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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 천국' 중국 실리콘 밸리 '심천' 주목받는 이유미중 무역전쟁 가속, 이젠 모방 천국 아닌 혁신 천국 변신중
홍석윤 기자  |  syhong@econovill.com  |  승인 2018.12.04  16:38:10
   
▲ 하드웨어 해커 앤드류 황은 시장에서 구입한 부품들로 스마트폰을 만드는 법을 직접 보여주었다.    출처= Adrew Huang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중국 선전(深圳, 심천)의 화창베이(华强北) 시장에 가면 아무 것도 없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여러 층에 걸쳐 수십만 평방 피트에 달하는 이 시장은, 카메라, 마더보드, 프레임, 스크린 등 일반적인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을 판매하는 상인들의 총 본산이다. 적당한 부품 몇 개를 사면 그것들이 어떻게 조립되는지 다 알 수 있다.

물론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다. 이 시장에 가면 보조 배터리, 드론 등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전자 기기 부품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확실히 여기에서 복제 활동을 통해 짝퉁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애플이나 삼성 기기의 디자인은 주기적으로 복제된다. 미국 정부의 최대 골칫거리 중 하나인 지적재산권은 여기서는 일체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 어느 한편에서는 혁신적인 발명도 일어나고 있다. 이곳의 부품들을 사용해 기존 가젯의 완전히 새롭고 개선된 버전을 만들어 내려는 사람들도 있다.

빙글빙글 도는 혼란스러운 시장은 중국에서 혁신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 나라를 외국 회사들이 설계한 제품을 생산만 하는 거대한 제조 기지로 보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오해라고 말한다.

뉴욕대학교 상해 분교의 크리스찬 그레웰 경영학 교수는 "중국에서 엄청난 규모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우리가 전혀 알지 못하는 가운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Xiaomi)가 어떻게 사용자 피드백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고, 텐센트의 위챗(WeChat) 앱과 앤트 파이낸셜(Ant Financial)의 알리페이(Alipay)를 통해 중국이 얼마나 빨리 디지털 결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지를 지적했다.

CNN이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일컬어지는 선전을 심층 보도했다. 

하드웨어의 허브

한때 홍콩 근방의 그늘에 가린 작은 어촌이었던 선전은 이 지금은 1200만 명이 넘는 화려한 대도시가 됐다.

중국 남부 주강 삼각주(珠江三角洲, Pearl River Delta) 전역에 퍼져 있는 다른 도시들과 함께, 선전은 80년대와 90년대를 지나면서 세계의 공장 기지로 명성을 떨치며 엄청난 산업 제품과 소비자 제품들을 쏟아 냈다. 그러나 오늘날 선전은 텐센트, 화웨이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의 본거지로서 중국의 실리콘 밸리로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선전이 글로벌 기술 공급망의 중심지라는 도시의 위상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야심찬 젊은 기업가들을 끌어 들이는 자석과 같은 곳이 되면서, 비군사용 드론 세계 1위 업체인 DJI와 같은 스타트업도 배출했다.

기술 교육 스타트업 메이크블록(Makeblock)의 제이슨 왕 최고경영자(CEO)는 "만약 아이디어만 있다면, 이 곳에서 그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속하게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메이크블록은 어린이들이 경주용 자동차나 보행 로봇 같은 것들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키트를 생산한다. 메이크블록의 제품과 소프트웨어는 어린이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들이다.

선전에서는 메이크블록이 필요한 하드웨어를 즉시 조달해 주고 기술 인력의 자원도 풍부하다. 메이크블록은 지난 자금 조달라운드에서 3억 5천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자회사로 평가받았다.

왕 CEO는 "이곳에는 기술 대기업이 많고 하드웨어 개발 엔지니어를 찾기가 매우 쉽다.”고 말한다. “같은 대도시이지만 베이징이나 상하이에는 그런 이점이 없습니다."

   
▲ 아이들을 위한 컴퓨터 프로그래밍 키트를 제작하는 기술 교육 스타트업 메이크블록이 만든 로봇.   출처= Makeblock

빠르게 움직이는 곳

선전에서는 모든 일이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배터리 기술 회사인 안커 이노베이션(Anker Innovations)의 스티븐 양 CEO는 "정말 빠른 속도로 제품을 개발하려면 중국에 있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선전에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다른 곳에서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해야 할 일은 여기서는 단 몇 시간 안에 할 수 있지요"

구글에서 근무했던 36세의 양 CEO는 안커 이노베이션을 스마트폰과 다른 기기용 보조 배터리를 생산하는 최고 기업 중 하나로 만들었다. 지난 해 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아마존과 월마트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양 CEO는, 10년 전 선전이 모방이 90%, 혁신이 10%를 차지했다면, 이제는 혁신이 70%, 모방이 30% 정도 될 것이라고 말한다.

외국 기업들도 중국 기업들이 이제야 비로소 자신들의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중국의 유럽연합 상공회의소가 실시한 연례 조사에서, 올해 처음으로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중국 기업을 유럽 기업과 동등하거나 더 혁신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만연한 모방

선전에서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상표권 침해와 지적 재산권 절도 행위가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음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가짜 아이폰과 나이키 운동화가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등 위조 산업은 여전히 거대하다.

양 CEO에 따르면 안커도 초창기에 가짜 제품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국 당국도 모방제품에 대해 점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는 “기술 모방, 제품 복제에 대해 매년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지적 재산권에 대한 중국의 무단도용은 두 거대 경제 대국 간 무역 전쟁의 가장 큰 이슈다.

지난 주말 G20 정상 회담에서 양국은 극적으로 석 달 기한의 휴전에 합의했다. 앞으로 석 달 동안 무역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향후 무역 협상의 최대 문제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요구, 사이버 절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세계적인 기술 강국이 되고 싶다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뉴욕대학교 상해 분교의 그레웰 교수는 "중국은 몇몇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점유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전기 자동차나 인공지능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중국이 혁신의 결과를 해외까지 보내려면,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에 관해 국제 사회에 완전히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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