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렛트가 있는 정물, 45.5×53.0㎝ oil on canvas, 1980

최예태 작가(崔禮泰 作家)는 한국미술계의 《보편적 상수》에 속하는 화가이다. 여기서 말하는 보편적 상수란 주로 호남지방을 무대로 해서 유발된 자연주의적인 감성집단을 가리키고 있다. 이들은 미술의 시대적인 조류라던가 구조적인 체계보다도 각기의 감각적 인상을 충실하게 묘사하는 미술의 일을 꾸준하게 거듭해 오고 있는 집단이다.

▲ 네덜란드의 고전, 90.9×65.1㎝, 1980

최예태 화백 작품은 바로크적이다. 여기에는 그가 태어나고 자라난 호남평야의 기름진 퇴비의 부식 토양이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상대적으론 그의 상상력을 풍요롭고 활기 넘치는 충만의 경지로 움트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 가을에, 145.5×112.1㎝,1981

주지하듯이 자연주의란 자연의 외형을 객관적으로 묘사하려는 화풍을 일컬음인데, 높은 레벨의 추상성이라든가 낮은 레벨의 과학성보다는 일상적 레벨로서의 시각 경험을 우선 존중한다는 게 최예태(CHOI YE TAE)의 회화관이며, 이런 뜻에서 그는 보수적이랄 수 있다.

▲ 흑인소녀, 33.4×24.2㎝, 1980

최예태 작가(ARTIST CHOI YE TAE)의 화면은 조형적 가치를 부여하려는 광채(光彩)를 존중하면서도 들끓는 색채의 비등을 스스로 제어하려는 안정감이 있으며 특히 인적 드문 심산계곡의 경관은 시적(詩的)인 리얼리티로 깊게 가라앉는 게 특징이다.

▲ 호반의 만추, 130.3×162.2㎝, 1981

가령 시적인 의미라던가, 상(像)을 만들어 내는 상상력의 힘이라던가 하는 구성력을 통해 관객과 더불어 나누어 가지려는 감동의 에키 밸런스로 평가된다.

△글=유준상(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