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에어프라이어’가 어느새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SNS에서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한 ‘요리스타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자취생들의 필수템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 국내 시장규모는 지난해 8만대에서 올해 30만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가전업계도 덩달아 신제품 출시 경쟁에 열을 올리면서 소비자 공략에 본격 가세하고 있는 모습이다.

▲ 에어프라이어의 시장규모는 약 600억대로 어느새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필립스

‘에어프라이어’ 시장규모 전년 대비 300%↑

필립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 시장 규모는 2017년 전년 대비 8400% 성장했고, 2018년 9월 기준 전년 대비 300% 성장했다. 또한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으로 에어프라이어 매출은 전년 대비 36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는 올해 에어프라이어 시장규모가 약 600억대로, 3년 안에 2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써머스플랫폼이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올해 1~10월 에어프라이어 판매수량은 전년 대비 170% 커졌으며, 매출은 1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에어프라이어 시장규모가 지난해 8만대에서 올해 30만대로 급성장한 건 대형 유통업체들이 뛰어들기 시작하면서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에서 기존 제품보다 대용량이면서 가격은 저렴한 5.2ℓ 에어프라이어를 8만4800원에 판매했다. 이 제품은 이마트가 없어서 못 팔고 있다는 인기 상품으로, 여전히 고객들이 줄 서서 구매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상황이 이러자 롯데마트도 지난 9월 5.6ℓ 대용량 에어프라이어를 출시했다. 게다가 국내 가전제품 업체들도 에어프라이어를 내놓으면서 전체 시장규모가 커졌다.

▲ 지난해 7월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점에서 에어프라이어를 구매하기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서고 있다. 출처=이마트

‘에어프라이어’ 갑자기 출시된 제품? NO!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에어프라이어는 갑자기 나타난 제품일까? 아니다. 에어프라이어는 2011년 필립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에어프라이어는 국내 출시 초기에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튀김기’로 소비자 눈길을 끌었지만, 여전히 튀김기로 인식이 자리잡혀있었다.

또한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튀김기라는 개념이 낯설어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기름을 쓰지 않아도 조리가 되고, 삼겹살이나 생선 등을 구워도 냄새와 연기가 거의 없어 차츰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에어프라이어는 섭씨 200도 안팎의 뜨거운 공기를 빠르게 순환시켜 재료를 익히는 원리다. 기름을 추가하지 않고 재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지방을 이용해 재료의 수분을 빼앗아 바삭하게 만드는 것이다.

필립스 관계자는 “에어프라이어는 바삭함을 살리기 위해 열풍을 빠르게 골고루 제품에 전달하는 기술이 핵심”이라면서 “200℃ 이상의 고온으로 조리하기 때문에 밀폐와 냄새 제거가 확실하게 되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어프라이기’ 인기, 왜 이렇게 뜨거울까?

우선 1~2인 가구가 증가했다. 원룸에 많이 거주하고 있는 1인 가구는 평상시 냄새나 연기 때문에 그동안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음식이 많았다. 또한 맞벌이 부부들은 퇴근 후 음식을 차리기 귀찮은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이러한 점을 에어프라이어가 만족시켜줬다. 제품에 음식을 넣은 뒤 조리버튼만 누르면 간단하게 맛있는 음식이 완성되고 음식 조리가 간편해져 인기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번거롭게 요리 재료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가구 등에 냄새가 배는 경우도 거의 없다.

실제로 지난해 본가에서 독립한 회사원 강 모 씨(28·남)는 “좁은 원룸에서 조리해도 냄새가 나지 않고 기름도 튀지 않아 뒤처리가 깔끔하다”면서 “남아서 냉장고에 뒀던 음식을 에어프라이어로 데우면 전자레인지로 데울 때보다 맛있다”고 말했다.

▲ 에어프라이어 전용 '올반 슈퍼 크런치 치킨 텐더' 제품. 출처=신세계푸드

에어프라이어에 찰떡궁합인 가정간편식(HMR)의 급증도 한몫 했다. 에어프라이어의 열풍에 식품업계에서 맞춤형 간편식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15일 신세계푸드는 아예 에어프라이어 전용 치킨 텐더 제품을 출시했다. 냉동·냉장 가정간편식을 즐겨먹는 요즘, 전자레인지보다 에어프라이어에 조리하면 더 맛있다는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했다. 특히 토스트나 계란빵, 콘치즈 같은 간단한 요리부터 삼겹살, 막창, 생선구이 등 냄새 때문에 쉽게 요리할 수 없었던 요리도 가능해졌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형 가전류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들을 겨냥해 간편하게 제품을 먹을 수 있는 맞춤형 간편식 역시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프라이어는 음식 자체에 기름이 있는 경우 가장 맛있게 조리된다. 먹다 남은 치킨이나 프렌치프라이, 오징어튀김 등 튀김류를 다시 데우기에는 ‘부활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최적화된 조리도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 튀김보다 훨씬 기름을 적게 쓰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많은 소비자가 에어프라이어를 찾는 이유도 이점 때문으로 추정된다.

제품의 가격도 점점 내려가 이제는 너무 저렴한 수준이다. 초창기 에어프라이어 가격은 비쌌다. 2011년 처음으로 출시된 필립스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37만9000원이었다. 튀김요리를 위해 4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을 주방에 들여놓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사고는 싶지만 막상 들여놓기엔 부담스러운 그런 제품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금은 약 5만원대부터 10만원 이하 가격으로 대용량 제품도 구입이 가능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찍 퇴근을 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집에서 요리를 하는 집쿡 열풍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인기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1인 가구의 경우 가정간편식을 즐겨 먹는데 전자레인지보다 맛있게 조리해준다는 소문이 있어 향후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