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캐주얼게임에 힘을 쏟는 가운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 프렌즈레이싱 메인 이미지. 출처=카카오게임즈

프렌즈 IP를 이용한 레이싱 캐주얼 게임 프렌즈레이싱이 앱마켓 무료 순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매출액 순위까지 20위권에 올라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프렌즈레이싱은 지난달 17일 출시했다. 

앱 분석 업체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프렌즈레이싱은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기준 무료순위 3위권으로 시작해 이달 5일부터는 쭉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약 300만명의 유저가 이 게임을 즐겼다. 주목받는 캐주얼 게임이 출시 초반 무료순위에 오르는 건 크게 놀랍지 않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 특성상 출시 초반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해보기 때문이다.

▲ 프렌즈레이싱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무료순위. 출처=모바일인덱스

매출액 순위 변화 추이는 눈여겨볼만하다. 10월20일 순위에 명단을 올리기 시작한 프렌즈레이싱은 3일 후 100위 안으로 진입했다. 매출 순위는 지속 상승했고 21일 기준으로는 24위를 기록했다. 통상 신작 게임은 처음에 매출액이 높고 그 이후 낮아지곤 한다. 그러나 프렌즈레이싱은 출시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상승세를 보였다. 앞으로의 지속 가능성은 지켜볼 일이다. 

국내에서 캐주얼게임이 20위권에 들어가는 경우는 소수다. 캐주얼 게임 장르에서는 넷마블의 모두의마블이 수년째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 외 순위권 매출의 대부분은 RPG 장르 게임들이 차지한다. 

유튜브에는 프렌즈레이싱 영상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조회 수도 제법 된다. 수천에서 많게는 수십만 단위 조회 수를 기록하는 영상도 있다.  

기존에도 프렌즈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여럿 있었다. 2015년 8월 프렌즈팝, 2016년 프렌사천성, 프렌즈팝콘이 출시됐고 지난해엔 브렌즈마블이 나왔다. 올해 7월과 8월엔 프렌즈잼과 프렌즈타워가 연이어 나왔다. 프렌즈팝콘을 제외하고는 NHN픽셀큐브, 넵튠, 원더피플, 루노소프트, 마그넷 등 개발사에 개발을 맡기고 서비스했다. 

프렌즈레이싱은 프렌즈게임즈가 출범한 이후 자사의 IP를 이용해서 자체개발한 첫 번째 작품이다. 이 게임은 기존 게임들과 조금 결이 다르다는 점도 특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퍼즐과 보드게임 장르를 주로 내놓았지만 이번엔 실시간 온라인 대전 형식의 액션 캐주얼게임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게임 캐릭터가 3D로 구현된 점도 차별점이다. 적어도 그래픽과 화면 모션은 PC 레이싱 게임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다만 조작과 콘텐츠에 있어서 모바일이라는 환경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키보드를 이용한 조작감을 모바일에서 완벽히 구현하긴 힘든 탓이다. 

그럼에도 기존과 다른 도전적인 시도가 있었고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으로서의 재미는 충분히 챙겼다. 또한 캐주얼 게임 요소에 RPG의 요소를 잘 녹여내며 또 다른 재미요소를 갖췄다는 평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프렌즈레이싱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3D 디자인 캐릭터가 경주하는 재미 외에도 이용자가 취향대로 제작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카트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특히 카카오프렌즈 IP 최초로 도입한 음성과 8종 캐릭터들의 특징을 살린 귀여운 아이템이 인기몰이에 영향을 준 거 같다”고 말했다. 

마케팅 활동도 주요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는 현대자동차와 더 뉴 아반떼 시승이벤트 프로그램을 열었고 프렌즈레이싱존 설치 등으로 신선한 게임 마케팅 방식을 선보였다. 또한 올해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 참가해 야외에 부스를 열고 게이머들의 참가를 유도하고 관심을 얻기도 했다. 

▲ 함께해요 카카오게임! 전시전 프렌즈레이싱 스테이지 이미지. 출처=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개발 전문 자회사인 프렌즈게임즈는 점차 덩치를 키우고 있다. 프렌즈게임즈는 지난 2월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스낵게임 등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프렌즈게임즈는 지난 4월 70억원, 8월 1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알을 확보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달 8일 프렌즈게임즈에 더 많은 힘을 실어줬다. 676억원 규모의 게임개발 사업 부문을 양도한 것. 카카오게임즈는 다음달 30일 프렌즈게임즈 보통주 약 455만주를 받을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사업 부문 양도 이유에 대해 향후 프렌즈게임즈를 중심으로 게임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마을을 가꾸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프렌즈타운과 캐주얼 골프 게임 프렌즈골프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국내 서비스를 위주로 캐주얼 게임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려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프렌즈 IP 활용 게임들은 현재 정식 출시한 국내 시장에 먼저 집중하고 추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면서 “다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혀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