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A급 캐피탈사 중 유일한 은행지주 계열사인 DGB캐피탈이 자금조달력을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자산 성장세는 물론 수익도 상승하면서 신용등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우수한 조달구조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달금리가 낮은 만큼 그 효과도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일반대출과 부동산PF에서 거액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경쟁사 대비 다소 높은 편이다. 사업다변화를 통해 내재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DGB캐피칼 주요 재무 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한국기업평가는 26일 DGB캐피탈(A0)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자산다각화에 기반한 자산성장·사업안정성 제고, 우수한 자산건전성 지표 유지, 운용수익률 상승·대손비용 경감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DGB캐피탈은 DGB금융그룹의 자회사다. 2012년말 3000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자산 규모는 모회사의 자금지원과 영업연계, IT시스템 투자, 인력 충원·신규지점 개설 등에 힘입어 2018년 9월말 기준 2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40%를 상회하는 증가율이다.

영업자산은 오토 27.8%, 기계 27.0%, 기업 19.1%, 개인 18.5%, 투자 7.5%로 구성돼 있다. 과거 기계와 기업금융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여타 분야로 확장하면서 자산구성이 다변화됐다. 특히 개인금융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DGB캐피탈 영업자산과 유가증권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올해 3분기말 기준 충당금적립률(대손충당금/고정이하)은 100%를 소폭하회하나 1개월 이상 연체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각각 2.3%, 4.1%로 자산건전성은 우수하다. 부실채권상각, 신규자산 편입에 따른 결과다.

오토와 개인금융 부문의 취급시점별 경과연체율의 절대적 수준은 낮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계금융 부문의 취급시점 연체율은 하향 안정화되고 있으나 절대적 수준은 높은 편이다. 두 지표의 개선여부가 신용등급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업과 투자금융은 신용집중위험이 높다. 거액여신을 중심으로 한 건전성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DGB캐피탈은 과거 저수익 상품 비중 확대, 업권내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올해 들어 신차오토론 축소, 개인신용대출 확대 등을 통해 운용수익률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건전성이 열위한 기계금융 부문의 리스크 관리 강화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 경감도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다.

통상 캐피탈사는 수신기능 없이 여신업무만을 취급한다. 여타 금융업권 대비 자금조달구조와 전략이 중요하다. 대주주가 은행이나 은행지주회사라면 장기조달과 구조 등 측면에서 유리하다. 은행계 캐피탈사가 경쟁사 대비 단기차입의존도가 낮은 이유다.

DGB캐피탈의 차입부채는 올해 6월말 기준 경쟁사 대비 장기화됐다. 이자비용부담도 AA- 캐피탈사 평균의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DGB금융지주로부터의 3500억원 지급보증 한도와 1750억원의 차입금을, 대구은행으로부터 1000억원의 크레딧 라인을 제공받고 있다. 이달 중 DGB금융지주가 지급보증 한도를 3000억원 증액한 점도 조달구조상의 강점을 강화시킬 전망이다.

DGB캐피탈은 2015년 이후 자산 성장과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다변화를 진행했다. 자산포트폴리오의 20% 이상이 수익성은 낮지만 신용분산도가 높다. 유사시 현금화가 용이한 승용신차금융과 함께 개인금융의 3분의 2가 담보대출로 구성돼 있다.

기업일반대출과 부동산PF에서 거액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A급 캐피탈사 대비 다소 높은 편이다. 다변화를 통해 내재위험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시장금리가 예상보다 더디게 상승하면서 우량 A급 캐피탈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수요 여파로 금리부담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