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라 기자] 전통제약사들이 기초연구 석학들이 모여 있는 국내외 대학교에 몰려들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연구에 특화한 대학교 연구인력과 협업해 신약 후보물질의 기초가 되는 메커니즘 연구를 선점하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JW중외제약, 휴온스 등 중대형 제약사들이 국내외 대학교 연구진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벤처기업으로부터 단순히 후보물질을 사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물질 발굴을 도출하는 기초단계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새로운 물질을 더 빨리 확보 할수록 글로벌 빅파로의 기술수출 기회도 더욱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수출에 성공한 경험이 있는 유한양행은 이달 중순께 연세대 교내 벤처 굳티셀에 50억원을 투자했다. 굳티셀은 면역질환치료제 개발 전문으로 고형암과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약 6종의 기초연구를 진행 중이다. 굳티셀 지분 6.25%를 확보한 유한양행은 앞으로 해당 파이프라인 공동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해외연구소 JWTheriac을 통해 의료선진국 미국을 공략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기초연구, 후보물질 발굴 등 고도화된 연구시스템을 활용해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이전하는 기회를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JW중외제약은 재생의학에 중점을 두고 조지 코트사렐리스 펜실베니아 의과대학 교수와 WNT 신호전달을 활성화 시키는 탈모치료제(발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미국 하버드 대학교와도 공동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주제와 성과단계는 비공개라고 밝혔다. 

중견제약사 휴온스도 전국 의약학대학교와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아주대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감각신경성 난청 치료제 개발을 위한 산업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 2월에는 경기도 안산 한양대학교 약학대학 내 '휴온스랩'(Huons Lab)을 설립하기도 했다.

기초연구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시장에선 이례적으로 후보물질 탐색 단계에서 면역함암제를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에 기술을 이전한 동아에스티처럼 최근 신약연구 기초단계에서 기술수출 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새로운 메커니즘을 누가 더 빨리 확보하느냐도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최종 목적은 수익성 제고다. 기초물질을 선점해 가공 후 해외 빅파마에 팔아 수익을 남기거나, 시장에 없는 새로운 혁신신약을 상업화 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되면 그만큼 제약사의 수익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