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가장 대중적인 벤츠의 차다. 엔트리급 모델인데도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트림으로 소비자들에게 넓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C클래스는 세단부터 에스테이트(Estate)와 쿠페(Coupe)까지 5세대 모델이 출시되며 벤츠의 베스트셀러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201시리즈.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콤팩트 클래스의 시작, 201 시리즈(1982~1993년)

C클래스는 1982년 190모델(W201 시리즈) 출시에서 시작된다. 190은 벤츠의 지속적인 제품 캠페인의 첫 출발 모델로 광범위한 다각화 프로그램 서막을 알리는 차이기도 하다. C클래스 선조격이라 할 수 있는 190모델은 S클래스와 E클래스에 이어 벤츠 승용차의 세 번째 모델 시리즈다. SL클래스와 G클래스를 별도 시리즈로 보면 다섯 번째 시리즈다.

190은 1900cc인 E클래스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차량 이름이 190일뿐이다. 전자식 연료분사인 케이제트로닉(K-Jetronic)이 더해지면서 E가 붙은 190E 모델이 주로 팔렸다. 디젤은 190D다. 유럽에서는 190E ‘세나 에디션’ 모델이 유명하다. 최고출력 185마력을 내는 2.4ℓ 엔진을 장착했다. 이 모델은 1984년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열린 F1 드라이버 대상 190 레이스모델 이벤트 대회 ‘메르세데스 설룬 카 레이스’에서, F1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가 우승하며 유명세를 탔다. 세나라는 별칭도 여기서 만들어졌다.

190 세단은 북미에서 ‘베이비 벤츠’라고 불렸다. 베이비 벤츠는 S클래스와 쏙 빼닮은 외모에서 비롯된 별명이다. 1982년 발간된 190차량의 브로셔에서 메르세데스-벤츠는 “컴팩트한 차량에 담긴 최첨단 메르세데스 기술(leading-edge Mercedes technology in a compact format.)”을 소비자들에게 약속했고, C클래스는 이 계보의 약속을 잇고 있다.

W201 시리즈는 SL-클래스, S-클래스, E-클래스 이하급으로 벤츠가 ‘컴팩트 클래스(compact class)’라고 불렀던 새로운 모델 시리즈의 첫 번째 모델이었다. W 201 시리즈에는 멀티링크 독립식 리어 서스펜션, 고강도 강철로 만들어진 경량 구조, 뛰어난 공기역학적 장점을 가진 차체, 높은 수준의 수동 안전성 등 당대 내놓으라 하는 기술들이 투입되었다.

190 모델에 탑재된 엔진 역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190D에 적용된 디젤 엔진은 엔진을 케이스 안에 넣는 인캡슐레이션 방식(encapsulated engine)을 사용해 ‘속삭이는 디젤(whisper diesel)’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가솔린 모델은 4 밸브 기술이 적용돼 콤팩트 클래스를 고성능 스포츠카로 탈바꿈시켰다.

▲ 메르세데스-벤츠 202시리즈.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첫 번째 C클래스, 202 시리즈(1993~2000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라는 이름은 202 시리즈에서 처음 쓰였다. 세단(W 202) 모델은 1993년 처음 출시됐다. 이전 190 모델의 전통을 유지하여 외부 크기는 같으면서도 보다 넓고 안락한 실내 공간을 갖췄다.

202 시리즈는 벤츠 승용차 디젤 엔진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C클래스는 세계 최초로 4 밸브 디젤 엔진을 탑재한 승용차다. 벤츠는 이어 4 밸브 기술과 차저 공기 냉각(charge-air cooling) 시스템을 도입한 최초의 터보디젤 승용차를 발표했다. 1997년 C-클래스는 커먼레일 직분사 방식의 디젤 엔진(common-rail direct injection, CDI)을 새롭게 적용했다.

새로운 모델 시리즈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가솔린 엔진도 도입했다. C230 콤프레셔(C 230 Kompressor)에는 엔진 출력을 강화하기 위해 50여년 만에 벤츠가 처음으로 다시 루츠(Roots) 방식 슈퍼차저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로 돌아가 만든 엔진이 탑재됐다.

