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이 롯데그룹의 품을 떠날 전망이다. 그룹 지원 가능성에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돼 있는 만큼 향후 등급하락도 점쳐진다. 다만,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등급변동이 없을 수도, 오히려 상향 조정될 수도 있다.

업황 부진으로 카드사와 보험사의 향후 신용등급 전망은 어둡다. 자금조달 압박도 우려된다. 롯데카드와 손보의 새 주인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롯데지주는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의 외부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지분소유 금지조항에 따라 법적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손보, 롯데카드와 같은 계열사들은 신용평가를 받을 때, 유사시 최대주주와 지원주체의 지원가능성이 반영된다. 지원주체의 지원가능성은 지원의지와 지원능력으로 평가된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연구실장은 “통상 지원능력은 지원주체의 신용등급이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롯데카드의 최종신용등급 AA는 롯데지주의 비경상적 지원가능성이 반영됐다. 자체신용도 aa-에서 1notch 상향조정 된 상태다. 향후 인수 주체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도, 상향 조정될 수도, 유지될 수도 있다. 자금조달경로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SK증권이다. 지난 7월 국내 3대 신평사는 일제히 SK증권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SK증권의 대주주가 J&W파트너스로 변경된 탓이다. SK증권은 26년 만에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장기신용등급을 ‘A(하향검토)’에서 ‘A-(안정적)’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장기신용등급을 각각 ‘A+↓’에서 ‘A/Stable’로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도 ‘A(안정적)’을 부여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등급하향 이유로 “대주주 변경이 승인되면서 기존에 소속됐던 SK 계열로부터의 회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이 소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과 같이 롯데손보와 롯데카드의 신용등급도 새 주인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박광식 한기평 실장은 “기업 매각 시에는 매수주체의 신용등급을 반영한다”면서 “롯데손보와 롯데카드는 매수주체가 정해질 때까지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열지원가능성은 모회사가 유사시 지원해줄 만큼, 자회사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도 “매각사가 확정되면 등급을 평가할 것”이라면서 “만약 롯데호텔 등 롯데그룹 내에서 매각이 이뤄지면, 계열지원가능성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꼽히는 우리은행이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인수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 순위는 증권으로 꼽히지만 여타 부문의 선 인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롯데카드와 손보가 우리은행 계열로 편입되면 자금조달 등에서는 더욱 수월할 것”이라며 “등급 상향은 차치하더라도 강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