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볼링으로 건강을 챙기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회원들 간 친목도모까지 일석삼조를 얻을 수 있는 사내 동아리가 있어 관심이 주목된다. 바로 회원들이 무슨 일이든 선두에서 최선을 다해 주도적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아 만든 동아리 CJ CGV ‘레드핀(Redpin)’이다.

▲ CJ CGV 사내동아리 '레드핀(Redpin)' 회원들이 CJ 볼링펍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볼링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가운데 CGV수유 ‘볼링펍’에서 <이코노믹리뷰>가 그들을 만났다. 볼링펍에 들어서자 신나는 음악과 함께 깔끔하게 진열된 다양한 맥주가 귀와 눈에 들어왔다. 볼링핀이 시원하게 쓰러지는 소리와 코끝에 닿는 달콤한 버터구이 오징어 향기가 함께 오감을 자극했다.

레드핀 회원들은 먼저 게임을 하고 있었다. 회원들은 레인 뒤 의자에 앉아 테이블에 놓인 핫도그 등 간단한 스낵과 차가운 음료, 맥주를 마시면서 편하게 앉아 순서를 기다렸다. 회원들의 얼굴에는 한 달에 한번 정식 모임에서 서로를 만나 반갑다는 표정과 여유가 느껴졌다.

“동아리는 2010년에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에서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사회봉사단체를 하려고 했어요.” 이준휘 레드핀 회장은 차분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회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여러 사정을 고려해 봉사활동은 일 년에 두 번 정도 제대로 하기로 하고,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실내운동을 찾다가 볼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레드핀은 우선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CGV CSV 파트와 연계해 상반기에 어린이 방과 후 공부방에 봉사를 나간다. 이준휘 회장은 “어린이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볼링장에서 함께 게임을 하면서 노는 봉사활동이다”면서 “어린 아이들 중에서 볼링을 재미있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동아리 모임에 불러서 가르쳐주기도 하고 함께 즐긴다”고 말했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여러 명에게 볼링을 경험시켜주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비용이 부담될 수 있다. CGV는 사회적 책임을 하면서도 직원들의 사기도 북돋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아이들이 공부방에만 있다 보니 볼링을 해볼 특별한 기회가 없는 것 같았다”고 회상하면서 “볼링공이 무겁고 자세가 어색하니 처음엔 넘어지기도 하고 공을 이상한 곳에 떨어뜨리기도 한다. 방법을 알려주면서 함께 한두 게임 하고 나면 아이들이 웃으면서 신나게 논다. 흐뭇하고, 뿌듯함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레드핀이 활동하는 어린이 공부방 볼링체험은 오랜 시간 이어졌다. 이 회장은 “처음에 본 꼬마 아이가 어느새 청소년으로 커서 볼링을 아주 능숙하게 치기도 한다. 인연이 이어지는 것이 참 좋다”면서 내년 봉사활동을 기대했다.

회원들의 설명에 따르면 레드핀은 하반기엔 정기 모임마다 각출해서 동아리 운영에 사용하고 남은 금액을 모아 연탄은행에 기부를 하고, 연탄을 나르는 봉사활동을 한다. 회원들은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수밖에 없는 활동을 하고 있다.

▲ CJ CGV 사내동아리 '레드핀(Redpin)' 회원이 CJ 볼링펍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한 해에 두 번 봉사활동에 집중하는 레드핀은 의미 있는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레드핀에는 모두 스트라이크를 쳤다는 의미의 ‘퍼펙트게임’을 이룬 회원도 있었다. 퍼펙트게임의 주인공 최진우 회원은 “볼링을 정식으로 배운 건 아니고 예전부터 좋아했다”면서 “운이 좋아 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얼떨떨했지만, 함께한 동료들이 찍어준 동영상을 보니 실감이 났다. 그날은 회원들에게 치킨과 맥주를 사면서 볼링 얘기도 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볼링은 다른 경기에 비해서 아마추어와 프로의 갭이 크지 않은 게임일 수 있다. 게임을 하는 당시의 컨디션과 집중력에 따라 아마추어도 프로를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볼링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레드핀은 2014년 CJ 계열사의 모든 볼링 동아리가 참여한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 CJ CGV 사내동아리 '레드핀(Redpin)' 회원들이 CJ 볼링펍에서 게임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사내 동아리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동료들 사이의 유대감이다. 동아리 신입인 차민철 회원은 지난해에 입사해 최근 레드핀에 가입했다. 그는 “취미활동을 하면서 인적 네트워크도 얻을 수 있다”면서 “회원들 연차가 모두 다르고, 맡은 업무도 달라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업무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 회원은 “물론 일을 위해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모임에서는 대개 볼링에 대해서 95% 대화를 나눈다. 일과 취미를 확실히 분리한다. 관계가 쌓여 나중에 혹시나 하고 여쭤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 따르면 동아리가 약 10년 동안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볼링을 통한 동료 사이의 친교,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져진 유대감이다. 그는 “CGV 내에서 처음으로 볼링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하면서 사내 인트라넷에서 이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다”면서 “올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인 CGV 볼링펍도 만들어졌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취미, 일, 유대감의 선순환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