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심명섭 대표가 웹하드 논란의 직격탄을 맞았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논란을 두고 촉발된 웹하드 카르텔 논란이 거센 가운데 숙박 플랫폼을 넘어 액티비티로의 진행을 추구하는 여기어때의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심 대표의 해명이 나오기 전 성급한 지적은 자제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위드이노베이션은 이와 관련해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국내 스타트업의 모임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임원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 여기어때의 심명섭 대표가 기소의견을 받았다. 출처=여기어때

29일 경찰과 언론보도, 업계 등에 따르면 심 대표는 최근 불법 음란물 유포 방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정보통신망법 위반 음란물유포 방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음란물 유포 방조 등의 혐의다. 기소의견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심 대표가 2017년 12월부터 올해 9월까지 웹하드 두 곳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음란물 427만건을 유통, 50억원이 넘는 부당수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아동 청소년과 관련된 음란물 172건도 포함됐으며, 웹하드 플랫폼에서 이를 거르기 위한 최소한의 필터링 장치도 없었다는 후문이다.

심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양 회장 논란에서 촉발된 웹하드 카르텔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연결될 경우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질 수 있다.

최근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기행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있는 가운데, 소위 웹하드 카르텔의 실체가 드러나며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는 분위기다.

몰래 카메라(몰카)를 비롯해 불법 음란물을 체계적이고 대량으로 유포하는 헤비 업로더들이 웹하드 업체의 지원과 관리를 받으며 음지에서 활동하는 한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몰카 등의 삭제를 지원하는 소위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고 웹하드 카르텔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기의 몰카가 웹하드에 올라 단 몇 백원에 유통되자 이를 비관한 여성이 자살했으나, 해당 몰카 콘텐츠마저 ‘유작’이라는 이름으로 웹하드에서 유통되는 경악스러운 일까지 벌어졌다. 현재 양 회장은 구속됐으나 웹하드 카르텔의 음성적인 행태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되고 있다.

심 대표는 IT 개발자 출신으로 사업 초기 엠파일과 엔탈 등을 운영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까지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의 모회사 위드웹은 웹하드 예스파일을 운영하는 뱅크미디어 지분을 상당부분 가지고 있었다. 심 대표는 위드웹 지분 70%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위드웹이 처분한 뱅크미디어를 심 대표의 지인들이 운영, 사실상 심 대표가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는 한편 뱅크미디어의 불법 영업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심 대표가 대주주인 위드웹이 뱅크미디어를 처분한 것은 사실로 확인되며, 현재 뱅크미디어의 주도권을 심 대표의 지인이 쥐고있는 것도 맞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론이 나오는 가운데 큰 문제는 뱅크미디어의 불법 영업 여부다. 양진호 회장의 웹하드 카르텔처럼 뱅크미디어가 2곳의 웹하드를 운영하며 불법 영업을 감행했다면 이를 사실상 경영한 것으로 여겨지는 심 대표에 대한 비난은 커질 전망이다.

여기어때 전반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여기어때는 숙박 플랫폼으로 탄생했으며 웹하드 카르텔의 ‘불법 동영상’ 가능성과 연결될 소지도 있다. 모텔과 같은 숙박업체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 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여기어때 입장에서는 상당한 이미지 타격이다. 일각에서 네티즌을 중심으로 여기어때 앱 삭제, 불매운동 조짐이 감지되는 이유다.

심 대표가 논란이 불거진 직후 코스포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코스포 관계자는 “심 대표가 코스포 이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추후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서 내부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렵게 출범한 코스포의 발목을 잡기 않겠다는 심 대표의 의지가 있었고, 코스포도 이를 전향적으로 논의하는 셈이다.

심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심상치않은 흐름을 보여주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심 대표의 명확한 해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심 대표가 실질적으로 웹하드 업체를 운영했는지, 혹은 실질적으로 운영을 하면서 불법적인 영업행태를 명확히 알고 있었는지 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 대표가 웹하드 업계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정식 해명 전 성급한 ‘지탄’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