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매출 1조원을 기록할 제약사가 여섯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각 제약사 전경. 출처=각 제약사,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이소라 기자] 연매출 1조원 제약사가 탄생한 지 4년여 만에 ‘1조클럽’ 진입을 목전에 둔 제약기업이 무려 여섯 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국적사의 카피 제품인 제네릭(복제약)으로 매출 상승에 한계를 느꼈던 국내사들은 최근 잇단 기술수출과 꾸준한 해외진출을 통해 성장폭을 키우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GC녹십자 양강 체제로 굳어졌던 제약업계 매출 지형도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올해는 셀트리온, 대웅제약, 한미약품, 한국콜마(CJ헬스케어 합병) 등이 새롭게 1조클럽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2014년 업계 최초로 매출 조(兆) 시대를 연 유한양행은 연매출 2조원을 향해 가고 있다. 연결기준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1046억원으로, 이달 얀센으로부터 기술수출료가 지급되면 연간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JW중외제약, 동아에스티 등 매출 10위권 중견제약사 두 곳의 매출을 합산한 것보다 큰 규모다.

다만 영업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423억원으로 전년 동기 760억원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수출한 항암제(원천기술 오스코텍) ‘레이저티닙’ 기술수출 계약금 336억원이 4분기에 반영되면 수익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는 2015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이래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백신 수출을 확대를 꾀하며 올해 연결기준 3분기 누적매출 988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9616억원 대비 소폭 성장했다. 회사는 독감백신 등 상품 판매가 정상화되는 4분기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 9603억원으로 1조원 진입을 눈앞에 두고 고배를 마셨다. 대웅제약은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 등을 공동판매 하는 전략으로 매출 1조원 진입을 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연결기준 올 3분기 누적매출 759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 평균 2500억원 사실상 매출 1조원 달성이 가시화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49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글로벌 시장 독주와 혈액암 치료용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유럽 판매 호조로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램시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기준으로 합산한 결과 글로벌 연간 매출이 이미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 7395억원으로 분기당 매출 평균치를 감안하면 1조원 진입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역시 지난해 매출 9165억원으로 1조클럽 목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연결기준 올 3분기 누적 매출 722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무난한 성장을 기록했다. 마지막 4분기 이변이 없는한 유사한 성장률을 기록, 매출 달성에 성공할 전망이다. 

올해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한국콜마도 매출 1조원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화장품 ODM(제조생산개발) 사업이 핵심인 한국콜마는 연매출 8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회사는 당초 제약 사업을 위해 콜마파마 등을 키워왔다. 매출의 30%가 넘는 2000억원 가량이 제약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콜마는 인수 제약사 CJ헬스케어 매출까지 합산하면 단숨에 업계 톱3 안에 들 수 있다. CJ헬스케어 지난해 매출은 5208억원으로 한국콜마와 합산하면 총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매출 외형은 산업 성장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기업의 매출 규모가 투자의 규모를 결정 짓는데 중요한 역할은 하고 결국 그런 것들이 신약연구개발 투자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