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쉐보레 말리부가 야심차게 돌아왔다. 높은 배기량을 가진 차가 좋다는 인식이 강한 국내 시장에 엔진 라이트 사이징을 시도했다. 배기량은 낮아졌지만 가속은 이전 모델보다 뛰어나다. 첨단 사양들을 이것저것 넣었지만 가격은 100만원 낮췄다. 여전히 잘 만든 차라는 점은 변함없다. 다만 국내 인식을 깰 수 있을까.

한국GM은 시장의 변화를 공략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 중 13%가 중형 세단이다. 이중 약 40%가 30대 소비자다. 합리적인 소비자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한국GM은 이 점을 파고들었다.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을 거친 신형 말리부 얼굴을 보면 그릴이 확 바뀌었다. 위아래로 나뉘었던 그릴 사이를 크롬으로 연결해 그릴이 더 커졌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도 더 커졌다. 번호판은 여전히 그릴을 가리고 있지만 그릴이 커지면서 반감이 사그라든 모습이다. 뭉툭한 헤드램프는 옆으로 곧게 빼냈다. 눈꼬리가 내려간 기존 안개등 모습은 다시 치켜세웠다. 뒷모습을 보면 니은 형태의 테일램프가 화살표 모형으로 바뀌었다. 머플러는 부분 크롬을 덧대서 차체가 더 커 보이는 형태로 바뀌었다. 단점이 있다면 차량 하면에 로어암이 도드라진다는 것.

신형 말리부는 차체가 꽤 길다. 제원상 길이 4935㎜, 너비 1855㎜, 높이 1465㎜, 축간거리 2830㎜의 차체를 가졌다. 현대자동차 LF 쏘나타보다 길이는 80㎜ 길고 너비는 10㎜ 좁다. 높이도 10㎜ 낮다. 대신 축간거리가 25㎜ 길다. 쏘나타보다 길이가 길고 실내가 넓다고 할 수 있다. 날렵한 차체를 뽑기 위해 길이를 늘이고 높이를 낮춘 셈이다.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실내는 계기판이 가장 눈에 들어온다. 캐딜락에서 볼 수 있었던 8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장착됐다. 시승한 말리부 2.0 터보 차량은 크림 베이지 색상이었는데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물씬 난다. 초고급 사양 차량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인테리어 컬러다. 가죽이 더러워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죽 청결제로 닦으면 쉽게 닦인다. 2열도 꽤 넉넉해 공간을 잘 뽑아냈다는 인상을 주지만, 2열 시트 등받이가 조금 서 있는 편이라 장거리 운행 시 탑승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도어 패널 보관함은 넉넉한데 이곳에 우산을 꽂을 수 있는 공간을 뒀다. 탑승자를 배려한 모습이다. 도어는 여전히 안정성이 높은 풀도어 방식을 쓴다.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이용해보면 장점을 알 수 있다. 1점식이었던 기존 터치방식에서 2점식으로 변화했다. 한 손가락으로 크기를 키우는 형태에서, 지도를 스마트폰처럼 두 손가락으로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게 됐다. 또 두 가지 스마트폰을 연동해서 블루투스를 연결해서 인포테인먼트를 쓸 수 있다. 동승자까지 연결해 음악이나 문자를 사용할 수 있다. 센터페시아 하단 USB 포트는 주변부에 불이 들어와서 찾기 쉽게 만들었다. C타입 포트도 마련돼 있다.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다이얼은 디스플레이를 넣어 직관적인 모습이지만, 통풍시트와 열선시트의 색상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쉽다.

오디오 시스템은 국내 소비자 귀에 익숙한 보스다.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저음을 강조하고 중음에서 보컬 목소리를 잘 빼내는 스피커로 르노와 GM에서 주로 사용한다. 다만 고음 부분이 부족해 선명도가 떨어지고 소리가 뭉친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신형 말리부의 변화 핵심은 1.35ℓ 3기통 터보 엔진이다. 국내 중형차 하면 떠오르는 것이 2.0 엔진이다. 웬만한 중형급 이상이면 2.0 이상 배기량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많다. 그런데 GM은 1.5 터보에서 한 단계 더 낮춘 1.35 엔진을 말리부에 얹었다. 사실 1341㏄로 1.34에 가까운 차다. 1.35 터보 엔진을 장착한 신형 말리부는 전세대 모델 1.5 터보를 가뿐하게 추월한다. 1.35 터보 엔진은 3기통이다. 배기량에 대한 국내 인식을 뒤집어엎는 차다.

1.35ℓ 모델은 I3 터보 직분사,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m다. 변속기는 VT40 CVT를 쓴다. 무단변속기다. 1.5 터보 모델보다 제원상 10마력과 1.4㎏·m의 손실은 있지만 실제로는 차가 더 빠르다.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급가속을 해보면 초반 토크가 강한 데다 무단 변속기의 장점이 받쳐주기 때문에 치고 나가는 힘이 상당히 좋다. 쉐보레 특유의 단단하고 묵직한 하체가 잘 받쳐준다. 곡선 구간을 급하게 선회하면 차가 밀리지 않고 안쪽으로 몸을 밀어 넣으려고 한다. 다만 3기통이기 때문에 엔진소음이 조금 크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가속페달에 유격이 있기 때문에 응답성이 조금 느린 편이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2.7㎞(1.5 터보)에서 14.2㎞(1.35 터보)로 크게 늘었다.

가격이 다소 낮게 책정됐다. 주력트림(LT트림)의 배기량(1490→1341㏄)이 적어지면서 기준 가격(2666만원→2566만원)도 100만원 낮췄다. 특히 최신 사양들이 추가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200만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1.35ℓ 가솔린터보는 2345만~3210만원, 2.0ℓ 터보는 3022만~3279만원, 1.6ℓ 디젤은 2936만~3196만원에 판매한다.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
▲ 한국GM 쉐보레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