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률 관련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국내 TOP3 게임사를 통칭하는 3N으로 불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은 조 단위의 연간 매출액을 기록한다. 넥슨은 올해 3분기 매출액 6961억원, 영업이익 2381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매출액 5260억원, 영업이익 673억원으로 집계됐다. 엔씨는 매출액 4038억원, 영업이익 1390억원을 벌어들였다. 실적은 연결기준이다. 

통상 기업실적은 매출액에서 영업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을 영업이익률이라고 하는데 영업이익률이 높을수록 회사의 영업 활동은 고효율을 낸다고 할 수 있다.

올해 3분기를 기준으로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률 34%, 넷마블은 13%를 기록했다. 세 회사 모두 국내를 대표하는 공룡 게임사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이 아쉽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이는 지식재산권(IP)과 게임 플랫폼 등에 이유가 있다. 

▲ 넥슨, 엔씨소프트 플랫폼별 매출액 비중. 넷마블은 사실상 모바일에서 모든 매출이 나온다. 출처=각사

넥슨, 막강한 던전앤파이터 IP… 자체 개발 스테디셀러 PC온라인도

넥슨은 3분기 PC게임 매출액 비중이 73%를 기록했고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전체 매출의 24%를 벌어들였다. 통상적으로 매출액이 같으면 게임사는 PC게임을 통해 매출을 내는 것이 모바일보다 유리하다. 모바일게임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등의 앱 유통사를 거쳐야하는데 이들 유통사가 가져가는 결제 수수료가 만만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수수료율은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기준으로 결제 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PC게임과 달리 모바일에서는 사실상 결제액에 제한이 없다는 차이는 존재한다. 

넥슨의 PC게임 실적은 중국에서의 던전앤파이터와 한국에서의 메이플스토리가 견인한다. 특히 중국 내 던전앤파이터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이 단일 게임이 지난해 중국 내에서 벌어들인 돈만 해도 약 1조원이다.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는 네오플이며 네오플은 넥슨의 100% 자회사다.

던전앤파이터는 텐센트와의 계약을 통해 서비스된다. 텐센트가 중국 내에서 서비스하며 거의 모든 걸 전담하기 때문에 네오플은 개발외에 별도의 마케팅, 프로모션, IT인프라 구축 등 비용이 들지 않는 상황이다. 네오플은 텐센트로부터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는다. 네오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0%가 넘었다.

▲ 던전앤파이터 이미지. 출처=넥슨
▲ 바람의나라 연. 출처=넥슨
▲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출처=넥슨

자체 인기 IP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 점도 넥슨의 강점이다. 넥슨은 90년대 후반부터 PC온라인 게임의 성장과 함께하며 바람의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등의 인기 게임을 탄생시켰다. 이들 IP 4종은 이르면 내년 모바일로 이식돼 출시될 계획이다. 이처럼 회사의 자체 IP로 게임을 운영하면 IP소유자에게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할 일이 없다. 

엔씨소프트, 내부에서 모든 걸 해결한다… 일당백 매출내는 게임이 특징

엔씨소프트는 3분기 PC게임 매출액으로는 전체의 36%를, 모바일게임으로는 64%를 벌었다. 엔씨는 던전앤파이터만큼의 파괴력은 아니지만 여전히 인기 PC게임의 매출액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이 그 예다. 

리니지는 리니지M으로 재탄생해 엔씨를 그야말로 폭풍 성장시켰다. 기세를 몰아 엔씨소프트는 나머지 PC게임 IP를 활용한 리니지2M, 아이온2, 블소M, 블소2, 블소S 총 5종의 모바일 게임을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다.

▲ 블레이드앤소울M. 출처=엔씨소프트
▲ 아이온2. 출처=엔씨소프트

넥슨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출시 이후 모바일 플랫폼 매출액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어갔다. 그런데 모바일 게임 플랫폼의 높은 유통 수수료를 지급하면서도 엔씨의 영업이익률은 넥슨과 비슷한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소유의 IP를 가지고 게임을 자체 개발해 직접 서비스까지 하기 때문이다. 유통 수수료를 제외하고는 지불할 수수료 비용이 없다.

넷마블·넥슨과 달리 엔씨소프트는 타사 게임의 퍼블리셔 역할을 하지 않는다.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자체 개발작을 시장에 내놓고 서비스하는데 개별 게임들이 모두 많은 돈을 벌어들인다. 

IP를 빌려주고 받는 로열티 수익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넷마블과의 관계가 깊은 편이다. 넷마블을 지금의 위치까지 키워준 1등 공신 게임이 리니지2레볼루션인데 리니지2라는 IP가 엔씨소프트 소유다. 양사는 정확한 수수료 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넷마블이 리니지2레볼루션을 통해 버는 돈의 일부는 엔씨소프트에 들어가는 셈이다. 다음달 출시되는 넷마블의 기대작인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도 엔씨의 IP를 이식한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앞으로도 게임 개발에 있어서 외부 유명 IP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자체 개발 IP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우리의 IP를 키우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 매출액 크지만 자체 개발 IP 흥행 필요성

넷마블은 거의 모든 매출액이 모바일 게임에서 나온다. 넷마블은 개발사이기도 하지만 퍼블리싱 사업의 비중이 큰 회사다. 서비스하는 게임이 많아지면 매출액도 커진다. 다만 앱 유통 수수료, 계약한 개발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의 비용도 덩달아 증가한다. 

올해 3분기 기준 넷마블의 주요 개별 게임별 매출액은 리니지2레볼루션이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고, 마블콘테스트오브챔피언스(14%), 해리포터(10%), 마블퓨쳐파이트(7%), 쿠키잼(6%), 모두의마블(4%), 세븐나이츠(4%) 등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이를 제외한 그 외 게임들에서 32%의 매출액이 발생했다. 매출원이 다각화돼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회사 포트폴리오의 강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 주는 상위 3개 게임은 모두 타사의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자사의 IP를 이용한 자체개발작이 넷마블의 캐시카우였다면 회사의 영업이익은 더 높아졌을 것으로 풀이된다.

▲ 세븐나이츠. 출처=넷마블
▲ 모두의마블. 출처=넷마블

실제로 넷마블은 자체 IP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기자들과 만나 넷마블의 한 해 사업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인 NTP에서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자체 IP 강화를 넷마블의 4대 전략 중 하나로 제시하고 기존 인기 IP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외에도 쿵야, 마구마구 등의 게임 IP를 적극 활용하고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