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미 법무부가 26일(현지시간) 북한 금융기관의 돈세탁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싱가포르 기업 1곳과 중국 기업 2곳의 자금을 몰수해달라는 소송을 미 연방법원에 냈다. 북미회담의 흐름에 미묘한 균열이 나는 가운데 벌어진 사태라 눈길을 끈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해당 기업들은 북한의 석유 제품과 석탄거래를 도우면서 북한 자금을 세탁하고 북한이 미국 금융체계에 접근할 수 있게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미 법무부가 자금 몰수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싱가포르에 있는 기업 1곳과 중국 회사‘에이펙스 초이스’와 ‘위안이 우드'로 확인됐다. 이 기업들은 미 달러를 이용해 제재 대상 북한 은행들과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번 소송으로 대북재재를 위반한 해외 기업에  대한 미 법무부의 자산 몰수 요청은 4건으로 늘었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은 보도했다.

▲ 미 법무부가 북한 금융기관의 돈세탁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싱가포르 기업 1곳과 중국 기업 2곳의 자금을 몰수해달라는 소송을 미 연방법원에 냈다. 출처=갈무리

미 법무부는 법원에 싱가포르 기업의 자금 59만9930달러(약 6억7800만원), 에어펙스사의 84만5130달러(약9억5500만원), 위안이 우드의 자금 172만2723달러 (약 19억4600만원), 총 316만7783달러(약 35억7000만원)에 대한 몰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장에 따르면 이 기업들은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 (OFAC)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벨머 매니지먼트와 단둥츠청금속회사, 위총 주식회사와 자금을 주고받으며 북한 정권과 거래했다.

벨머 매니지먼트는 미 법무부에 의해 자금 몰수 소송을 당한 기업으로 당시 소장에는 벨머 매니지먼트가 러시아 정유회사에 수차례에 걸쳐 약 6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송금했으며, 이를 통해 북한 정권과 연계된 회사가 정유를 구입할 수 있었다고 명시돼 있다. 북한은 에어펙스 초이스등과의 복잡한 거래를 통해 벨머 매니지먼트 돈을 보냈고, 이 자금으로 정유를 구입한 것으로 보인다.

제시 리우 미 워싱턴 DC 연방검사장은 "이번 소송은 중국과 싱가포르 기업들이 국제 돈세탁 네트워크의 일부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이 위장회사와 거래하면서 북한의 자금을 미국을 통해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는 기업들이 어디에서 사업을 하든지 미국 정부는 중대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