴 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 각각 3위와 5위에 오르면서 올해 처음 상위 5위 안에 진입했고,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Zoom Video Communications)과 프로코어 테크놀로지(Procore Technologies)가 대기업 목록에 처음 이름을 올리면서 단숨에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링크드인(LinkedIn)이 6위, 룰루레몬(Lululemon)이 9위, 사우스웨스트 항공(Southwest Airlines)이 10위에 오르며 페이스북(7위)과 구글(8위)과 함께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4.3점으로 1위와 0.3점 차이지만 순위로는 각각 34위와 71위에 올랐고, 아마존은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 글래스도어는, 직원 1000명 이상의 미국 회사 중 지난 1년 동안 최소한 75개 이상의 입증된 평가가 달린 회사를 대상으로 매년 미국 최고 대기업의 순위를 계산한다.  출처= Glassdoor 웹사이트

글래스도어는 구인 공고를 게시할 뿐 아니라, 기업들이 구직자들의 평가와 함께 글래스도어 사이트에 회사 사이트를 홍보하는 별도의 ‘기업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 초에 일본의 최대 취업 사이트를 소유하고 있는 리크루트 홀딩스(Recruit Holdings)가 12억달러에 인수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실리콘밸리의 헤비급 선수들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5위권에서 벗어났다. 물론 그래도 상위 10위권 안에 들어있다(페이스북은 지난해 1위에서 올해 7위로, 2015년 1위였던 구글은 올해 8위로 밀려났다).

올해 검색 거인 구글은 2만명이 넘는 직원들이 참여해 성추행 항의 시위를 벌이는 소동을 겪었고, 소셜미디어 플랫폼 거인 페이스북은 이용자 정보 누출 등 연이은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면서, 사람들은 이 두 기업의 순위 하락은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었다는 신호로 추정한다.

그러나 글래스도어의 앤드류 체임벌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점수 차가 너무 미미하기 때문에 순위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비판의 대부분은 페이스북 외부에서 나온 것이므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많은 직원들이 그에 의해 영향받은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일부 항목에서는 그와 같이 외부에 나쁘게 알려진 것이 오히려 직원들의 ‘내부 단합’에 더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페이스북의 점수(4.5)와 1위 회사와의 점수(4.6) 차이는 극히 미미하며, 지난 9년 동안 상위 자리를 유지했던 페이스북은 지난 2015년에도 전년 5위에서 13위로 순위가 떨어진 적이 있었다.

사실 상위 랭킹 회사들과 100위 회사 간의 차이는 0.4점(5점 만점에 4.6점에서 4.2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1년 사이에 순위가 변동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그러나 회사의 사업 전망에 대한 질문에 페이스북 직원들의 반응은, 지난해 89%였던 긍정적 평가가 올해 82%로 줄어들었다고 체일벌린은 말했다.

그는 “내년 순위 평가에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소비자뿐만 아니라 구직자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불안감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글래스도어의 결과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페이스북의 내부 조사보다는 훨씬 나은 것으로 보인다. <WSJ>은 지난 11월 중순 페이스북이 힘든 한 해를 보내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며, 직원의 절반 이상이 페이스북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한 직원이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로 1년 전보다 32% 포인트나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WSJ>은 글래스도어가 단지 436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데 반해 <WSJ>은 2만9000명의 직원들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제네비에브 그르디나 대변인은, 페이스북이 2년마다 실시하는 ‘전반적인 호감도’ (Overall Favorability) 조사에서 70%가 나왔다며 이는 4월 이후 불과 2% 포인트 떨어진 수치라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WSJ>에 보낸 성명에서 “페이스북이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직원들이 매일 함께 모여 지난 1년간의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고 더 강한 회사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고 있다. 페이스북의 모든 직원들은 우리의 미래에 한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하며, 고객들에게 좋은 제품을 선보이고 사용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이 경색되고 투명성과 책임에 대한 문화적 욕구가 커지는 시기에, 글래스도어의 순위는 구직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하는 CEO들의 관심을 끄는 한 가지 방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글래스도어는 그 방법론에 대해 “그 기업들이 글래스도어의 고객 여부냐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들을 구직자들의 객관적 평가에 따라 동등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글래스도어의 순위 데이터는 최고 수준의 진실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체임벌린은 “예를 들어 회사는 구직자들의 평가가 의심스러운 경우, 의심스러운 IP 주소 패턴을 찾아 해당 기업이 의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올렸는지를 감시한다”고 말했다. 만일 특정 기업이 의도적으로 직원들을 시켜 긍정적 평가를 작성하게 한다고 해도, 그것이 그 회사에 대해 불만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부정적 의견을 올리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진실은 곧 밝혀지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