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인 현대상선이 적자 탈피를 위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상선은 초대형 에코 컨테이너선과 화주로부터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출 한국을 뒷받침하는 글로벌 선사로 거듭날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올해 9월 말 한국의 조선3사에 2만3000TEU급 12척, 1만5000TEU급 8척 초대형 에코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했다. 현대상선은 “20척의 초대형 에코 컨테이너선이 2020년부터 투입되면 고정비 원가는 현저히 낮아지고, 연비는 2배로 좋아지고, 스크러버 장착으로 유류비 절감과 국제해사기구(IMO)의 2020년 황산화물 규제에도 적극 대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출처=현대상선

현대상선은 “20척 초대형 컨테이너선 추가로 인해 원가 경쟁력 제고 효과 뿐만 아니라 선대 규모가 100만TEU가 되면서 규모의 경제면에서도 추가적인 비용 개선효과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보유 선박 수는 변함이 없었지만 이번 발주로 인해 해외 해운사와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대형선 컨테이너 ‘화주들의 신뢰’로 채운다

현대상선은 최근 제기된 영업력 문제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초대형 선박을 발주해 투입되더라도 실제로 화물이 많이 실리지 않으면 수익성 제고가 힘들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상선은 “현대상선에 대한 신뢰는 과거 2년간 크게 회복됐고, 최근 신조 계약 이후 화주의 기대와 신뢰도가 증가하고 있고 이는 객관적 지표인 선복활용율과 물량증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선복활용율(왕복평균)은 2016년 75%에서 올해 상반기 78%, 하반기인 현재 80%를 상회하고 있다. 또 물량에서도 선복량 증대 없이 지난해 400만TEU를 처리해 2016년 300만TEU에 비해 30%이상의 신장세를 보였다. 현대상선은 올해 450만TEU 물량 처리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부터 개시된 극동-유럽 신규서비스는 만선을 지속적으로 기록하면서 시장점유율 50%이상 신장을 이끌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는 화주들의 신뢰가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일부에서 제기하는 영업 문제는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상선은 30년 이상의 컨테이너 업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94개 지사망을 운영해 주당 7000개가 넘는 고정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21년 동서항로 7%의 시장점유율도 현대상선과 한국해운의 업력으로 보면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10월 영구채 발행을 통한 1조원 자본 확충도 완료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영구채 발행으로 부채비율을 비롯한 재무비율과 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됐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겠지만 향후 지속적인 영업이익 개선을 도모하고, 필요시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조달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이 기대하는 영업이익 발생 시점은 2020년 하반기다.

▲ 현대상선 터미널 보유 현황. 출처=현대상선

현대상선은 화물을 처리하는 터미널도 한진해운 터미널 인수로 늘렸다. 기존보다 656만TEU를 더 처리할 수 있을 만큼 터미널이 늘어났다. 현대상선은 미국의 롱비치 터미널과 시애틀 터미널, 스페인의 알헤시라스 터미널, 대만의 가오슝 터미널을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해운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선박과 터미널의 수를 늘리고 있는 만큼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여력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해사연구 본부장은 “현재 현대상선이 대형 컨테이너선 확보로 단위당 수송비를 낮추려는 시도는 적절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운임이 하락하게 될 경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황 본부장은 이어 “국적선사가 있어야 운임이 일방적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가 있고, 이와 관련한 연관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