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로 미래 ICT 시장을 정조준했다. 1일 역사적인 5G 전파 송출로 통신 네트워크는 물론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본격적으로 열리는 5G 시대.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 5G 시대가 열린다. 출처=갈무리

1G부터 5G까지

5G의 정확한 개념은 무엇일까. 5G의 G는 Generation, 즉 세대를 의미한다. 이동통신의 발전을 나누는 척도다. ‘5’는 5번째로 등장한 기술이라고 보면 된다. 이동통신 기술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다만 주파수 공용 통신이나 위성 이동통신 등은 사용 대상이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이라는 용어는 서비스 대상 지역을 작은 크기의 여러 개의 셀로 나누어 각 셀마다 중심에 기지국(Base Station)을 세우는 개념이다.

1G는 최초 이동통신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기술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동하며 통신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1G의 대표 기술은 에릭슨이 개발한 북유럽 표준 NMT(Nordic Mobile Telephone) 방식과 영국표준 TACS(Total Access Communication System) 방식, 프랑스 표준 RC 2000(Radiocom 2000) 방식, AMPS(Advanced Mobile Phone System) 방식, 독일 표준 C-450 방식(독일, 포르투갈) 등 5가지 방식이 있다. 국내 1G는 1984년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식회사가 처음으로 차량에 탑재하는 이동통신 단말기를 출시하며 태동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1G 이동통신은 황금기를 맞이한다. 1G 전용 휴대폰과 ‘삐삐’가 보급됐기 때문이다. 이후 1996년 1G 이동통신 가입자는 290만명에 이르며 절정을 향해 달리다가 1999년 2G 시대가 열리며 서비스가 종료됐다. 그 사이에 ‘씨티폰’이 등장해 반짝 흥행을 이끌었으나 PCS 기술이 발전하며 사장되고 말았다.

2G는 아날로그 음성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전송했다. 음성통화 일변도에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이 가능해졌다. 1990년대 초반 태동했으며 기술로 보면 유럽식인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과 미국식인 CDMA 두 가지가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1993년 CDMA 방식이 표준으로 채택된다.

1997년 2G는 주파수 대역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온다. 이용자 급증으로 인해 기존에 활용하던 800MHz 대역 주파수의 포화상태가 심해지자 1997년 10월부터 1.7~1.9GHz 대역의 고주파수 대역까지 이동통신 기술에 할당됐기 때문이다. 동시에 휴대폰의 크기는 1G의 카폰에 비해 비약적으로 작아졌다. 1999년 1G가 완전히 끝나며 2G는 본격적인 비상의 기회를 잡았다. 여담이지만, 지금 흔히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이동통신 대리점이 처음 생긴 것도 2G의 등장과 궤를 함께 한다. 최초로 ‘010’ 번호가 탄생한 것도 2G다.

2G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3G와의 경계에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기술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세대와 기술이 바로 2.5G와 2.7G의 GSM/3GPP 계열, WIDEN 등의 기술이다. 이들의 성능은 3G에 가깝지만 기술적 진화도로 따지면 2G에 속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3G는 기존의 CDMA와 GSM에서 진화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대표적인 기술에는 WCDMA와 HSDPA(고속 하향 패킷 접속) 등이 있다. 이들은 2G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다. WCDMA는 하향 기준으로 2Mbps, 3.5G로 불리는 HSDPA는 14.4Mbps로 WCDMA보다 7배까지 빠르다. 3G를 논하면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가 바로 IMT-2000이다. IMT-2000은 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s-2000의 약자며, 국제 전기 통신 연합(ITU,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이 채택한 국제 표준 통신 기술 다섯 가지를 칭한다. 2014년 10월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전권회의의 주체인 ITU가 등장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기술은 WCDMA(Wideband CDMA), CDMA2000, TD-SCDMA(Time Division-Synchronous CDMA), UWC-136, DECT, 그리고 최근 완전히 사장된 Wibro다.

3G는 비음성 데이터의 이동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를 가진다. 스마트폰의 등장에 열광하며 스마트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는 평가다.

