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바이오팜 연구원이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출처=SK바이오팜

[이코노믹리뷰=이소라 기자] SK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는 SK바이오팜이 전세계 7조원 규모의 뇌전증 치료제 시장을 공략한다. 

SK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NDA:New Drug Application)를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세노바메이트는 중추신경계 난치성 질환 치료제로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2020년 상반기 내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FDA에 NDA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뇌전증이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지금까지 많은 뇌전증 치료제가 시판됐지만 뇌전증 환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여전히 발작 증상으로 고통받고 있어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크다.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2년까지 69억 달러(약 7조 원) 규모로 2018년 대비 12%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미국의 수요는 전체의 77.4%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이다. 미국 단일 시장 규모만 약 5조원에 달한다.

회사는 이르면 내년께 FDA 허가가 나오는대로 미국 현지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유통·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기술 수출이나 공동 판매 등을 통한 수익쉐어 방식보다는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식이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에서다.

또한 미국FDA 승인이 나오는대로 유럽, 국내 등 글로벌 임상에 포함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전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기술 수출이나 공동 판매 등은)일반적으로 수익쉐어를 많이 받을 수 없다”며 “미국 현지법인 내 마케팅 센터가 시장 확대에 필요한 전문가들을 확보하는 등 유통 및 판매에 필요한 조직을 구성해 가고 있다. 허가가 나오기까지 남은 기간 셋팅을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약 원료의약품도 직접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SK는 SK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원료의약품 생산 사업에도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텍 아일랜드 공장 인수에 이어 지난 7월 미국CDMO(위탁개발 및 생산업체) 앰팩(AMPAC) 인수에 성공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시판이 결정되면 SK바이오텍를 통해 원료의약품 생산에 나설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조정우 대표는 “당사가 제출한 NDA를 FDA가 검토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중추신경계 및 항암 분야 등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