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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온라인 오답노트] 인터넷의 '인'자는 참을 ‘인(忍)’자입니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12.06  07:08:17
   

SNS가 대중화되면서 불의에 항거하고 분노하며 차별에 공분하는 모습들은 이젠 일상화돼 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 권위주의에 저항하며 약자를 보호하고 자유와 평등을 외치면 나로 인해 이렇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도 합니다. 이내 온라인에서 로그아웃해 보면 현실세계는 여전히 나만 빼고 돌아가는 듯한 무력감에 실망합니다.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생각과 의식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고 확산시키는데 더욱 익숙해졌지만 현실세계에서 다들 그렇게만 행동하지 않습니다. 오프라인의 나와 온라인의 나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운전대만 잡으면 성직자도 욕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보의 바다에서 감정의 바다로 변한 온라인 공간에서도 키보드, 마우스만 잡으면 사람이 변합니다. 브라우저 속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연방 마우스 클릭하거나 스마트폰 액정 터치에 바쁠 정도로 성격은 급해집니다. 실제 오프라인 대화에선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사소한 마찰도 쉽게 화를 내고 거친 어휘들이 남발됩니다.

바야흐로 온라인은 분노의 사회가 됐습니다. 특정 개인이나 기업의 돌출 행위는 온라인 공간에서 즉시 분노 표출 대상이 됩니다. 누구나 공감하며 공분하는 분노도 있지만 오프라인 사회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표출할 곳 없어 배설되는 분노도 많습니다. 이슈가 발생하면 온라인 공간은 논쟁은 사라지고 언쟁만 남고 이른바 마녀사냥과 희생양 코스프레가 난무합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고객과 소비자들은 온라인 대중이란 이름으로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 분노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작고 사소한 사안에 대한 개인 불만이 공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제 기업의 위기가 발생하면 위기 요소 자체가 가지고 있는 파급력보다 대중들의 감정이 온라인에 모아져서 기업에 주는 부담감이 훨씬 큰 경우들이 많습니다.

SNS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툴로 자리잡으면서 온라인 상 불특정 다수와 관계를 통한 사실 공유와 더불어 서로의 감정이 공유되고 확산되는 장(場)과 파이프의 역할을 인터넷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업 온라인 위기는 온라인 공간 자체에서 발생되는 위기보다는 해당 위기에 대한 대중들의 감정이 온라인에 표출되고 확산되는 자체라 볼 수 있습니다.

작게는 하소연 시작되는 온라인 대중들의 불만은 해결책 요구와 함께 나의 불만이 공유되고 확산되고 이슈화 되길 원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온라인 대중들은 사실과 관계없이 피해자와 교감을 나누고 기업에게 무조건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런 온라인 대중의 불만은 과거처럼 우리 기업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온라인 대중들의 불만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온라인을 통한 위기는 초기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입장만을 강조한 대응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온라인을 대상으로 한 초기 위기 관리의 핵심은 그 대중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그 감정을 완화시키는 대응에 맞춰져야 합니다. 무엇이 온라인 대중을 자극하고 흥분시키고 있는지 파악하고 그 감정을 변화시키고 완화시키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에 중점을 두고 대응을 시작해야 합니다. 이후 온라인 대중들과 진행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또한 감정적 반응을 최소화 하도록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제 온라인은 예상되는 혹은 발생한 이슈 관련 커뮤니케이션을 모니터링 하는 공간이자 기업이 공식적으로 개입하겠다고 판단을 하면 공식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업 온라인 위기 관리는 결국 커뮤니케이션 위기 관리가 됩니다. 이때 기업 온라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사과나 변명을 잘하느냐가 핵심이 아닙니다. 핵심은 해당 위기의 원인을 찾고 그 원인을 고쳐나가는 과정 혹은 결과의 커뮤니케이션이며 이는 최대한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기업 대응이 온라인을 통해 부정적으로 확산되는 원인 대부분은 해당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온라인 대중들의 해석 문제입니다. 감정적이고 혼란스러운 메시지보다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메시지의 반복으로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막아야 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맥락(Context) 입니다. 이 맥락을 통해 '객관적 진실(fact)'와 '주관적 진실'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서적 연결망으로 변모한 온라인 대중의 감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터치할 것인가 하는 기업 메시지와 태도는 해당 이슈에 대한 온라인 대중의 정확한 해석을 만드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변화된 온라인 환경을 이해하지 못한 일부 기업 CEO들은 우리 기업에 대한 온라인 대중의 분노 표출을 모두 단순 불만과 욕설로 치부하거나 비이성적 집단으로 매도합니다. 그리고 온라인 대중을 무시하거나 CEO가 상황에 대해 흥분하면서 처음부터 온라인 대중을 적으로 만드는 대응을 합니다. 물론 기업을 향한 비상식적인 분노 표현과 과도한 욕설을 본다면 누구나 흔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하나 단편적인 분노 표출에 집중하는 것 보다 공감하고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는 대다수의 온라인 대중을 바라봐야 합니다. 감정을 조절하시고 객관적이고 이성적 판단을 통해 대중의 분노를 완화할 수 있는 대응을 모색하고 리드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앞으로 인터넷의 인자는 참을 ‘인(忍)’자라고 기억하시면 훨씬 원만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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