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기준 위반 논란에 ‘고의 분식회계’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삼성바이오 주식의 유가 증권시장 거래정지 여파가 국내 제약바이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투자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긍정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이 주목된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전경. 출처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기준 위반 논란에 ‘고의 분식회계’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삼성바이오 주식의 유가 증권시장 거래정지 여파가 국내 제약바이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지만, 투자업계에서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긍정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이 주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논란에 시장 불안 고조 왜?

증선위는 이달 14일 삼성바이오의 2015년 회계 처리 변경 과정에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처분으로는 대표이사 해임권고, 과징금 80억원 부과, 분식회계 내용에 대해서 검찰 고발 등의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 주식은 이달 15일부터 거래가 정지되고, 거래일을 기준으로 15일 이내에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 판단이 내려진다. 심사대상이 아니면 바로 상황이 종료되면서 발표 다음날 거래정지에서 해제되지만, 심사 대상이라면 다시 거래일 기준 20일 이내 기업심사위원회가 개최돼 상장폐지 등 최종 처분 결정이 내려진다. 삼성바이오는 15일 이내에 한 차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는 이후 3일 이내에 최종 판단이 결정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일정. 출처=하나금융투자

삼성바이오 주식은 거래소 절차만 밟아도 최대 2019년 1월 25일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시가총액 약 22조원으로 코스피 기준 상위종목 6위였던 삼성바이오는 거래 정지 후 8위까지 내려왔다. 삼성바이오 주가는 12일 22.42% 급락했다가 13일 약 10% 반등하는 등 혼조세를 거듭하다가 14일 거래 정지됐다.

삼성바이오 주식이 거래정지가 되기 전까지 업계에서는 해당 문제가 정치 등 여러 부문이 복잡하게 얽힌 문제라면서 바이오산업은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결실이 나오는 산업인데 논란이 생길 때마다 업계가 흔들린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은 내수 시장을 목표로 개발‧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이 타겟이기 때문에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강조됐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삼성바이오에서 시작된 위축 우려에 대해 “최근 유한양행이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제약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을 다시 확인한 시점에서 부정적인 이슈가 길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빠른 결론을 통해 바이오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업계 "삼성바이오 사태가 미치는 영향 제한적"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증선위가 판단하면서 투자 업계는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시장 불안감 진화에 나섰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제약바이오 섹터 전체가 영향을 받았었다. 당시에는 연구개발(R&D) 비용 자산화 처리와 관련한 회계감리 이슈가 있었다”면서 “금융감독원이 9월 R&D 자산화와 관련한 관리지침을 발표하면서 이 이슈는 완전히 해소됐다고 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일정을 보면 D-Day가 많이 남아 있고, 이 일정은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문제다. 이를 전체 제약바이오 섹터로 확대 해석해 영향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증선위 결정은 제약바이오 섹터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선 애널리스트와 같이 삼성바이오 거래정지 상황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는 또 있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이슈는 기본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개별기업의 문제다”면서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가치에는 당연히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투자 심리가 경쟁사로 옮겨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14일부터 셀트리온 3형제로 불리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 제약 주가는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제약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증선위 결정을 앞두고 우려감에 바이오기업들이 폭락했다”면서 “삼성바이오 이벤트가 해소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지만, 해소되지 못하더라도 이슈 자체가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전경.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하이마트, 2016년 대우조선해양, 지난해 한국항공우주 등 유사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진흥국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가 상장 폐지되면 제약바이오 섹터를 넘어 우리나라 주식시장 전체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외국인들에게 있어서 한국 주식시장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이어 규제 리스크라는 새로운 디스카운트 요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진흥국 애널리스트는 “거래정지는 될 수 있어도 상장폐지까지 갈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이다”면서 “다른 케이스들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은 이번 사태로 발생할 수 있는 3공장 수주활동 저하를 걱정해야 할 시기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논란은 바이오산업과 직접 영향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투자전문회계사는 “삼성바이오 문제로 다른 기업의 펀더멘탈이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거래정지 기간을 봐야한다”면서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아니고 주식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 투자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들에게만 문제, 삼성바이오가 상장폐지 되더라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삼성바이오 펀더멘탈만 변하지 않으면 업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는 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투자전문회계사는 또 “삼성바이오 주식이 거래정지 됐어도 기업은 본 사업을 계속하고 있어 앞으로 바이오시밀러 결과가 나올 것이다”면서 “기업 활동이 정지된 것은 아니니, 시장 전체적으로 어떤 영향이 올지 전망하기 어렵다. 바이오업계 사업 전체를 조망해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