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카풀 2.0 세대가 본격 시동을 걸고있어 눈길을 끈다. 국회에 카풀의 유상운송을 금지하는 법안이 자유한국당 주도로 추진되는 상태에서 카풀 2.0 세대는 카카오 모빌리티 중심의 카풀 전략의 보완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각오다.

한국형 우버로 불리며 렌터카와 대리운전 비즈니스를 결합해 탄생했으나 국토교통부의 규제로 주춤하고 있는 차차 크리에이션은 내년 1분기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차차의 비즈니스는 독특하다. 드라이버가 차량을 렌트해 평소에는 자기 차량처럼 운행하다가 라이더(고객)와 매칭이 되면 우버처럼, 카풀처럼 작동하는 구조다. 라이더가 탑승하는 순간 드라이버는 대리기사가 된다.

차차의 서비스는 합법적으로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렌터카 회사는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없으나 2015년 11월 30일 시행령 개정으로 임차인이 대리운전 업체를 통해 대리기사를 알선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차차는 지난해 10월 영업을 시작했으며 국토부는 영업 전 사전 질의 때 위법하지 않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월 국토부가 차차를 두고 유사 택시영업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며 위기를 맞았다. 최근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차차와 일부 라이더들이 분쟁을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차차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맞지만 완전한 포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성준 차차 대표는 "아직 차차의 실험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리뉴얼을 통해 새로운 이동 플랫폼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차차의 수장 자리에서 내려오지만 새로운 인사를 영입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각오다.

한 때 국내 카풀 시장의 강자로 불렸으나 최근 어려움을 겪고있는 풀러스도 한 방이 있다는 평가다.

풀러스는 자가용을 소유한 일반인이 카풀을 통해 돈을 벌고, 풀러스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전형적인 카풀 비즈니스다. 그러나 유연근무제 대세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임의로 규정하며 사단이 났다. 영업시간을 늘리려는 포석에 택시기사들이 반발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김태호 당시 대표는 물러났다.

풀러스는 최근 서영우 대표 체제로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과 라이더 이익 환원 전략 등을 통해 다시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풀 업체 몰락의 대명사에서 새로운 카풀 2.0 시대를 이끌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풀러스는 지금까지 택시업계에게 카풀의 대명사 중 하나로 여겨졌으며, 그 만큼 상당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로드맵은 냉정하게 말해 '추상적인 내용'으로만 가득하다는 평가다. 택시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기존 카풀 비즈니스 모델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풀러스가 카풀 1.0 세대를 열었으나, 2.0 세대 경쟁에서는 도태될 가능성에 집중하는 이유다.

카카오 모빌리티에 인수된 럭시의 마케팅 임원 출신인 박현 대표가 이끄는 위모빌리티의 위풀도 눈길을 끈다. 풀러스와 같은 카풀 1.0세대와 다른 차별점이 많다.

▲ 위풀이 시동을 걸었다. 출처=위풀

기존의 카풀 서비스는 위치 기반의 온디맨드(실시간호출) 매칭 서비스다. 이는 출퇴근 을자의적으로 해석하려는 1세대 업체들과 택시업계가 갈등하는 근본 원인이 되어왔다. 이에 비해 위모빌리티의 위풀은 ‘진짜 출퇴근’만을 위한 ‘일정 기반형 매칭’을 서비스한다는 설명이다. 단순 매칭이 아닌, 수도권과 서울 장거리 통근자에 방점을 찍어 새롭다.

범죄경력 유무조회 솔루션과 범칙금 내역 필터링 기술도 가지고 있다. 범죄경력은 단순하게 유무 여부만 확인하는 수준이지만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드라이버 및 라이더 모두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회원 등록 시 범죄경력 유무와 범칙금
내역을 가입승인기준에 활용한다는 후문이다.

보험과 관련된 안전장치를 강하게 구축하는 한편 드라이버 회원에게는 복지포인트를 제공하여 드라이버 가입자라면 누구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였고, 라이더 회원에게는 제휴처 사용가능한 마일리지 포인트를 적립하는 등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카풀 이용을 보장하는 장면도 흥미롭다. 카풀의 문화적 성숙과 활성화를 위한 WAC (위풀고객자문단)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박현 대표는 "강력한 인증, 장거리 중심의 특화 카풀 서비스로 기존 카풀 업체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면서 "기존 카풀 업체들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법의 맹점을 뚫으려는 시도만 했지만, 위풀은 특화 서비스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위풀은 11월30일 드라이버 모집을 하고 12월 중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박 대표는 "합리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츠모빌리티의 어디고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관심사 기반의 매칭이 눈길을 끈다. 여성 카풀 등 특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어디고의 실험은 최근 앱 서비스의 일반적인 트렌드와 부합된다. 최근 데이팅 앱의 변화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최근 데이팅 앱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의 만남만 끌어내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다양한 영역에서 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선'이 아닌 '면'으로 품어내려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매년 증가하는 이혼률 상승 트렌드에 맞춰 이른바 돌싱, 즉 재혼 남녀의 새로운 만남을 유도하는 앱이 눈길을 끈다. 국내 최대 돌싱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해돌에서 시작된 '당돌한소개팅'이다. 어린 미혼들이 아닌, 돌싱들의 진지한 만남을 위해 구축됐다는 설명이다. 이른바 돌싱 데이팅 앱이다. 종교적 코드가 맞는 남녀를 연결하는 데이팅 앱도 있다. 크리스천메이트가 대표사례다. 크리스천 남녀가 같은 종교를 가진 상대를 선호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일종의 폐쇄형 매칭 소개팅 어플로 작동하고 있다. 틴더는 남녀의 매칭을 넘어, 커뮤니티를 디스커버리(발견)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글로벌 플랫폼을 가동해 생태계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 타다의 질주도 매섭다. 출처=VCNC

카풀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쏘카 자회사인 타다의 VCNC도 순항중이다. 9일 기준 앱 다운로드 10만을 돌파했으며 타다를 처음 이용한 뒤 다시 탑승하는 비율이 출시 2주만에 평균 50%대를 넘어섰다. VCNC는 다양한 이동 사업자들이 타다 플랫폼으로 올라와 급증하는 고객 수요를 함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협업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 카풀 반대 등을 외치며 모빌리티 업계와 대립하고 있는 택시업 종사자들까지 품겠다는 전략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차량 및 서비스 지역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VCNC의 사용자 경험은 훌륭하지만, 현재는 '친절한 드라이버 사용자 경험'에만 매몰된 상태다. 비즈니스 모델로 보면 카풀에 속하지 않는 데다 그 이상의 사용자 경험도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가능성은 크다는 말이 나온다. 수익 구조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은 불안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