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옥 전경.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이소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존속 여부를 두고 억측과 과장된 걱정이 난무하고 있다. 사실상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상장유지라는 최선의 결과가 나와도 단기간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4일 삼성바이오가 기업가치를 고의로 부풀리는 방식으로 상장에 성공했다고 보고 거래정지 명령과 한국거래소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게 했다. 이와 함께 재무제표 재작성, 대표이사 해임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을 결정했다.

거래소 적격성 심사에서 상장유지 결정이 나오지 않으면 삼성바이오는 기업심의위원회에 회부돼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 받아야 한다. 거래소는 적격성 심사 절차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이번주 안으로 상장유지 여부를 답해야 한다.

27일 현재 9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는 매매거래정지로 삼성바이오 주주 불안은 극대화되고 있다. 여기에 기업심의위원회까지 회부된다면 또다시 장기간 주식매매가 묶이게 돼 개인투자자 손해가 막심할 전망이다.

이번 심사 결과에 따라 기업 존속의 여부가 갈리는 만큼 삼성바이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장폐지 설마? 금융당국과 전면전으로 시간벌까

거래소가 공을 넘길 경우 기업심의위원회는 차후 심사를 통해 상장폐지, 개선기간 부여, 상장유지 중 하나로 결론을 내게 된다. 최악의 결과로 상장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삼성바이오는 즉각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폐지 심사의 기본이 된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결론에 대해 집행정지 처분을 받아내면 바로 거래재개가 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상장적격성 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이라며 “현재 소송에 필요한 소장을 작성 중이며, 곧 행정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장폐지를 점치는 시각은 많지 않다. 삼성바이오의 개인주주는 약 8만여 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주식 보유분은 대략 3조원이 조금 넘는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결론에 대해서도 정치적 판단이라는 전문가 지적들도 이어지고 있어 금융당국도 부담을 안고 있는 상태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도 국회 정무위에에서 "자기자본이 2017년 말로는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다"라며 "상장유지 조건에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상장유지 가능성에 대해 우회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재무상태 건전, 문제없어” 거래재개 시점 언제?

수만 명의 개인투자자 가치 보호를 위해서라도 거래재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부정 회계에 대한 내용이 쟁점인 만큼 개선기간을 부여하는 방식의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재무상태 개선에 따른 거래재개 시점이다.

삼성바이오와 마찬가지로 분식회계로 거래정지 처분을 받았던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개선기간 부여 결정을 받은 이후 재무상태 개선을 위해 1년여가 걸렸다. 기업 개선 여부에 대한 판단은 다시 한 번 금융당국에서 심사를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재무개선 판단에 대한 결정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재무제표를 충실하게 제공하고 있고, 부채비율과 자산 등 일반적으로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실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삼성바이오의 부채비율은 90%대로 위험 수준으로 평가받는 200%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증권사 한 연구원은 “분식회계 이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회계상으로 정식 회계를 했을 때 드러나는 기업실적을 봐야한다”며 거래재개 시점의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되는 재무상태에 대한 해석을 달리했다.

상장유지에도 ‘위험기업’ 이미지 당분간 주주이탈 우려

상장유지 결론이 나오더라도 ‘위험기업’ 이미지는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규수주 감소와 기대를 모았던 4공장 건설이 불투명해지면서 이미 회사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은 무너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주주들과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지만 문의 전화를 하는 주주들과는 IR팀이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주주는 “공식적인 입장 외에는 개인주주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다. 주주들끼리 소통하는 방법밖에는 없는데 거래만 재개된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정리하고 싶다는 의견도 꽤 있다”며 “주식 투자 자체도 리스크가 큰데 기업의 위험성까지 걱정하고 싶지 않다. 미래가치와는 별개로 당장의 손해를 더 이상 감당할 순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거래재개가 된다고 해서 주가가 회복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거래재개 후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시장 흐름으로 판단할 수 없다. ”며 “개별기업의 펀데멘털과 리스크 요인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