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파이낸셜 타임즈는 4일 영국 비밀 정보국 수장이 영국 통신망 중심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 화웨이의 5G장비 도입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의 백도어 논란이 불거지며 다양한 논란이 나오는 가운데, 한 국가의 첩보기관 수장이 직접 화웨이를 거론해 눈길을 끈다.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영국 첩보기관 MI6의 수장인 알렉스 영거는 자기의 모교인 스코틀랜드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영국 첩보당국은 중국의 영국 통신망의 개입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영거는 "중국에서 화웨이는 다른 법적, 윤리적 체계을 가지고 있다"며 "화웨이는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은 동맹국들이 화웨이 장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정한 상황에서, 중국이 가진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러시아, 북한과 같은 곳에서의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이는 M16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한다”고 말했다. 미국, 호주 등 첩보 동맹국들이 화웨이 5G 장비가 중국 정부의 첩보활동에 쓰일 수 있다며 도입을 금지한 상황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영국은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 회사인 ZTE 제품을 영국 내 들이는 것을 금지한 상태다. 그러나 화웨이 장비의 경우 영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BT가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영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BT 측은 최근 “현재 진정한 5G장비 제공업체는 화웨이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다른 업체들은 화웨이를 추격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표면적으로 큰 동요가 없어 보인다. 지난 29일 에릭 수 화웨이 순환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웨이는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도움을 구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정 국가가 우리를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화웨이의 시장 진입을 막는 것은 5G를 운용하는 통신사의 운용비용을 높이고 소비자의 통신비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