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개발·서비스 업체 라인게임즈가 내년 여러 개의 신작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넥스트플로어와의 합병, 대규모 투자 유치 등 사업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게임 출시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 라인게임즈는 넥스트플로어와 합병했다. 출처=라인게임즈

라인게임즈-넥스트플로어 합병, 1250억원 투자 유치…‘준비 완료’ 

라인게임즈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의 자회사다. 게임 개발·서비스 사업을 목표로 지난해 7월 설립됐으며 만들어짐과 동시에 게임 업체 넥스트플로어의 지분 51%를 사들여 자회사로 삼았다. 게임 사업을 빠르게 시작하려는 라인이 새로운 게임 사업팀을 꾸리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게임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인게임즈와 넥스트플로어는 올해 7월 합병을 결정하고 자회사 넥스트플로어가 모회사 라인게임즈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8월 완전히 합쳐졌다. 회사 이름은 라인게임즈로 정했으며 수장은 라인게임즈 김민규 대표가 맡았다. 김 대표는 넥스트플로어를 세운 인물로 그간 넥스트플로어를 이끌다 지난해 라인게임즈로 자리를 옮겼고 이번 합병으로 라인게임즈의 사령탑을 맡았다. 인사·재무 등 경영지원 업무 총괄에는 넥스트플로어 황은선 전 대표가 선임됐다.

넥스트플로어는 작은 스타트업이 하나의 모바일 히트작으로 단숨에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점에서 선데이토즈와 닮은 게임사다. 넥스트플로어는 지난 2012년 9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 드래곤플라이트가 크게 흥행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그 다음달인 10월엔 법인이 설립됐다. 이 게임은 당시 열풍이던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드래곤플라이트의 누적 다운로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1000만~5000만건으로 추정될 정도로 많은 이용자가 즐긴 국민 게임으로 평가받는다. 

회사는 드래곤플라이트 이후에도 엘브리사, 나이츠오브클랜 등 자체 개발 게임을 출시했고 독립 개발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6년부터는 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진출하며 크리스탈하츠, 프렌즈런 등 게임 서비스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시프트업과 공동 개발한 데스티니 차일드도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회사의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초기 히트작인 드래곤플라이트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준 후속작이 부족했고 좋은 성적을 보인 게임이라도 그 생명력이 오래가지는 못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데스티니 차일드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표기 이슈가 붉어져 개발과 서비스를 맡은 양사 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이로 인한 피해액을 모두 보상한 일도 있었다.

양사의 합병으로 기존 네이버-라인-라인게임즈-넥스트플로어로 이어진 지배구조는 네이버-라인-라인게임즈로 좀더 단순화됐다. 라인게임즈는 합병 이후인 지난 10월 글로벌 투자 업체 엥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1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국내 게임 업계에서 꽤 큰 규모의 대형 투자다. 투자는 라인게임즈가 발행하는 신주 14만4743주를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다. 이 투자로 엥커에퀴티파트너스는 라인에 이어 라인게임즈 2대 주주가 됐다. 지배구조가 단순화되고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좀더 공격적인 게임 사업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라인게임즈 배영진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번 투자를 통해 라인게임즈가 글로벌 게임사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내부 개발 및 서비스 환경을 견고히하며 동시에 검증된 스튜디오들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 열혈강호 오리진 이미지. 출처=라인게임즈

그간 준비한 신작 대거 공개… 모바일 다수, 콘솔 자체 개발 게임도

라인게임즈는 그간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였다. 모바일 컨설팅 기업 피그, 게임 개발사 나노인터렉티브, 스튜디오포립, 우주, 락스퀘어 등에 전략적·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그 외 주사위의 잔영, 데빌메이커 아레나 등의 서비스를 했으며 열혈강호 오리진, 슈퍼스트링 등의 퍼블리싱 계약도 맺은 상태다. 

여러 투자를 기반으로 라인게임즈는 오는 12일 그간 준비한 신작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하는 게임의 수를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약 10종 수준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게임별 플랫폼은 대부분 모바일 게임이며 콘솔 타이틀도 발표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신작 콘솔 게임은 넥스트플로어(현 라인게임즈)가 지난해 2월 티저 영상을 공개한 어드벤처 게임 베리드 스타즈일 것으로 보인다. 이 게임은 자체 개발작이며 검은방, 회색도시 시리즈를 개발한 현 라인게임즈 진승호 디렉터의 첫 번째 콘솔 타이틀이다. 소니의 PS4와 PS 비타 버전으로 개발 중이다.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2 IP를 이용한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도 개발 중이다.

국내 콘솔 시장은 아직 시장 규모가 충분히 크지 않아 게임 업체들의 주 무대는 아니지만 최근 대형 게임사들도 플랫폼 확장의 일환으로 콘솔 버전 게임을 준비하는 추세다. 그만큼 콘솔 시장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도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라인게임즈의 콘솔 신작 발표는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후 콘솔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일본과 북미·유럽 등으로의 진출도 고려할 수 있다. 

모바일게임에서는 지난 8월 티저 영상을 공개한 팩토리얼게임즈의 슈퍼스트링과 비누스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모바일 RPG 열혈강호 오리진 등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 베리드 스타즈 이미지. 출처=라인게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