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 변화에 민감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강해지면서 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그러나 과거 금융역사를 되돌아보면 낙관은 오래가지 않는 반면, 비관은 상당기간 지속됐다. 적절한 투자타이밍을 노리는 것은 어렵다는 뜻이다.

경기하강 국면이 예상되는 만큼 좋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경제와 산업환경은 변하고 있다. 또 증시변동성 확대로 과대 낙폭을 보인 종목들도 상당수다. 시장트렌드는 물론 안정적인 현금흐름, 경제적해자 등의 아이디어를 이용한 ETF 투자전략이 눈에 띈다.

▲ 글로벌ETF 자산규모 [출처:한국투자증권]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는 자산규모 기준 4조4000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말 7000달러 대비 6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현 추세를 감안하면 오는 2020년까지 7조6000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ETF의 성장 배경에는 액티브펀드 대비 낮은 비용, 다양한 상품 증가, EMP(ETF Managed Porfolio) 활성화 등이다. 낮은 비용으로 쉽게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자산배분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올해는 미국 자산으로의 쏠림이 강해졌다. 미국 증시가 경기회복을 동반한 강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자산별로는 연초대비 주식 자산으로 2763억달러 자금이 유입됐다. 채권으로는 970억달러가 몰렸다.

지역별로는 미국으로 1985억달러가 유입된 반면, 유럽에서는 164억달러가 유출됐다. 아시아는 932억달러 자금이 몰렸다. 중국 476억달러, 일본 386억달러로 91.4%를 차지했다.

▲ 2019년 글로벌 ETF [출처:한국투자증권]

2019년에도 미국에 투자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가 많았다. 미 금리인상, 미중 무역갈등, 미국 중간선거 등이다. 반면, 내년에는 상대적으로 이벤트가 적다.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에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 적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개선을 이끌어 온 미국 성장세 역시 금리 인상과 함께 둔화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미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 흐름도 달라질 수 있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의 방향성은 미국이 쥐고 있다.

배호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은 여전히 대외 변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전년대비 기대치가 낮아진 시장을 버텨내는 양상이 전개될 것”이라며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 사례를 보면 인상이 완료될 때까지 시장이 상승 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도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성장 속도에 맞춰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미국 금리인상기 S&P500 [출처:한국투자증권]

결국 2019년 ETF 투자전략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다만, 2018년과 달리 확대되는 변동성과 대외변수를 고려해 성장과 안정의 균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도 나스닥보다는 안정적인 S&P500(SPY)과 다우존스산업지수(DIA)에 투자하는 ETF에 주목할 것으로 권고했다.

FANG에서 MAGA, 클라우드 시장 확대...헬스케어, 구조적 성장 기대

업종 배분에서 역시 성장과 안정이 중요하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주식시장 상승을 이끈 핵심업종은 IT와 헬스케어였다. 올해도 두 업종은 각각 연초대비 6.8%, 10.1% 올랐다. 4차산업혁명과 인구 고령화라는 명확하고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바탕에 두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 4차 산업혁명 예상 시장규모 [출처:한국투자증권]

IT업종의 경우 단순한 업종 구분보다 핵심 종목의 보유 여부를 기준으로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 그간 IT업종의 성장을 주도한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은 최근 규제와 성장성 둔화 우려로 주춤하고 있다.

반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MAGA(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애플)이 새로운 주도주로 떠올랐다. MAGA를 높은 비중으로 포함하고 있는 IGM이 새로운 성장의 주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헬스케어 업종은 낮은 베타와 높은 ROE를 통해 과거 대비 안정적인 성장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구조적 성장과 함께 헬스케어 산업 전반의 레벨업 수혜를 누릴 수 있는 XLV가 주목된다.

5G와 맞물린 4차 산업혁명

2018년 하반기 업종 부문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다. 통신업종이 커뮤니케이션 업종으로 변경된 것이다. 경기방어 성향이 강한 통신에 성장성을 지닌 인터넷 기업과 미디어 기업을 포함한다. 변경 이후 매출액과 이익 증가율은 단일 통신 업종 대비 상승했다. 배당수익률 또한 2~3%로 양호한 수준이다.

▲ 커뮤니케이션 업종 세부 구성 [출처:한국투자증권]

커뮤니케이션 업종은 FANG 기업 중 3종목을 포함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연결고리인 5G 테마의 통신업종도 해당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IT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업종이다. 시장과 비슷한 수준의 베타를 유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대표 ETF는 VOX다.

안정적 현금흐름, 부동산·배당주·경제적해자 ETF

부동산 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시장 대비 낮은 베타와 높은 잉여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다. 업종 ETF 평균 배당수익률은 4%대다. 일반적으로 금리인상 시기에 부동산 투자는 위험하다. 그러나 2019년 미국의 금리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정적인 대안투자로 꼽히는 부동산 대표 ETF는 XLRE다.

▲ 고배당 ETF 1년 총 수익률 비교 [출처:한국투자증권]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탈리아 부채 위기, 하드 브렉시트 우려 등 대외변수가 상존하고 있다. 따라서 낮은 변동성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배당주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배당주 투자시 투자자들은 단순 배당률에만 주목한다. 배당주 또한 주식이기 때문에 총수익을 살펴야 한다.

배당주 대표 ETF는 RDIV다. 배당수익률은 4%대로 동종 ETF 대비 높은 편은 아니다. 다만, 자체 주가상승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총수익을 보여준다.

▲ MOAT 수익률 추이 [출처:한국투자증권]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일부 종목에서는 낙폭 과대가 발생했다. 초우량 기업들은 일시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장기적으로 다시 회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활용한 전략이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 투자다.

경제적 해자는 브랜드파워와 같은 무형가치, 높은 진입장벽, 독점적 지위 등을 말한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기업들은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 시장 상황이 부정적일때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을 말한다. 대표 ETF는 MOAT다.