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11월 박스오피스는 ‘프레디 머큐리’의 전설이 지배한 한 달이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4주차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굳게 지켰다. 국내 수많은 마니아들을 보유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와 같은 블록버스터의 개봉에도 초기에만 박스오피스 1위를 잠시 내줬을 뿐 <보헤미안 랩소디>는 개봉 주차가 지나면 지날수록 주말 관객 수가 늘어나는 기염을 토하면서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오래 지켰다. 이에 멀티플렉스들은 싱어롱(관객들이 영화관에서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상영 등 <보헤미안 랩소디>와 관련된 이벤트들을 만들기도 했다. 이후 <보헤미안 랩소디>는 <국가부도의 날>에게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넘겨줬지만 11월 말까지 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한 해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12월은 극장가에게 있어 ‘특수’라고 불리는 성수기다. 이 시기에 맞춰 12월에도 굵직한 대작들의 개봉이 기다리고 있다.  

2018년 12월의 개봉 영화들은 과연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12월의 주목할 만한 개봉 영화들을 소개한다. 

▲ 공효진의 표정에서부터 공포영화 느낌이 팍! 출처= 네이버 영화

<도어락> 한겨울 소름 돋게하는 ‘스릴러’
제작: (주)영화사피어나
배급: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개봉: 12월 5일

과거 ‘납량특집’이라는 표현은 한여름에 개봉해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공포영화들을 이르는 말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공포영화들이 여름 개봉을 고집하지 않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영화 <도어락>도 마찬가지. 오피스텔에 혼자 살아가는 직장인을 몰래몰래 감시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활 밀착형 공포물이기에 더 소름이 돋는다. 믿고 보는 배우 공효진이 범인에게 노려지는 주인공 ‘조경민’ 역을 맡았다. 착한 역할보다는 악역이 더 잘 어울리는 배우 김성오가 이번에는 공효진을 돕는 ‘이형사’로 나온다. (배우 김성오에서 뭔가 반전이 있을 것 같은 건 아마 기자의 기분 탓일 것이다...) <도어락>은 과연 겨울 추위를 잊게 해 줄 스릴러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인가. 
  

▲ 런던도 스모그가 심하다더니...출처= 네이버 영화

<모털엔진> 움직이는 도시?
수입/배급: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개봉: 12월 5일

<모털엔진> 움직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는 악의 도시 ‘런던’에 맞서는 정의의 용사들! 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예고편으로 보이는 어마무시한 스케일이 돋보이는 영화다. 도시들이 움직이면서 전투를 치른다는 상상력은 참 헐리우드답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묘하게 지브리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생각나는 것은 역시 기자의 기분 탓일 것이다. 선악이 모두 잘 어울리는 배우 휴고 위빙(테데우스 발렌타인)이 이번에는 정의의 용사로 나온다. 인류의 존망을 건 전투를 표방하는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이 예상된다.  

 

▲ <겨울왕국> 실사영화 아닙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호두까기 인형과 4개의 왕국> 디즈니, 그리고 음악 
수입/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개봉: 12월 6일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영화는 겨울과 가장 잘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인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이 전반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영화다. 누가 봐도 이건 ‘크리스마스에 봐야하는 작품’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아주 물씬 풍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드로셀마이어(모건 프리먼)’의 파티에 참석한 주인공 ‘클라라(매켄지 포이)’는 돌아가신 엄마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선물을 열어줄 황금 열쇠를 찾게 되고 이를 찾기 위해 호두까기 병정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 다 됐고, 겨울과 디즈니 그리고 음악은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믿고 보자.  

