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으로 들어서면 만나는 평화의 문, 양(陽). 여름엔 푸름 속에서, 가을엔 잎들이 떨어진 나목사이 자리해 집의 풍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권동철>

비온 뒤 활짝 개인 만추의 날씨였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3대(代)가 화목하게 함께 살아가는 배산임수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김명식 화백의 집을 찾았다. 24년간 동아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를 재직한 화백은 2014년에 정년퇴직과 함께 정든 부산생활을 뒤로하고 용인생활을 시작했다.

▲ East Side18-A03, 90.9×72.7㎝ Oil on canvas, 2018

집에 화백이 소중하게 여기는 ‘쉼터’ 세 곳이 있다. 정원, 텃밭 또 하나가 뒷동산이다. 작업을 하다가 잠시 휴식을 하러 쉼터 중 하나인 ‘평화의 문’이라고 명명한 입체조각을 만난다. 이곳엔 복숭아, 대추, 사과, 보리수, 자두, 앵두 등 유실수가 있다.

“나무들은 봄에는 꽃을 주고 가을에는 과실을 선사한다. 이들을 보면서 작업의 쉼과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그런 공간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을 사랑한다.”

▲ 화백의 아틀리에와 가까운 평화의 문, 음(陰). 하얀 조형물과 어울려 화목한 가족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평화의 문’은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음(陰) 또 다른 하나는 양(陽)이다. 유실수 속 동그란 문양이 있는 것이 양이다. 김명식 작가(キムミョンシク,Andy Kim,KIM MYUNG SIK,金明植,김명식 화백)는 “양은 남자고 들어오는 입구에 있다. 여자는 조금 안쪽에 배치하여 조화를 통한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주는 것을 염두 했었다”라고 했다.

나아가 “모든 산천초목 삼라만상이 음과 양으로 이뤄지듯이 나의 작업도 조화를 추구하고 나아가 평화와 희망을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하여 직접 제작하여 설치하였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