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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 준비하는 보령제약오너 2세 김은선 10여년만에 물러나고 장남 김정균 떠올라
이소라 기자  |  shell@econovill.com  |  승인 2018.12.04  15:11:06
   
▲ 김은선 보령제약그룹 부회장. 출처=보령제약

[이코노믹리뷰=이소라 기자] 보령제약그룹이 ‘3세 경영’ 체제에 접어들 전망이다. 경영 승계 공식인 지주사 전환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오너2세 김은선 부회장(60)이 취임 10여년만에 보령제약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업계 내부에선 그간 계속돼온 장손 김정균(32) 승계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은선 보령제약그룹 부회장은 전일 일신상의 이유로 보령제약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보령제약은 기존 김은선, 최태홍 각자대표 체제에서 안재현, 최태홍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안재현, 최태홍 대표 모두 전문경영인이다. 최태홍 대표는 오는 2019년 3월 임기가 만료돼 향후 거취가 불분명하다.

김은선 부회장은 현 보령제약그룹 김승호 회장의 4녀 중 장녀로 제약업계 내에선 유일한 오너일가 여성 최고경영자다. 지난 1986년 보령제약에 입사한 이후 2009년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하며 여성 리더 시대를 열었다. 여성 경영인을 찾아보기 힘든 제약업계에서 김은선 전 대표는 매우 상징적인 인물이었기에 이번 대표직 사임에 쏠린 관심은 높다.

제약업계는 장기간 신약개발을 강력한 오너십으로 이끌어갈 경영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는 가운데 보수적 자세로 경영에 임해온 보령제약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Only 전문경영인 체제를 혁신적으로 도입했다는 데 대해서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과거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가 오너 체제로 회귀한 수많은 선례들이 있었기에 이번 체제 전환이 얼마나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 안국약품, 서울제약 등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가 몇 년 만에 오너 체제로 복귀했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초 보령홀딩스를 설립하고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준비해왔다. 지주사 전환은 흔히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계열사 지배 구조 최정점에 있는 지주사 지분만으로도 지배력을 수직구조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승계와 맞물려 지주사 전환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일동제약그룹, 제일약품그룹 등도 지난해 오너 3세 승계와 함께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다만 보령홀딩스는 지난해 7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인 자산총액 기준이 1천억원에서 5천억원으로 상향되면서 공식적인 지주사 전환에는 실패했다. 당시 보령홀딩스 자산총액은 973억원에 불과했다. 회사는 조만간 지주사 전환 절차를 다시 밟을 예정이다.

보령제약그룹의 차기 경영자로 점쳐지는 오너3세 김정균 보령홀딩스 상무는 김은선 부회장의 장남이다. 외부와 철저히 단절돼 뚜렷한 활동이 없었던 그는 지주사 전환이 시작된 지난해 초 입사 3년만에 보령홀딩스 상무에 올랐다.

미약한 회사 내 입지와 달리 그의 지분 구도는 명확하다. 보령제약그룹의 외형상 지주사인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5%의 김은선 부회장, 김정균 상무는 지분 25%로 2대주주에 올라있다.

보령홀딩스는 그룹의 핵심회사인 보령제약 지분 33.7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실상 보령제약에 막강한 지배력을 가진다. 김정균 상무는 별도로 보령제약 지분 1.4%, 보령파트너스 지분88%를 보유하고 있다.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87.4%를 보유해 사실상 김 상무가 주요 비상장 자회사들을 소유하고 있는 개념이다.

다만 원활한 장손 승계를 위해서는 김승호 회장의 막내딸이자 김은선 부회장의 동생인 김은정 보령메디앙스 대표이사와의 지분 정리가 마무리 되어야 한다.

보령메디앙스는 보령제약 지분 5.37%나 보유한 대주주다. 김은정 부회장은 보령메디앙스의 최대주주다. 김은선 부회장과 김정균 상무가 소유하고 있는 보령홀딩스 역시 보령메디앙스 2대주주에 올라있어 지분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승계 외부적인 요인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령제약은 2016년 말 국세청으로 부터 리베이트 관련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회사는 세무조사는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이듬해 법인세 추징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최근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 역시 돌연 퇴임을 선언하고 아들인 이규호 전무(34)에 경영권 승계 의사를 내비쳤다. 4세 경영 체제를 위한 후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웅열 회장에 대한 정치적 이슈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검찰은 이날 이웅열 회장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춘 전문경영인을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차원일 뿐”이라며 “김은선 회장이 등기이사직은 유지하며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이사회 참석 등 경영에는 지속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보령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027억원을 벌어들인 업계 20위권 중견제약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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