202 시리즈는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초기 친환경 엔진 배선이 경화되는 문제를 겪었으나, 마이너체인지를 거친 후기형이 출시된 이후 개선됐다. 차량 부품 대부분이 쌍용자동차 체어맨과 공유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리하기 쉬운 클래식 벤츠로도 잘 알려져 있다.

▲ 메르세데스-벤츠 203시리즈 아방가르드.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 메르세데스-벤츠 203시리즈 엘레강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네 개의 눈을 가진 C클래스, 203 시리즈(2000~2007년)

203시리즈는 가수 신해철씨가 생전 타고 다닌 C180이 속한 3세대 C클래스다. 2000년에 출시된 3세대 콤팩트 클래스(W 203)는 전 세대에 비해 역동성이 크게 강조됐다.

새로운 모델 시리즈는 다양한 혁신 기술을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3세대 C-클래스에 처음 등장한 혁신적 기술에는 6단 시퀀트로닉 자동변속기(SEQUENTRONIC automated six-speed transmission)가 있다.

처음 203시리즈가 출시된 이후 2000년 가을에 스포츠 쿠페(CL 203)가 C클래스에 추가되었다. 라이프스타일과 실용성에 더욱 집중한 스테이션 웨건(S203) 모델은 2001년 출시됐다.  스포츠 쿠페는 2008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CLC클래스로 독립해 브라질 공장으로 생산라인을 옮겼다.

▲ 메르세데스-벤츠 204시리즈.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두 가지 앞모습, 204 시리즈(2007~2014년)

벤츠는 2007년 세단과 에스테이트 버전으로 204 시리즈를 출시했다. 라인별로 특징적인 차량 전면 디자인을 적용했다. 엘레강스(ELEGANCE) 라인은 보닛 위 전통적인 위치에 삼각별을 뒀다. 벤츠의 쓰리-포인티드 스타 엠블럼이 아방가르드(AVANTGARDE) 라인에 처음 도입됐다.

4세대 C클래스는 안전성, 디자인, 안락한 공간, 민첩성, 경제성 측면에서 새로운 기준을 세운 차다. 우수한 안전성에 기여한 기능으로는 어질리티 컨트롤 패키지, 5가지 기능을 갖춘 인텔리전트 라이트 시스템, 프리세이프라고 불리는 탑승자 보호 시스템이 있다.

204 시리즈의 C클래스는 다양한 블루 에피션시(BlueEFFICIENCY) 모델을 통해 새로운 친환경 차량 접근 방식을 보여줬다. 블루에피션시는 공기 저항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스타일과 구름 저항을 줄이는 무게 배분, 경량화를 통한 무게 감소로 연료 효율을 2배가량 키우는 효과가 있다.

▲ 5세대 C클래스 쿠페와 카브리올레. 사진=벤츠

베이비 벤츠의 현재, 205시리즈(2014년~현재)

2007년 4세대 모델 이후 7년 만에 풀 체인지 된 5세대 C클래스는 클래스 차별화 정책이 반영됐다. S클래스를 닮은 디자인과 각종 안전장치, 옵션을 추가해 타경쟁차들과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다만 가격이 경쟁 모델보다 한 단계 위급까지 크게 오른다.

2014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5세대 C-클래스는 인텔리전트 경량 디자인 컨셉으로 무게를 100kg 이상 감량하고, 뛰어난 공기역학성을 갖췄다. 르노와 벤츠의 제휴관계로 탄생한 직렬 기통 170마력 2.2ℓ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탑재해 동급 최고 수준을 구현했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선택 사양으로 제공된 새로운 에어서스펜션은 탁월한 승차감과 편안함, 민첩한 핸들링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5세대 C클래스 등장으로 가장 주목받은 건 세단이 아닌 쿠페다. 쿠페모델도 세단모델과 마찬가지로 모델체인지를 했다. 그러나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 C클래스 세단이 상위모델인 S클래스와 거의 닮은꼴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벤츠는 5세대에서 고성능 모델과 일반 모델 중간급인 C43 AMG까지 출시하는 등 트림 다양화 전략도 펼친다. 특히 C클래스 역사상 최초로 컨버터블(카브리올레)이 도입됐다. 이 때문에 벤츠의 3대 트림인 S, E, C클래스까지 컨버터블 트림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