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VT와 DCT 변속기. 사진=위키커먼스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자동차에서 변속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엔진만큼이나 자동차 효율에 큰 영향을 준다. 변속기의 경제성 여부 때문이다. 무엇보다 엔진과 달리 변속기는 개발 여력이 남아있다. 변속기는 직접 변속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 때문에 자동변속기(AT) 중심으로 발전해 왔지만, 현재 효율을 중심으로 한 CVT와 DCT 위주로 발전하고 있다.

무단변속기라고 불리는 CVT는 2개의 드럼과 벨트를 이용해 변속을 연속적으로 하는 방식을 쓴다. 수동변속기와 달리 변속 충격이 없기 때문에 부드러운 주행을 선호하는 자동차에 주로 장착된다. 클러치 기구와 각 단 기어열이 없는 단순한 구조기 때문에 고장이 적다. 넓은 기어비 범위를 설정할 수 있어서 연비도 좋다. 무엇보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원가 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자동으로 변속되면서 연비는 수동변속기와 비슷하니 저가 차들의 연비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격이다.

CVT의 장점으로 인해 단점은 명확하다. 부드러운 변속을 위해 단수를 없앴기 때문에 엔진의 회전이 일정 수준까지 올라가기 전, 원하는 만큼의 구동력을 뽑아내지 못한다. 이 때문에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은 후 터보차저가 동작할 때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터보랙(Turbo-Lag) 현상이 일어난다. 구동토크도 상대적으로 작다는 단점도 있다.

듀얼클러치변속기(DCT)는 자동화된 수동변속기다. 기존 수동변속기와 달리 운전자가 클러치 조작 없이도 변속기의 제어 하에 자동으로 변속해주는 수동변속기라고 할 수 있다. 홀수단과 짝수단을 나누고 두 개의 클러치를 이용한 변속을 한다. 홀수단에서 짝수단으로 변속할 때 기존 수동변속기와 다르게 부드러우면서 빠른 변속을 자랑한다. 그만큼 동력 손실도 적다. 수동변속기를 기반으로 해서 연비가 좋다. 다만 CVT보다 구조가 복잡해 내구성이 낮고 가격이 비싸다.

DCT는 구조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구분된다. 건식 DCT는 외부 에너지를 동력으로 생산해내는 액추에이터를 통해 클러치를 작동하는 반면, 습식 DCT는 유압을 제어함으로써 클러치 피스톤을 작동시킨다. 건식은 미션 자체가 허용하는 토크가 낮은 대신 구조가 단순하고 사이즈가 작아 단가가 낮고 효율성이 뛰어나다. 반대로 습식은 토크 허용치가 높아 주로 고성능 차량에 들어가지만, 건식에 비해 크고 무겁다. 통상 스포츠카에는 습식, 일반 승용차는 건식 DCT를 쓴다. 다만 최근에는 상황에 맞게 습식과 건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차량에 장착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기존 AT와 차이는 무엇인가. AT는 편의성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CVT는 변속감, DCT는 응답성과 연비개선이라는 추가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응답성이 빠른 DCT의 장점은 터보차저의 터보랙을 보완하고 더 높은 연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여러 차량에 장착되고 있다. 다만 차량 특성에 따라 엔진과 변속 궁합을 맞춰야 한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변속기를 적용해야 한다. AT와 CVT가 여전히 차량에 장착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