4G 시대는 2000년대 인터넷 기술의 정수다. LTE는 2009년 12월 14일 유럽 통신사 텔리아소네라가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고, 퀄컴과 국내 기업들도 빠르게 LTE 진영으로 합류했다. 국내에서는 2011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4G LTE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존의 1G, 2G, 3G가 각각 기술적으로 뚜렷한 차별점이 있었다면 4G부터는 ‘속도’를 기준으로 구분을 한다.

1G부터 3G까지는 특별한 기술의 변화가 있었으나 4G부터는 속도와 데이터 처리만 핵심으로 삼는다. 이는 5G도 변함이 없다. 일각에서 4G와 5G가 마케팅 수단이라는 비판에 나서는 이유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5G 로드맵 눈길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7월 5G 도입에 따른 주요 산업과 환경변화를 전망한 5G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출간했다. 보고서는 10개의 5G 주요 산업 영역인 ▲자동차 ▲제조 ▲헬스케어 ▲운송 ▲농업 ▲보안·안전 ▲미디어 ▲에너지 ▲유통 ▲금융 산업에서의 전략적, 운영상, 소비자 편익 등을 분석했다. 4개의 기반환경인 ▲스마트시티 ▲비도시지역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에서의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편익까지 전망해 눈길을 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산업과 4개 기반환경에 대해 5G가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2025년 최소 30조3235억원, 2030년에는 최소 47조7527억원으로 추정된다. 해당 연도의 예상 국내총생산(GDP)의 약 2% 수준이다. 특히 10개 산업 중 자동차 산업은 텔레매틱스 가치 증가 등으로 2025년에 3조3000억원, 2030년 7조2000억원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발생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디어 산업에서는 5G로 초고용량 전송 처리가 가능해져 VR, AR 등 실감형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미디어 산업은 2025년에 2조5000억원, 2030년에는 3조6000억원의 사회경제적 가치가 발생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5G로 2030년에는 ▲헬스케어 2조9000억원 ▲운송 2조8000억원 ▲농업 2600억원 ▲보안·안전 7200원 ▲에너지 1조1000억원 ▲유통 2조5000억원 ▲금융 5조6000억원 등 10개 산업 분야에서 최소 42조3439억 원의 사회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 추산했다.

우리가 생활하는 기반환경에도 2030년에는 최소 5조4087억원의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편익을 제공한다고 전망했다. 산업 영역은 시장의 확대, 운영비용의 감소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기반환경의 편익은 범죄율 감소, 이산화탄소 발생 감소, 이동시간 감소 등 사회적 비용 감소 등을 측정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장 김희수 전무는 “5G는 전기, 컴퓨터, 증기기관 등 최상위에 위치한 여타 핵심 기반기술(GPT)들처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과 결합하여 사회 및 경제 전반의 혁신과 진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며, “KT경제경영연구소가 출간한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기존 네트워크와 다른 지능형 네트워크로서의 5G 특성과 산업별 서비스 진화 방향에 대한 이해를 위한 지침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도 5G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발표한 바 있다. 에릭슨은 6월 보고서를 통해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매월 107엑사바이트(EB)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세계 모바일 가입자가 10시간 동안 HD 영상을 재생하는 수치다. 1엑사바이트(EB)는 104만 테라바이트(TB)이고 1테라바이트는 1024기가바이트(GB)다. 에릭슨LG는 “2023년에는 현재의 4G, 3G, 2G 트래픽의 합계보다 1.5배 많은 트래픽 양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5G 가입은 한국, 일본, 중국 같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초기에 높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 기준 동북아시아 지역이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점유율 중 2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5년 후인 2023년에는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5G 생태계에 편입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5G의 미래는 무궁무진하지만, 1일 첫 전파 송출을 일반 국민이 체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아직 5G 스마트폰 단말기가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5G 전파 송출은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중심으로만 시작되기 때문에 커버리지가 좁다. 그러나 핸드오버 방식의 5G가 지원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5G 전략을 보여줄 첫 단계라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