 

▲ 쫄쫄이 검빨수트의 간지! 출처= 네이버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스파이더맨 홈커밍: 2> 아닙니다 
수입/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개봉: 12월 12일 

MCU의 스파이더맨은 이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졌는데 왠 스파이더맨이 또 나왔나...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MCU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본래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들은 각자가 살아가는 서로 다른 지구 즉, ‘평행세계’에 살아간다. 그래서 마블의 세계관에서는 수십 종류의 스파이더맨들이 있다. 이 스파이더맨들이 우연한 계기로 한 세계에서 만나게 된다는 설정이 바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기본 세계관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는 지구616의 스파이더맨이고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주인공 마일즈 모랄레즈는 지구1610의 스파이더맨이자 마블 세계관 유일의 흑인 스파이더맨이다. 애니메이션이라 그저 그런 내용일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미국의 영화 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는 이 작품의 신선도를 100%로 매기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과연 지구 1610의 스파이더맨들이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 두 배우의 눈빛이 마주쳐 불꽃이 튄다...! 출처= 네이버 영화

<마약왕> 어벤져스?   
제작: (주)하이브 미디어코프
배급: ㈜쇼박스
개봉: 12월 19일 

송강호, 배두나, 조정석, 김대명, 조우진 그리고 윤제문 까지. 이건 정말 ‘반칙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화려한 출연진은 바로 영화 <마약왕>의 주·조연 캐스팅이다. <택시운전사>로 1000만 배우 대열에 합류한 배우 송강호가 이번에는 1970년대 우리나라를 뒤에서 쥐고 흔드는 마약 밀수조직의 보스 ‘이두삼’역을 맡았다. 마약 수출로 수많은 돈을 벌어들여 승승장구하던 이두삼 앞에 어느 날 김인구(조정석)이 찾아오면서 이두삼은 위기를 맞는다. 간만에 스케일이 큰 누아르 영화로 돌아온 송강호와 화려한 주·조연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이 기대되는 작품.  
   

▲ "제발...." -지나가던 DC팬- 출처= 네이버 영화

<아쿠아맨> DC의 산소호흡기? 아니면...
수입/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개봉: 12월 19일

DC의 팬들은 “원래 슈퍼히어로들이 한 곳으로 모이는 구성은 마블의 어벤져스보다 DC의 저스티스 리그가 먼저!!”라고 말한다.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의 성공으로 보자면...DC는 마블에게 비교가 되지 않는다. (모 영화 유튜버는 이를 ‘동네 뒷산과 에베레스트의 차이’로 설명하기도 했다.) DC가 야심차게 내놓은 슈퍼히어로 통합 영화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배트맨 vs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은 “너희 어머니 이름도 마사...?”라는 전무후무한 최악의 명대사로 한순간에 DC의 영화들을 웃음거리로 전락시켰다. 이후 <원더우먼>이 약간의 희망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저스티스 리그>가 그야말로 ‘폭망’하면서 DC는 그렇게 또 웃음거리가 됐다. DC 통합 세계관의 새로운 영화 <아쿠아맨>은 과연 꺼져가는 DC 영화의 숨결을 불어넣는 산소호흡기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 <인랑>과는 다른거다! <인랑>과는!! 출처= 네이버 영화

<PMC: 더 벙커> 만화적 상상력, 과연...
제작: 퍼펙트스톰필름
급: CJ엔터테인먼트
개봉: 12월 중 예정 

<PMC: 더 벙커>는 돈을 받고 군사력을 움직이는 글로벌 군사기업(PMC) ‘블랙 리저드’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적 상상력이 묻어나는 영화다. 유사한 콘셉트로 만화에 등장하는 수수께끼의 군사조직을 소재로 한 영화 <인랑>이 대실패를 한 사례가 있기에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믿어 보기로 한다.) 미국 CIA의 의뢰로 블랙 리저드는 거액의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작전장소인 DMZ 지하 30M 비밀벙커에는 약속된 타깃이 아닌 뜻밖의 인물, 북한의 킹(응? 누구?)이 나타난다. 블랙 리저드의 대장인 캡틴 에이헵(하정우)는 작전을 변경해 동료들과 북한의 킹을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시작으로 블랙 리저드는 엄청난 위기에 빠지기 시작한다. 과연 <PMC: 더 벙커>는 <인랑>의 전철을 밟지 않고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