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 40.9×31.8㎝ 수채화, 1965

우리는 지극히 비근한 일반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선명한 자신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화가들을 가끔 대하게된다. 물론 최예태 작가(CHOI YE TAE, 崔禮泰 作家)도 그 중의 한사람이다. 그의 작품을 일벌해보건대 풍경이나 정물 하나같이 견고한 구성에 건강한 색채로 일관해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흔히 자연주의 계열의 화가들이 빠지고 있는 소재에의 맹목적인 답습이 아니라 언제나 새롭게 대상을 바라본다는 이야기가 되겠으며, 대상을 대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회화적 과정의 엄격성을 지키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 본다.

▲ 화병, 19.0×15.0㎝ 수채화, 1960

특히 최근의 풍경에서 엿볼 수 있는 투명한 시각은 한국의 자연이 지키고 있는 건강한 대기를 전달해주는데 깊은 공감을 자아내고 있으며 금속성의 소리라도 들릴 것 같은 긴장감 색감의 하모니의 빈틈없는 구도와 대응되어 회화적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 있는 듯 보인다.

이 같은 특성은 일련의 정물의 경우에도 적응된다. 이미 최예태 화백(ARTIST CHOI YE TAE )은 국전(國展)의 추천을 거치는 동안 뛰어난 정물작품들을 보여준바 있는데, 이들 작품에서 발견되는 긴한 색채의 유기적 톤과 이의 적절한 조정에 의한 구성에의 몰입은 이번작품들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그 독자의 방법적 천착임을 엿보게 하고 있다.

△글=오광수(미술평론가, 전 국립현대미술관장)/1979. 도불전(展)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