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업체 액토즈소프트는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을 꾸린다고 밝히며 내년 시즌 안으로 리그오브레전드의 1부 리그 격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리그로 승격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 같은 목표는 최근 LoL 챔피언스 리그의 승강전이 사라지는 추세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롤 리그 강등제… 해외는 폐지 추세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대회는 크게 1부와 2부 리그로 나뉘어있다. LCK로 불리는 챔피언스 리그가 1부 리그다. 총 10개팀으로 구성된다. 2부 리그로는 챌린저스 리그가 있다. 챌린저스 리그에는 총 8개 팀이 경합한다. 1부는 프로, 2부는 세미프로 리그라고 볼 수 있다. 두 리그 모두 라이엇게임즈에서 주최·주관하는 공식 리그다. 

▲ LCK 메인 로고. 출처=라이엇게임즈

두 리그는 강등전으로 연계돼 있다. 시즌이 끝나면 성적에 따라 강등전 경기를 펼치고 성적에 따라 1부 리그 팀이 2부 리그로 강등되거나 2부 리그 팀이 1부 리그로 승격할 수 있다. 강등전은 1부 리그 최하위 2팀(9위, 10위)과 2부 리그 최상위 2팀(1위, 2위)이 맞붙는다. 그 결과에 따라 이동이 생기기도 하고 안 생기기도 한다. 즉 아마추어 리그부터 챌린저스 리그를 거치며 올라온 팀도 국내 최고 리그인 LCK의 프로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최근 글로벌 리그오브레전드의 챔피언스 리그 체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강등전 시스템이 없어지고 있다. LoL 리그가 활성화돼 있는 북미와 중국은 승격과 강등이 없이 고정된 프로팀들이 리그를 펼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했다. 다음해부터는 유럽지역도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의 해외 주요 지역들이 모두 변화를 꾀하며 국내에도 이 시스템이 도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프랜차이즈 시스템에서는 구단이 본인 팀에 좀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리그가 자본의 힘을 더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자하는 팀이 강등될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해외 리그에는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이 많이 들어오는 추세”라면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들이 많은 팀을 1부 리그에 고정시키고 관객들의 보는 재미를 더 끌어올리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 리그도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실력으로 1부 팀을 선정하는 승강전 시스템을 지지하는 층도 있다. 라이엇게임즈 측은 국내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에 대해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액토즈소프트 ‘신규’ 팀 창단… 스플릿 예선→챌린저스(2부)→챔피언스(1부)

액토즈소프트는 LCK 프로게임단을 인수하는 것이 아닌 신규 팀을 창단한다. 감독에는 1세대 LoL 프로게이머 출신 ‘훈’ 김남훈이 선정됐다. 김남훈 감독은 과거 ‘국대 라이즈’라는 별명으로 유명했으며 EDG, 나진 등 유망 프로팀을 거치며 최정상급 미드 라이너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는 2014년 12월 중국으로 넘어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중국 프로팀 WE를 롤드컵 4강에 올려놓았다. 또한 김남훈 감독은 리그오브레전드의 슈퍼스타인 페이커(이상혁)가 데뷔 전 롤모델로 삼았던 인물로도 알려졌다. 

액토즈소프트에 따르면 선수 구성은 아직 진행 중이며 기존 LCK에서 활약했던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리겠다는 방침이다. 팀 영입은 이르면 다음주에 완료될 것으로 전해졌다. 팀명은 다음달 공개한다.

액토즈소프트는 다음달 초 내로 팀을 구성하고 다음달 11일까지 라이엇게임즈에 챌린저스 스프링 스플릿 예선전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예선전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챌린저스 하위 2개팀과의 승강전 기회를 얻는다. 이를 통해 챌린저스 리그에 진입할 기회를 얻게 된다. 챌린저스 리그에 진출한 후 시즌 성적이 상위 1·2위에 들게 되면 챔피언스 리그 하위 2개 팀과의 승강전을 펼칠 수 있다. 여기서 성적이 좋으면 1부리그인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대표적 예로 올해 그리핀 팀이 챌린저스를 뚫고 LCK에 진출하며 주목을 받았다. 제2의 그리핀이 나올 수 있을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 LoL 챌린저스 코리아 로고. 출처=라이엇게임즈

액토즈소프트에게도 가능성은 있다. 김남훈 감독은 중국 프로팀 WE를 롤드컵 4강에 올려 놓은 이력이 있으며 팀의 선수 구성도 계획대로 LCK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다면 전망이 나쁘지 않다. 물론 한편에서는 실력의 상향 평준화로 인해 1부 리그를 올라가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액토즈소프트의 도전이 새롭다는 평도 나온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기존에는 기업이 프로팀을 직접 인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액토즈소프트의 경우 팀을 새로 구성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에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 LCK 2018 결승전이 펼쳐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전경. 출처=라이엇게임즈
▲ LCK 2018 서머 우승 후 기뻐하는 kt 롤스터 선수들. 출처=라이엇게임즈

챔피언스와 챌린저스 리그 차이 크다, 1부 리그 진출 총력 다할 듯

액토즈소프트는 LoL 프로팀 1부 리그 진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챔피언스 리그와 챌린저스 리그는 상황이 꽤 다르다. 올해 대회 기준으로 비교해봐도 우선 상금 규모에서 차이를 보인다. 2018 롤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의 총상금은 2억9500만원이었지만 2018 롤 챌린저스 코리아 서머는 6000만원 수준이었다. 

라이엇게임즈로부터 받는 지원금에도 차이가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국내 1부 리그에 팀당 연간 1억원씩 총 10억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2부 리그에는 팀당 연간 5000만원씩 총 4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리그오브레전드 프로팀에게는 꿈의 무대라고도 할 수 있는 글로벌 롤 대회 롤드컵에 진출하는 팀도 1부 리그에서 결정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 2018 롤드컵 결승전 현장 사진. 출처=라이엇게임즈

무엇보다 대중들의 관심도 차이가 확연하다. LCK의 경우 TV 방송 OGN, 스포티비 게임즈와 온라인 플랫폼 네이버, 아프리카TV, 트위치 등에서 중계하지만 챌린저스 리그는 아프리카TV와 네이버에서 중계했다. 

LCK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오상헌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총괄팀장은 지난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라이엇게임즈의 내부 통계자료를 인용해 “LCK 전체 시청자 중 한국인은 1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LCK에 가장 많은 시청 시간을 기록한 나라는 중국이었으며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1부와 2부 리그는 시장 규모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