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이번주 국내 주식시장은 선진국 연말 소비 시즌, 미중 정상회담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존재하지만 미국 IT주의 하락국면 진정 여부가 지수반등에 주요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11월 26~30일) 코스피(KOSPI) 예상밴드로 2030~212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50~2100포인트를 케이프투자증권은 2030~2100포인트를 전망했다.

11월 26~30일 코스피 예상밴드. 출처=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주식 시장 상승요인으로 밸류에이션 매력, 미중 협상 기대감을 하락요인으론 이탈리아 불확실성, 미국 기술주 하락 등을 들었다.

12월 1일 미중 정상회담의 협상 일정과 구성원이 확정되면서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다. 다만, 트럼프의 협상 기술, 미중 간 여전히 남아있는 이견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 향후 협상 지속에 따른 내년 1월 1일 추가 관세 부과 연기 정도가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로 관망된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유사하게 탑다운(Top-Down) 방식의 협상에도 실무진의 이견(악마의 디테일)에 따라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12월 1일까지 미중 무역분쟁 완화에 따른 기대감과 실무진의 강경 발언 등 엇갈린 뉴스플로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예산안 관련 유럽연합(EU) 조치 일정도 관심사다. EU집행위원회는 21일 초과 재정적자 시정절차(EDP) 권고를 발표했다. 집행위원회는 2주내 이탈리아에 예산안 수정안 제출을 요구한 상황으로 EU 회원국들은 2주 후 이탈리아 예산안 평가회의 소집을 통보, 동의 절차를 거친다. 이탈리아의 거부 시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과징금, 금융 제제(자금 동결·정부 계획 감시·차관 한도 조정 등) 가능성도 있다. 언론은 일부 타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눈높이가 낮은 상황에서 선진국 연말 소비 시즌, 미중 정상회담 등의 이벤트가 존재한다"며 "그러나 소비에 대한 기대치가 낮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높은 IT제품 판매량을 기록할 경우, IT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미국 IT주의 하락 진정 여부가 지수반등에 주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한중 항공회담 성사와 단체관광객 재개 기대감에 따른 중국 관련 소비주, 악재가 모두 반영되고 기술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제품 가격 상승이 확대되고 있는 음식료, 섬유·의복 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가치주 영역에 존재하는 소재·산업재 등은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대응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주 국내증시는 코스피 2100포인트선 안착을 모색하는 중립이상의 주가흐름 전개를 예상할 수 있다"며 "국제유가 급락, 애플 밸류체인의 후퇴, 여전한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APEC 회의간 G2 의견충돌 및 브렉시트 우려)은 코스피 2100포인트 안착에 대해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26~30일 경제지표 발표 일정. 출처=NH투자증권

케이프 "국내 경제 펀더멘탈 불확실성에 증시 회복 제한적"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번주 주식시장에 대해 상승요인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기대감 확산을 하락요인으로는 미국 기술주 추가 조정 가능성을 제시했다.

전반적인 미국 경제지표 흐름은 견조하나 모멘텀 둔화 조짐이 명확해 지고 있다. 3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 3.5% 증가해 미국 연 성장률 수준(2.0~2.5%)을 크게 상회했으나 2016년 이후 미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고정투자와 수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 무역분쟁 장기화와 더불어 기업 이익 추세 훼손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면서 미국 증시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조기 침체론이 부각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면서 시장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경기 정점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업종 이익 감소 우려가 확산되는 등 국내외 경제 상황과 국내 상장사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 주요인이다. 주가가 경제와 실적 전망에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 조정이 본격화 되며 트럼프 행정부의 부담거리로 자리잡고 있다"며 "오는 30일부터 예정돼 있는 G20 정상회담 중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중 정상 간 회담에서 무역분쟁에 대한 진일보 된 결과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국내 상장사 4분기 감익은 예상된 재료지만 감익 폭에 대한 불확실성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무역분쟁 우려 완화와 연준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은 달러 약세 요인으로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나 국내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탄력적 회복을 제한할 전망"이라며 산업재와 소재 섹터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