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스마일게이트의 PC MMORPG 로스트아크의 대기열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지난 24일 두 개 서버를 증설하고 서버의 자체 수용 인원을 늘린 것이 주요했다는 평이다. 

▲ 로스트아크 이미지. 출처=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약 8년간 제작비 1000억원 이상이 소요된 대작으로 알려지며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출시 이후 반응은 회사 측의 예상보다 뜨거웠다. 출시 당일인 지난 7일 모든 서버의 수용 가능한 캐릭터가 가득 차 캐릭터 생성이 불가능한 상황을 연출했고 최고 동시접속자 수 35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최근 게임 시장이 모바일에 치우처져있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한 숫자다. 

많은 유저가 로스트아크의 대기열에 불만을 표했다. 사용자에 비해 게임 내 구축된 서버가 협소해 접속할 때마다 대기열을 기다려야했기 때문이다. 대기열은 많게는 만 단위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로스트아크 출시 이후 2차례에 걸쳐 서버를 추가했지만 해외 지역, 특히 중국 지역 유저들까지 IP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로스트아크에 접속하며 극심한 대기열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로스트아크의 대기열 현황 사이트가 생기고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에서도 로스트아크 대기열 알림봇이 나타날 정도였다. 직장인의 경우 로스트아크를 기다림 없이 하기 위해 퇴근 전 집에 있는 가족에게 미리 접속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지난주 단행한 서버 증설과 수용 인원 확장이 효과를 보인 모습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4일 신규 서버 에버그레이스와 베아트리스를 추가하고 기존 서버의 수용 인원도 확장했다. 운영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날인 23일 “대기열로 인해 큰 불편을 드리고 있어 죄송하다”면서 “대규모 서버 증설을 준비하고 있고 이제 준비가 거의 끝났다”고 공지했다. 유저들의 불만에도 서버 증설 공지가 늦어진 건 확실히 준비를 마친 후 지킬 수 있는 약속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증설은 지금까지 했던 증설 중 가장 큰 규모의 증설이었다. 또한 중국인 게이머가 비정상적 방법을 통해 로스트아크에 접속하는 문제에 대해 회사 측은 “게임 내 캐릭터 정보가 개발팀에 모두 들어오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제재를 가하고 있으며 유저의 신고 확인과 자체 검토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피크 타임 기준으로 대기열이 1만 이상에서 수 천 단위로 떨어졌다. 유저들이 비교적 덜 활동하는 낮시간에는 대기열이 좀더 원활하다는 평이다. 

대기열이 줄어들며 로스트아크의 PC방 점유율은 소폭 반등했다. PC방 관리 프로그램 게토에 따르면 로스트아크의 PC방 점유율은 지난 19일 16%를 돌파하고 차츰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버를 증설한 24일을 기점으로 꾸준히 올라 26일 기준 15.47%를 기록했다. 물론 점유율의 증감이 유저 수의 증감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PC방 점유율은 다른 게임의 플레이 시간과 게이머들의 PC방 이용 시간 등에 영향을 받는다.

▲ 로스트아크 PC방 점유율 추이. 출처=게토

로스트아크는 오버워치를 제친 후 PC방 점유율 3위를 유지했으며 2위인 배틀그라운드와의 격차는 2% 내외 수준으로 크지 않다. 서버 증설로 인한 유저 유입 효과가 지속된다면 MMORPG 장르로서 인기 e스포츠 게임을 제치고 PC방 점유율 2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마일게이트 측이 그동안 높은 대기열에도 불구하고 서버 증설을 신속하게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게임 개발자 출신 유튜버 김성회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는 23일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G식백과를 통해 로스트아크가 서버 증설을 서둘러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회사 사업팀의 고민과 로스트아크 서버가 클라우드 서버 방식이 아닌 자체 서버인 점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게 골자다. 

▲ 서버 관련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기대작이 오픈하면 사람이 몰리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났을 때 얼마나 많은 유저가 남아있을까가 관건이다. 사업팀 입장에서는 출시 초기 섣불리 서버를 늘렸다가 그 이후 유저가 빠지면 비용을 들여 서버를 늘린 게 손실이 될 위험이 있다. 이에 서버 증설에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로스트아크가 AWS 등 클라우드 서버가 아닌 자체 서버를 사용한다는 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체 서버는 클라우드 서버에 비해 게임의 반응 속도 등이 빠르기 때문에 로스트아크의 장르 특성을 고려해 자체서버를 구축했을 거라는 추측이다. 자체 서버를 통한 증설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게임사는 해외 하드웨어 장비 업체에 발주하고 장비를 받고 세팅을하는 등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대규모 서버 증설은 오픈 초기부터 준비해왔던 것이고 증설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결과가 지난 24일 나타난 것이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