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4일(현지시각) 내년의 경기침체가 우려되면서 일제히 급락했다.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가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보다 높은 단고장저현상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10%(799.36포인트) 내린 2만5027.0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20%(90.31포인트) 하락한 2700.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80%(283.09포인트) 떨어진 7158.43에 마감했다.

업종별로 유틸리티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하락했다. 산업업종이 4.35%로 가장 하락폭이 큰 가운데, 재량소비재 3.91%, 필수소비재, 1.63%, 에너지 2.93%, 금융 4.40%, 헬스 2.30%, 소재 3.08%, 부동산 1.26%, 기술 3.86%, 커뮤니케이션서비스 3.14%로 떨어졌다. 반면 유틸리티는 0.15% 상승했다.

종목별로 IT대장주 등 굵직한 분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애플은 4.40% 하락했고, 아마존은 전거래일의 상승폭과 맞먹는 5.87% 내려앉았다. 넷플릭스 역시 5.16% 하락했다. 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는 전거래일의 상승폭보다 큰 6.93%로 크게 떨어졌다. 월트디즈니 2.48%, 버라이존은 0.22% 하락을 기록했다. JP모건체이스는 4.46%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채권 만기 기간과 금리 수준이 역전하는 단고장저 현상에 주목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드웹과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장중 2년물과 5년물 스프레드는 –0.45bp까지 밀렸다. 1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를 뜻한다. 또한 2년물과 3년물 수익률 스트레드가 –0.10bp를 기록하면서 2008년 1월 이후 약 10년만에 장단기 국채의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이를 경기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팔자’를 외쳤다.

투자자들 일각에서 2년, 3년 채권의 금리가 5년물 금리를 앞지르면 10년물 금리도 역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면서 비둘기파 행보를 보인 이후 장기물 금리가 하방 압력을 받은 반면, 단기 금리는 올 12월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한된 낙폭을 보였다.

미중 정상회담의 기대감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급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자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향후 90일 동안 추가 관세 보류, 지적재산권 문제 등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내년 초로 예견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과 품목 확대를 보류했다.

그러나 시장은 3개월 안에 근본 해결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이 ‘관세맨’이라면서, 협상이 난항을 보이면 도로 중국에 강경책을 펼 것이라고 암시했다.

전문가들은 전거래일의 주가 상승이 단순히 분쟁 일단락에 따른 안도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장 관세의 인상 위험은 면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라이언 뉴먼 인포마 파이낸셜 인텔리전스 전략가는 로이터에서 “무역 협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 결여와 불확실성을 투자자들이 주가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편 5일 증시 시장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으로 휴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