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익 작가의 지물은 순수한 노동의 산물이다. 작가는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하며 종이를 접고 자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수십 수만 번의 반복 또 반복, 고행에 가까운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에 이르렀을 때 마침내 찾아오는 카타르시스의 감동, 그것은 순수한 노동을 선택한 작가만이 누리는 그만의 몫이다.

더불어 효율이 삶의 미덕인 시대이기에 효율과는 거리가 먼 그의 노동은 오히려 빛을 발한다. 지난한 시간과 상상을 넘어서는 노동의 강도가 집적된 그의 작품은 효율로는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손맛의 깊이를 만들고, 손의 노동이 가진 가치를 일깨운다.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오전 10시. 오늘도 이곳에 출근한 작가는 오후 6시가 되면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매일매일 종이와 그렇게 지냈다. 그렇게 수도자와 같은 시간을 쌓고 쌓아서 각기 다른 맛을 가진 종이들, 사물들의 다양한 내면을 우리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만남은 또 다른 만남을 낳듯 종이와의 씨름에서 얻은 수많은 경험들은 무궁무진한 또 다른 작품으로 만들어 질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홀로 시간과 싸워야 하는 작가의 작업 과정으로 인해 작가의 작품을 대할 시기가 더뎌지는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작업을 시작할 때 작가가 느끼는 기대와는 다른 설렘을 가진다.

그리고 새로운 지물의 탄생을 기다린다. 작가(서양화가 송광익,송광익 작가,송광익 화백,한지작가 송광익,한지추상화가 송광익,KOREA PAPER,宋光翼,지물(紙物),SONG KWANG IK,ARTIST SONG KWANG IK,ソン・グァンイック)가 지난한 과정을 지나 작품 앞에 서서 느꼈을 카타르시스와는 또 다른 감각적 경험의 대면을 고대하면서.

△글=하윤주/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