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느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출처= CJ ENM 오쇼핑부문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중국 발(發) 재활용품 처리문제로 이제 친환경은 산업을 막론하고 모두가 신경써야하는 화두가 됐다. 이에 유통업계는 포장용 비닐 등 재활용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법들을 제안해 변화의 흐름에 동참했다. 그런데 최근 각 유통업체들은 폐기물 감소와 더불어 친환경 전기차 제품의 직접 판매 혹은 충전시설 인프라 구축으로 관련 마케팅을 점점 확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유통업체들의 전기차에 대해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제품의 직접 판매 두 번째는 관련 인프라 구축이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거래는 오프라인 대리점 혹은 ‘딜러사’로 불리는 지점의 영업사원들의 활동으로 판매된다. 이런 시장구조가 꽉 잡혀있기 때문에 일반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자동차의 판매는 거의 되지 않거나 명목상으로 판매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제한된 수량을 판매하거나 혹은 딜러사들과 협업하는 유통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전기차는 기존 자동차 판매 시장구조에서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은 품목이기에 일반 유통업체들의 시장 참여가 비교적 자유롭다. 이에 다수의 유통업체들은 친환경 소형 전기차를 직접 판매하는 마케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 영등포점에 스마트 모빌리티 전문매장 M라운지의 문을 열고 전기차,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전기 오토바이, 각종 액세서리까지 최신 스마트 모빌리티를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M라운지 개점 초기, 이마트는 중국에서 생산된 초소형 전기차 ‘D2’를 예약판매했다. 관련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마트 M라운지의 매출도 늘어났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9월 이마트 M라운지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이상(367%) 증가했다.  

그런가하면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전기차 직접 판매를 시도했다. 이커머스 기업 티몬은 지난 1월 국내 기업 대창모터스가 제작한 초소형 전기차 모델 ‘다니고’의 100대 한정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당시 다니고는 예약 판매 시작 3일 만에 준비된 모든 물량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CJ의 온라인 쇼핑몰 CJ몰도 지난 9월 부터 초소형 전기차 ‘D2’를 판매하고 있다.

▲ CJ ENM 오쇼핑의 트위지 판매 방송 장면. 출처= CJ ENM 오쇼핑 부문

TV홈쇼핑 채널도 전기차 제품을 판매한 것은 업계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달 CJ ENM 오쇼핑 부문은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소형 전기차 제품 ‘트위지’를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판매의 약 80%를 차지하는 대표모델 ‘트위지’가 온라인을 유통업계에서 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지난달  28일 CJ ENM 오쇼핑부문은 오는 저녁 9시40분부터 총 65분동암 ‘트위지’ 판매 방송을 진행했다. CJ ENM 오쇼핑부문에 따르면 이날 트위지 판매 방송에는 약 3700건의 고객 상담이 접수됐고 이는 당초 목표를 두 배 이상 초과 달성한 것으로 기록됐다. 
   
CJ ENM 오쇼핑부문 리빙사업부 방철배 사업부장은 “소비자들이 아직 낯설어하는 초소형 전기차를 홈쇼핑을 통해 선보였고 전기차에 대한 많은 고객들의 관심을 확인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차별화된 상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CU 제주지역 한 지점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소. 출처= BGF리테일

전기차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는 유통업체들은 전기차 관련 인프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전국에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남아있는 공간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중 전기차 관련 인프라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는 업체는 전국 약 1만3000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브랜드 CU다. CU는 2016년 12월 경기지역에 테슬라 전기차 무료 충전소인 테슬라 존(zone)을 설치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전기차 활용 빈도가 높은 제주도 지역 5개 점포(서귀태흥점·서귀외돌개점·제주표선남촌점·제주씨앤블루점·제주교래점)에 전기차 급속 충전소를 설치했다. 여기에 지난 23일 CU는 현재 전국 10여곳에 마련된 CU 전기차 충전소를 내년까지 전국 300개 점포로 확대하기 위해 교통관리시스템 업체 에스트래픽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형마트들은 넓은 부지의 공간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7월 여러 대의 전기차들이 배터리를 한 번에 충전할 수 있는 집합형 전기차 충전소를 선보인 이후 도입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 최초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소 가동을 시작했다.  

▲ 롯데마트 태양광 활용 전기차 충전소 원리 도식. 출처= 롯데쇼핑

일련의 변화들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가 반영되고 있다.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약 242% 증가한 2만1375대로 기록됐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6년 동안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가 4만6968대인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가파른 전기차 수요 증가 추세를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전기차 판매 관련 프로모션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점포들의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매장 방문 고객들에게 편의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전기차 이용자들의 방문 횟수를 늘려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모객(募客)효과를 염두한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들의 충전소 구축은 고객들이 매장으로 오게 만들어 전기차 충전 외로 부가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면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관련 인프라 구축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의 화두가 떠오르는 것과 더불어 유통업체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