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자체 뷰티 브랜드 론칭과 함께 기존 뷰티 브랜드를 강화하며 K-뷰티를 선도할 기업으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는 2016년 처음 문을 연 고급화장품 편집숍 ‘시코르’와 함께 6년 전 인수한 프리미엄 브랜드 ‘비디비치’, 이에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직접 만든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럭셔리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자사 뷰티 브랜드 ‘비디비치’와 ‘연작’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 인수한 프리미엄 코스메틱 브랜드 ‘비디비치(VIDIVICI)’는 올해 연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해 10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229억원 보다 5배 이상 성장한 결과다. 비디비치는 올 연말까지 12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디비치는 6년 전 인수된 신세계의 토종 화장품 브랜드다. 인수 후 끊임없는 투자와 제품 개발을 통해 지난해 처음으로 5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 중 단일 브랜드로는 가장 큰 매출을 올린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 바디비치의 매출액 추이.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의 성공에 힘입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달 23일 새로운 브랜드 ‘연작(YUNJAC)’을 선보였다. 연작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3년 동안 공을 들여 개발한 자체 브랜드다. ‘자연이 만든 작품’을 뜻하는 연작은 과학기술로 고급 한방 원료의 효능을 극대화 한 고기능성 자연주의 화장품이다.

▲ 연작의 홀 플랜트 이펙트 라인 중 하나인 컨센트레이트 세럼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뛰어난 품질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회사 인터코스와 기술을 제휴했으며, 과학기술로 한방의 효능을 극대화 해 고기능과 저자극을 동시에 실현한 제품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매장을 열고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에 진출해 2020년에는 매출액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급증하는 인기, 비결은?
K-뷰티 위상이 높아지며 국내 화장품 업계는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그중 중저가 브랜드는 다소 주춤한 실적을 보였지만 국내 고급 럭셔리 브랜드는 중국에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가 주로 판매되는 신세계백화점은 2008년 입점한 화장품 중 8개뿐이었던 국내 뷰티 브랜드가 올해 10월까지 20개로 증가했다. 10년 만에 2.5배나 증가한 것이다.

신세계 측은 매달 매출 1,2위 브랜드가 국내 화장품 브랜드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비디비치가 이처럼 단기간에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중국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백화점 등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오랜 영업 전략과 판매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중국 시장을 분석해 제품을 개발하고 브랜드 모델을 선정한 것이 연이은 히트를 치면서 중국 내 인기가 급상승했다.

▲ 바디비치의 베스트 셀러인 폼클렌징과 일루미네이션 제품.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중국인들의 피부 타입과 성향, 선호하는 효능, 제형을 철저히 분석해 출시한 비디비치의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은 올해만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중국 내에서 세안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프리미엄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품질과 패키지는 해외 럭셔리 브랜드 수준으로 올리고 가격은 럭셔리 브랜드 절반 수준으로 책정한 전략을 세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제품을 개발한 전략이 적중했다”면서 “비디비치가 중국 고객들 사이에서 해외 럭셔리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고 있다고 입소문이 난 만큼 앞으로 다른 제품들도 밀리언셀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비디비치는 중국 내에 오프라인 매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중국 대표 검색엔진인 바이두에서 검색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470% 이상 증가할 만큼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 커뮤니티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샤오홍슈'에는 비디비치에 대한 중국 고객들의 자발적인 제품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비디비치 클렌징폼에 대한 리뷰 글에 '좋아요'가 16만 건 넘게 달리고 있기도하다.

▲ 비디비치는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송지효를 모델로 발탁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는 이 외에도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으로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배우 송지효를 모델로 발탁해 인지도를 높이며 K-뷰티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굳혔다. 본격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비디비치는 내년 매출 목표를 1500억원으로 올리고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새로운 자사 브랜드 연작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모델의 이미지가 아닌 품질로 승부하고자 한 전략이 적중했다. 연작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국내에서 유명 모델을 쓰지 않고도 이달 13일까지 목표 매출의 449%를 달성했다.

연작은 고객들로부터 '매장이 예쁘다', '한방 원료라는데 향이 좋아서 놀랐다', '끈적이지 않고 자극이 없어서 좋다' 등의 좋은 소비자 반응을 얻고 있다. 연작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은 각 5평 규모로 자연의 아름다움에 동양미를 가미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매장 전반적으로 아이보리 그레이 색상의 대리석을 사용해 자연의 질감은 살리면서도 모던하게 표현했으며, 푸른 잎설유 생화로 매장 중앙을 장식해 '자연의 작품'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강조했다. 또한 매장 한 켠에는 우아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콘크리트 개수대를 마련해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홀 플랜트 이펙트' 라인 중 하나인 컨센트레이트 세럼은 피부의 정화 능력을 촉진시켜 안색을 밝히는 앰플로 브랜드의 핵심 제품이다.

▲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달 13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자체 화장품 브랜드 연작의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출처=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 뷰티, 앞으로의 전망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대체로 ‘세포라’와 같은 대형 편집숍 등 오프라인 유통점이 강세를 보이고, 국내는 신세계가 만든 화장품 편집매장 ‘시코르’가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코르는 체험형 콘텐츠와 남다른 상품 기획력으로 단기간에 젊은 고객을 빨리 흡수했다. 2016년 12월 대구점을 시작으로 신세계백화점의 주력 뷰티 콘텐츠로 자리 잡고있다.

시코르는 10월 기준 목표 대비 매출 10%를 초과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올해에만 9개에 달하는 신규 점포를 오픈했고 현재 16개인 점포를 내년까지 총 40개 이상으로 끌어올려 신세계백화점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동양인의 피부에 잘 맞는 다양한 스킨케어 제품을 개발한 비디비치는 올해 말 30~40대 글로벌 여성들을 겨냥한 최상위 럭셔리 스킨케어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면세점을 중심으로 신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 내년 말까지 백화점 14개, 면세 15개 등 총 29개의 국내 유통망을 확보할 계획이며,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 오픈도 검토 중이다.

비디비치 관계자는 “비디비치는 대내외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매출액 1000억 원을 달성한 만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또한 높다”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연작 또한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혀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경쟁력도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강남점과 센텀시티점에 입점 되어있고 각각 서울과 부산의 핵심 상권에 위치한 만큼, 연작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연작은 특히 면세점에서 높은 매출이 기대된다.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한방 원료를 재해석하고 새로운 과학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의 한방 화장품과 전혀 다른 글로벌 감각의 제품을 선보여 2020년말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연작은 큰 변화가 없던 국내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제품을 사용해 본 고객들 사이에서 좋은 입소문이 퍼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체 브랜드 비디비치를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운 노하우가 있는 만큼 연작을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킬 자신이 있다”면서 “동서양을 아우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덧붙였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 인큐베이팅 능력, 캡티브 유통망, 자본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연작의 글로벌 시장 안착 시 안정적 성장을 시현하는 화장품 업체로서 현재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